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MZ세대가 골프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해외여행 길이 막히면서 억눌린 소비 심리가 골프에서 폭발하는 모양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내장객은 4673만여 명으로 2019년 대비 503만 명(12.1%)이나 증가했다. 우리나라 골프인구는 2014년 531만명을 돌파한 이래 줄곧 500만명선을 유지했지만 코로나19 이후 골프를 쉬었던 사람들이 다시 골프채를 잡고 젊은층도 신규 동호인이 늘면서 당분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운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국민 건강을 위해 좋은 일이지만 관련 질환도 함께 증가해 유의해야 한다. 골퍼를 괴롭히는 골프 엘보가 대표적이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자칫 의욕만 앞서 무리하게 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골프 엘보의 정확한 병명은 내측상과염이다. 양쪽 팔꿈치 관절의 안쪽 뼈에 염증이 생기고 근육과 힘줄에 손상이 오는 것을 말한다. 약한 부하일지라도 반복적인 사용이 증상 유발에 가장 큰 요인이다. 똑같은 스윙 동작이 반복되는 운동인 골프의 특성상 공을 타격할 때 충격이 계속해서 팔꿈치 부분에 쌓이게 된다. 더욱이 실수로 땅바닥을 강하게 치거나 매트가 닳아 있는 환경에서 연습하게 되면 충격이 더 커지면서 염증을 악화시킨다.
통증은 주로 물건을 잡거나 젖은 수건을 짜는 등의 동작을 취할 때 발생하며 심하면 젓가락질, 문고리 돌리기, 악수 등 아주 간단한 동작도 취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척골신경(넷째 다섯째 손가락에 연결된 신경)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감전된 것같이 저릿한 감각이 손가락 끝까지 퍼지는 양상을 보이므로 감별이 필요하다.
골프를 치는 중간에 통증이 오면 얼음찜질과 마사지를 하고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통증이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근육과 힘줄이 약해지는 부작용도 있어 전문의와 상의 후 잘 관리해야 한다. 통증이 없어졌다고 바로 골프를 다시 치는 것은 질환을 악화시킨다. 반드시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천천히 병행하며 골프에 필요한 근육을 강화하고 운동에 복귀해야 한다.
골프 엘보는 비단 골퍼들에게만 나타나지 않는다. 가사노동과 컴퓨터작업을 반복적으로 하는 주부나 직장인, 학생들에서도 흔하게 올 수 있다.
50대 주부 김 모씨는 얼마 전부터 왼손 안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고 있다. 그는 가족들이 모두 출근, 등교를 한 뒤부터 빨래, 청소, 음식장만 등을 한다. 얼마 전부터 설거지를 하고 그릇을 정리할 때 팔이 아픈 걸 느꼈지만 1주일 정도 팔꿈치에 얼음찜질을 하면서 견뎌왔다. 급기야 식사 준비 중 국그릇을 엎고야 말았다. 국그릇을 들 수도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기 때문이다. 손끝이 저린 느낌도 있었다. 병원을 찾았더니 골프 엘보란 진단에 황당했다.
오경수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프 엘보는 골퍼뿐 아니라 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에서 나타날 수 있다”며 “심해지기 전에 팔꿈치에 악영향을 주는 반복동작을 자제하고 휴식을 취하는 게 최선의 치료”라고 말했다. 이어 “치료가 진행되는 중에 통증이 없어졌다고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 거의 재발하게 된다. 골프 엘보는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운동 전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골프 엘보 발생을 예방하고 엘보 밴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골프엘보, 어떻게 치료할까
증상이 경미하다면 1차적으로 물리치료, 얼음찜질 등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 팔을 많이 사용했다면 오전과 오후에 각 10~20분 정도 따뜻한 핫팩을 대주거나 상태에 따라 냉찜질을 해준다. 그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골프엘보를 오래 앓았거나 정도가 심한 경우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가급적 손을 많이 쓰지 않도록 한다. 물리치료와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근력강화 운동에 나서면 2~3개월 안에 크게 호전된다. 그래도 차도가 없으면 약물요법, 주사요법, 체외충격파 등의 치료를 받도록 한다.
골프 엘보 스트레칭
1. 팔꿈치 안쪽 뼈 주위를 손으로 마사지한다
2. 팔을 뻗어 손바닥을 위로 하고 다른 손으로 손등을 몸 쪽으로 10초정도 당긴다.
3.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벼운 아령 등을 이용하여 근력을 키운다.
4. 부드러운 고무공을 세게 쥐었다 놓았다를 반복한다.
골퍼들이 주의할 점
관절·뼈 건강
골프 입문자라면 무엇보다 관절·뼈 건강에 신경써야 한다. 골프는 평소 쓰지 않던 근육과 인대를 사용하고, 특히 스윙 자세가 팔꿈치에 부담을 줘 골프엘보(내측상과염)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운동 전후에는 스트레칭을 습관화해야 한다. 관절·뼈 건강 개선 건강기능식품인 디메틸설폰(MSM), 대두이소플라본, N-아세틸글루코사민, 글루코사민, 초록입홍합추출오일, 강황추출물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피로 개선
골프는 평균 경기 시간이 4~5시간에 이를 만큼 체력 소모가 상당한 운동이므로, 운동 후 체내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뜻한 물로 목욕하는 등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영양 균형이 잘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또한 피로를 유발하는 산성 물질을 제거하는 인삼, 홍삼, 매실추출물, 홍경천추출물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피로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피부 건강
야외 골프 시 피부 노화의 주범인 자외선을 조심해야 한다. 날씨와 상관없이 자외선차단제는 꼭 바르고, 자외선 지수가 특히 높은 날에는 골프우산 등을 활용해 직접적인 노출량을 줄여야 한다. 만약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이 우려된다면 식약처로부터 관련 기능성을 인정받은 핑거루트추출분말, 메론추출물, 포스파티딜세린 등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운동수행능력 개선
평소 꾸준한 체력 관리로 근력과 운동수행 능력을 갖추면 빠른 실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신경 기능과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되는 마그네슘이나 단백질, 탄수화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 크레아틴은 함유 건강기능식품이 운동능력 향상에, 옥타코사놀 함유 건기식은 지구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