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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와 불임 없는 세상을 위한 조력자, 조시현 연세대 교수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6-22 02:17:23
  • 수정 2021-06-29 11: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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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혼으로 생식내분비질환 늘어, 출산 몇년 후 갱년기와 자녀 사춘기 함께 찾아와 … 석류가 가장 좋은 폐경기 음식

과거에는 폐경 이후의 삶은 돌보지 않았다. 그러나 평균수명 연장으로 폐경 이후의 인생이 길어져 이제는 관리해야 한다. 또 옛날에는 출산이 활발해 산과(産科) 관련 합병증이 많았지만 지금은 만혼, 자기주도적 성생활, 영양과잉 등으로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 같은 생식내분비내과적인 질환의 진료가 늘었다. 


조시현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폐경 이후 30년이 삶의 질이 높아야 인생이 행복하다”며 “폐경 후 갱년기질환과 30대 가임 여성의 내분비질환을 치유하면서도 월경 후 인생의 높은 삶의 질과 젊은 여성의 가임력을 유지하는 게 산부인과 전문의의 중요한 숙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 교수와의 일문일답.


- 만혼과 독신 여성 증가로 여성 건강관리 트렌드에 적잖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죠.

“초혼이 늦어지면서 늦은 나이에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이 많아졌다. 만혼과 30대 중반 이후 출산이 보편화되는 분위기다. 여성의 가임력은 20대에 정점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저하돼 35세에 이르면 급격히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 같은 가임이 여성이 걸리는 질환이 증가했다. 자궁내막증은 골반통증과 생리통이 같이 일어나기 때문에 생리현상인 줄 알고 방치하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상당수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나팔관, 복막 등에서 증식하면서 출혈과 염증, 유착을 일으키므로 불임을 초래하기 쉬워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생리량이 많으면 원래 그런가보다’ ‘생리통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런 식으로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보길 권한다.”


- 3개월 이상 무월경은 불임의 시그널인가요? 조기 난임검사가 필요한지요? 

“여성에게 무월경을 유발하는 질환은 다양한다. 3개월 이상 무월경이 지속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무월경 외에도 생리불순이나 생리과다 또는 생리과소, 비정상적인 생리통, 생리 양상의 무쌍한 변화 역시 체크해봐야 한다. 이를 통해 난임을 방지할 수 있다.”


- 젊은 불임 여성들이 많아졌다. 어떤 요인들이 지목되는지?

“우선 늦은 임신이다. 여성 가임력의 감소는 30대 후반 및 40대 초반에

가장 크며 35~39세의 여성의 경우 임신율은 19~26세의 여성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너무 비만하거나 말라도 문제다.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kg/㎡)가 20 이하이거나 25 이상인 경우에 임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신 전이나 도중에 과도한 다이어트를 삼가야 한다. 엽산(비타민B9) 결핍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을 초래하고, 비타민D가 모자라면 태아의 구루병과 경련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과도한 비타민A 섭취는 선천성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알코올·담배·카페인도 당연히 삼가야 한다. 스트레스도 불임에 기여한다.”


- 아마도 가장 많은 부부들이 관심을 두는 게 스트레스에 의한 불임일 것 같은데.

“스트레스로 불임이 유발되기도 하고 불임이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키는 악순환이 일어나기도 한다.  스트레스는 충족되지 않는 자기기대(self-expectation), 사회적 압력, 불임 관련 검사와 치료, 치료 실패에 따른 실망감 등에 의해 유발되고 증폭된다. 남성도 예외가 아니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정액의 상태 및 부부의 수태율에 영향을 준다. 남성의 심한 우울증은 테스토스테론 농도의 감소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정자 생성의 결함을 유발하게 되며 만성적으로 우울한 남성은 정자 농도가 낮다고 보고되고 있다. 급성 스트레스와 높은 불안지수는 정액지표를 악화시킨다. 불임부부에서 정신적 중재적 치료(intervention)는 스트레스 정도를 감소시키며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치료 및 생활 습관의 변화에 대한 동기를 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임신율을 향상시키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 갱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조언한다면.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오래 사는 것보다는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화두가 됐다. 갱년기의 제2의 인생 도약기이며 질병 없는 노년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 때 여성호르몬이 감소돼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건강이 나빠지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안면홍조, 질 건조, 불면증, 식은땀 등 신체적 증상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마치 제2의 사춘기를 경험하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집에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갱년기 엄마가 있으면 아빠는 나가야 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예민하고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여성의 결혼이 늦어지면서 이런 경우는 점점 흔해지고 있다. 갱년기 증상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냥 지나치는 사람도 있는 반면 굉장히 힘들어하는 이도 있다. 갱년기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호르몬치료를 병행하는 게 도움이 된다.”


- 갱년기 여성들에 좋은 건강식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믿고 먹을 만하다고 추천할 게 있다면?

“폐경기에 좋은 대표적인 음식이 석류다. 석류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인 엘라그산이 풍부해 섭취 즉시 인체 내에서 여성호르몬으로 작용한다. 이밖에 두부, 콩, 브로콜리 등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갱년기가 오면 살이 쉽게 찌기 때문에 규칙적인 식사습관과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은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비만으로 갱년기 우울감이 깊어지기 쉬운데 내버려두면 골다공증이나 만성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반드시 피하고, 균형 잡힌 삶으로 활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의사로서의 보람과 향후 집중할 연구방향은?

“42세 나이에 쌍둥이를 임신한 환자분이 기억난다. 노산에 힘든 출산이어서 병원에 석 달가량 입원했는데 몇 년 후 폐경이 와 다시 병원을 찾아왔다. 이처럼 산부인과 의사는 여성의 초경부터 결혼과 출산, 폐경까지 인생 전체를 함께 지켜봐줘야 할 책임이 있다. 환자의 자녀가 대를 이어 저를 찾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산부인과는 의미와 보람이 큰 진료과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는 수술로봇 등 첨단 의료기기와 의술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유수의 의료기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한다. 새 병원 건립에 발맞춰 인지도를 더욱 높이고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산부인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조시현(趙時賢)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프로필


학력

1997년 2월 연세대 의대 졸업2006년 8월 연세대 대학원 의학석사

2011년 6월 연세대 대학원 의학박사


경력

2000년 5월~2001년 2월 강남세브란스병원 인턴

2001년 3월~2005년 2월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전공의 

2005년 3월~2008년 2월 연세대학교 의대 산부인과 강사

2008년 3월~2009년 2월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계약의사

2009년 3월~2014년 2월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조교수

2012년 11월~2014년 12월 미국 예일대 의대 산부인과학·생식내분비학·불임  방문교수 

2014년 3월~현재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부교수

2016년 3월~현재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과장

2018년 9월~현재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 소장


대외활동

대한산부인과학회 회원

대한폐경학회 회원

대한생식의학회 회원

대한부인내시경학회 회원

미국부인내시경학회 회원

미국생식내분비학회 회원

미국생식면역학회 회원

대한자궁내막증학회 회원

대한산부인과내분비학회 회원

미국생식의학회지 부편집장

월경장애FIGO위원회 위원(FIGO Committe for Menstrual Disor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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