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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만 빼면 이로운 게 100가지 … 어마무시한 슈퍼푸드 ‘마늘’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7-13 17:32:57
  • 수정 2021-07-13 17: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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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음식의 단골 양념 … 알싸한 매운 맛에 효능도 ‘굿’

‘일해백리(一害百利)’라는 말이 있다. 한 가지만 빼고 100가지가 이롭다는 말이다. 우리 식탁에 단골손님으로 올라오는 마늘은 이 같은 표현이 그야말로 ‘딱’인 식재료다. 특유의 독한 냄새를 빼고는 맛과 건강에서 모두 도움을 주는 이로운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 마늘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식재료이기도 하거니와 국과 찌개, 한국인들의 소울푸드인 김치 등 한식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한국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식재료며 향신료인 까닭이다. 그만큼 한국인의 마늘 사랑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남다르다. 


이처럼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마늘은 단지 식재료로서의 역할 외에 건강을 지켜주고 각종 질병을 예방해주는 효능이 실로 다양하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마늘은 혈압 강화·염증 진정·콜레스테롤 개선·면역력 증진 등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식재료이며 건강에도 좋은 마늘을 이용한 요리와 함유된 영양성분, 질병 예방 효과 등에 대해 알아본다. 


고대부터 식용·약용으로 사용 … 자양강장·질병치료에 효과


마늘(학명 Alliumsativumfor.pekinenseMAKINO)은 백합과(Liliaceae)의 여러해살이 풀로 백합과 식물 중에 가장 매운 식물이다. 중앙아시아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극동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되고 있지만 경남 남해, 충남 서산 등이 산지로 유명하며 특히 남해지역에서 겨울 해풍을 맞고 자란 남해 마늘이 알이 단단하고 맛이 남다르다 해서 으뜸으로 친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식탁에 오르는 마늘은 토종 마늘과 스페인에서 수입된 품종인 대서종이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마늘의 50.4%는 대서종이라는 품종으로 토종 마늘에 비해 매운맛이 덜하고 단맛이 강하다. 육쪽 마늘로 불리는 토종 마늘의 비율은 14.2% 수준에 머물렀다. 


1인당 마늘 연간 소비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맵싸하고 칼칼한 한식의 매운맛은 한류 콘텐츠로 대접받을 정도지만 토종 마늘의 매운맛을 부담스러워 하는 2030세대의 입맛으로 인해 토종 마늘이 밀리는 형국인 셈이다. 


우리나라에 마늘이 언제 유입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자세한 기록이 없다. 하지만 고려 인종(1145년)때 김부식 등이 편찬한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입추(立秋) 후 해일(亥日)에 마늘밭에 후농제(後農祭)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 시대에 마늘은 이미 약용·식용작물로 이용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집트와 인도에서는 이미 5000년 전, 바빌로니아는 4500년 전에, 중국에서는 2500년 전에 마늘이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마늘은 생마늘을 쌈장 또는 고추장 등에 찍어 먹거나 불에 구워먹는 경우가 있으나 보통 모든 요리에 양념으로 주로 사용된다. 마늘 한 가지만으로 요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기도 하거니와 마늘의 강한 향이 비린내를 없애고 음식의 맛을 좋게 하며 식욕 증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앙념(향신료)로 사랑받기 때문이다.


사실 마늘이 없는 한국 음식을 상상한다는 것은 어렵다. 당장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 반찬들이거의 없을 것은 물론 마늘의 부족한 맛을 채우기에 대체할 만한 재료가 없는 탓에 마늘은 식탁의 감초가 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재료인 간장·고추장·된장 같은 장류는 물론 소금·후추·설탕처럼 간을 낼 수 있는 조미료들이 필요하다. 또한 요리의 다채로운 향과 깊은 속맛을 내기 위한 기본 향채가 필요한데 그중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마늘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불고기·나물무침·찌개·국·갈비찜 등 어떤 요리에도 마늘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외국의 경우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서는 마늘이 주인공인 ‘알리오 올리오 페페론치노’ 파스타가 있을 정도며 ‘감바스 알 아히요’나 ‘카수엘라’ 같은 유명한 요리에도 마늘은 필수적으로 쓰인다.


이처럼 훌륭한 식재료로, 양념으로 사용되는 마늘은 건강을 지켜주고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는 슈퍼푸드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마늘은 예로부터 약용으로도 사용돼 왔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마늘이 자양강장 및 질병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또 현대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폐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마늘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한방에서도 마늘의 약용가치를 기록한 내용이 있다. 한방 고의서인 ‘본초강목’에는 ‘마늘을 날로 먹으면 노여움이 발동하고 삶아서 먹으면 음란해지므로 삼가야 한다’고 기록돼 있다. 즉 먹으면 쓰고 열이 많이 나지만 스태미나에 좋은 건강식품이라는 말을 진지하게 풀어쓴 글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마늘이 식재료는 물론 약용으로도 사랑받아온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함유하고 있는 각종 성분 때문이다. 잘 알려진 대로 마늘에는 탄수화물·단백질·지방·섬유질·회분을 비롯해 비타민 B1·비타민 B2·비타민 C·글루탐산·칼슘·철· 인·아연·셀레늄·알리신 등 매우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


이 같은 다양한 영양성분으로 인해 미국 타임지는 마늘을 건강에 좋은 대표적 화이트푸드로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했으며 미국 암 연구소가 꼽은 48가지 항암식품 리스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또 현대 의학자들의 집중적인 연구결과 과학적으로도 그 효능이 입증됐다. 


마늘은 한식은 물론 서양요리에도 감칠맛을 내기 위해 절대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식재료다.(사진=픽사베이)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슈퍼푸드 … 알리신 성분 혈관건강·항암 작용


마늘이 함유하고 있는 성분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알리신이다. 알리신은 마늘의 주요 성분으로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지금껏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리신은 혈관을 확장시켜 산화질소의 합성을 자극하고 혈압을 높이는 안지오텐신 Ⅱ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잠재적으로 건강한 혈류와 혈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알리신은 콜레스테롤 형성을 막아주며 항바이러스와 항생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체내에서 강력한 살균, 항균작용을 해 식중독을 유발하는 황색포도상구균·연쇄구군·대장균·비브리오균·장염균 등을 사멸시키며 선충·요충·구충 등을 구제하는 효과가 있고 비타민의 흡수를 도와줘 면역력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마늘은 항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늘에는 암 예방에 특히 효과적인 유황화합물이 함유돼 있어 위암 발생률은 절반 이상, 대장암 발생률은 3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동물실험 결과 마늘을 꾸준히 섭취할 경우 간암·위암·폐암·전립선암 등에도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마늘은 정력이나 원기를 보하는 강장제(强壯劑)로도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듯 기원전 2500년 무렵 만들어진 이집트 쿠프 왕의 피라미드 벽면에 새겨져 있는 상형문자에는 피라미드 건설에 종사한 노동자들에게 마늘을 먹였으며 급료로 마늘을 지급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이처럼 식재료와 약용으로 귀한 대접을 받아온 마늘이지만 ‘일해백리(一害百利)’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단 하나 좋지 않은 것이 있다. 생마늘을 먹은 후 또는 요리에 들어간 마늘을 먹고 난 후 대화를 위해 입을 열면 생마늘을 먹은 사실을 광고라도 하듯 강한 입 냄새가 난다. 더욱이 마늘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입 냄새는 쉽게 사라지지도 않는다. 


마늘 섭취 후 속에서 올라오는 생마늘 냄새를 급히 없애고 싶을 때는 사과 또는 상추, 우유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진이 2016년 ‘Journal of Food Science’ 9월호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과와 상추를 생으로 섭취하면 마늘 냄새를 유발하는 디알릴 디설파이드, 알릴메르캅탄 등의 휘발성 물질을 5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마늘을 섭취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마늘의 가장 주목할 성분인 알리신은 자극성이 아주 강하다. 이로 인해 섭취를 통해 위장에 들어가면 장벽 손상을 일으켜 위 점막에 출혈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위장이 약한 사람은 생마늘의 섭취를 가급적 줄이고 특히 공복 시에 생마늘을 먹는 행동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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