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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카로틴 풍부한 대표적 웰빙 푸드 ‘당근’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7-27 17:34:01
  • 수정 2021-07-27 17: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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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종 영양성분 함유 … 발암물질·독성물질 제거, 면역력 강화

얼마 전 TV 예능프로그램에서 당근 재배지를 찾아 당근을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공개한 적이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살리기 위해 진행된 프로그램이지만 사실 어떤 요리에서도 시선을 사로잡는 화사한 주홍빛 색깔의 채소인 당근은 우리에게 친숙하고 식탁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채소다. 


시각적인 효과와 특유의 향이 돋보이는 당근은 이런 이유로 카레를 비롯해 비빔밥·김밥·샐러드·무침 등 여러 요리에 사용되고 빵과 케이크, 떡을 만들 때 이용하기도 하며 주스로도 만들어 음용한다. 


더욱이 최근에는 다양한 연구 등을 통해 당근에 함유된 여러 영양 성분들이 건강과 각종 질병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근은 이제 식재료의 차원을 넘어 건강을 지키는 웰빙푸드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손쉽게 식재료로 사용하지만 우리가 잘 알지 못하고 지나쳤던 당근의 영양 성분과 효능, 당근을 이용한 요리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당근죽·당근수프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 … 모든 음식과 궁합 잘 맞아


당근(학명 Daucus carota subsp. sativa)은 쌍떡잎식물 미나리과(Apiaceae)의 두해살이풀로 홍당무라고도 하며 한자어로는 당나복(唐蘿蔔)·호나복(胡蘿蔔)·홍나복(紅蘿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높이는 1m에 달하고 곧게 자라고 뿌리는 굵고 곧으며 황색·감색·붉은 색을 띠고 가지가 갈라지며 세로로 모가 난 줄이 있고 퍼진 털이 있다. 잎은 잘게 찢어진 3회 깃꼴겹잎이고 털이 있다. 뿌리에서 나온 잎은 잎자루가 길다.


아프가니스탄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는 16세기 경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문헌상으로는 조선 순조 때 실학자 서유구가 집필한 ‘임원경제지’에 처음 등장한다. 그러나 이 시기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말의 사료로 여겼을 뿐 지금처럼 식용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근은 계절에 따라 주 생산지가 달라지는 작물로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에는 제주 구좌에서, 여름에는 경남 밀양·김해 지역, 가을에는 평창 고랭지에서 많이 생산된다. 생산량으로는 제주산이 전체의 68%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사한 색깔과 독특한 향, 특유의 식감을 가진 당근은 단독 요리로 만들어 먹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여러 요리들과 궁합이 잘 맞아 부수적인 식재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당근죽과 당근 수프가 대표적이며 국·볶음·생채·비빔밥·김밥·갈비찜·샐러드·무침·튀김 등 어떤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최근에는 당근에 함유된 우수한 영양 성분들이 여러 연구들을 통해 알려지면서 건강 마니아들 사이에서 당근 케이크·당근 떡·당근 주스의 재료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다만 당근을 식재료로 사용해 요리를 할 때 영양 성분을 충분히 섭취하기 위해서는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가급적 익히거나 기름에 볶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근은 채소 중 가장 많은 ‘베타카로틴(Beta-carotene)’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는 이 성분은 소화흡수율이 낮아 생으로 먹으면 약 10%만 흡수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익히거나 식용유 등 기름에 조리하면 흡수율이 30~50%로 높아진다. 특히 비타민 A의 경우 지용성으로 기름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이 한층 높아진다.


또한 당근에는 비타민 C를 파괴하는 아스코르브산 산화효소가 많이 들어 있어 무와 오이 같은 채소와 함께 섞거나 즙을 낼 경우 비타민 C가 파괴될 수 있다. 따라서 무 또는 오이 등과 함께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처럼 ‘약방의 감초’처럼 각종 요리의 식재료로 널리 사용되는 당근은 사실 식재료로서보다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예방하는 웰빙푸드로서의 가치가 더 높다. 함유된 각종 영양 성분들의 면면을 보면 수긍이 간다. 


당근은 죽과 수프는 물론 어떤 요리와도 궁합이 잘맞아 음식의 풍미를 더해준다.(사진=픽사베이)

베타카로틴·칼륨·비타민 A·C 등 영양성분 보고 … 항산화 효과·눈 건강에도 효능


당근에는 녹황색 채소에 함유되어 있는 베타카로틴 성분을 비롯해 비오틴, 비타민 A·C, 칼륨 등이 아주 풍부하게 들어 있다. 강력한 항산화제로 꼽히는 베타카로틴은 몸속의 배기가스라 할 수 있는 활성산소의 체내 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발암물질과 독성물질로부터 보호해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타카로틴 성분은 정자의 이동성을 향상시켜줘 남성의 생식 능력도 향상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근을 섭취 시 정자가 난자까지 헤엄치는 능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레티놀로 전환된 후 다시 한 번 비타민 A로 전환된다. 당근을 흔히 ‘비타민 A의 황제’라고도 하는데 비타민 A는 상피세포 생장과 재생을 촉진하며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또 비타민 A는 시각유지에 필수적인 로돕신 성분을 생성해 야맹증 완화에 효과를 보이는 등 눈을 비롯한 장기를 건강하게 하고 피부 주름을 완화하며 탄력 있는 모발이 자라도록 해 탈모를 완화시키는데도 효과가 있다. 


비오틴은 수용성 비타민으로 두피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단백질 합성에 관여해 모발의 성장과 재생을 도와줍니다. 혈관 내 활성 산소를 제거함으로써 두피와 모발의 노화를 방지하고 모발 탈락을 억제하기도 한다.


당근에 풍부하게 함유된 비타민 C는 면역 체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해 감기·알레르기 비염 등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며 칼륨은 나트륨의 균형을 맞춰 혈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 당근 속 칼륨이 체내에 과도한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짠 음식을 많이 먹어 몸이 부었을 때 당근을 먹는 게 도움이 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이와 함께 당근에 함유된 산화방지제는 폐암·직장암·전립선암·백혈병 등 암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임상 영약학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당근과 같은 적황색 계열 채소를 꾸준히 섭취한 사람은 폐암에 걸릴 위험이 21%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피부와 점막의 형성 및 기능유지, 상피세포의 성장과 발달, 상피세포 보호기능 등 다양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당근은 체중을 조절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흔히 ‘다이어트의 80%는 식단’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다이어트의 성공 여부는 포만감은 높으면서 칼로리는 낮은 음식을 얼마나 잘 챙겨먹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와도 같다. 당근은 88%가 수분으로 구성된데다 섬유질까지 다량 함유하고 있어 포만감을 주는 반면 칼로리는 매우 낮은 편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근에 함유된 가용성 섬유질은 복부 지방을 줄이는데 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근은 한방에서도 약재로 사용하는데 당근의 뿌리를 학슬풍(鶴膝風)이라는 약재로 이용하며 이질·백일해·해수·복부팽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구충제로도 사용한다.


이처럼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로, 건강을 지켜주는 웰빙푸드로 손색이 없는 당근이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처럼 무조건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당근 속에 다량 함유된 비타민 A는 체내에 다량 축적될 경우  오히려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구토 또는 간 손상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가급적 권장량 이상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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