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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후 평균수명 5년 ‘특발성 폐섬유화증’ 생존율 높이려면...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06-18 12:45:05
  • 수정 2021-06-18 12: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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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침·호흡곤란 증상만으로 진단할 순 없는 질환 ...약물 치료로 억제해야

특발성 폐섬유화증은 폐포 벽에 만성염증세포가 침투해 폐를 딱딱하게 만드는 만성질환이다.  50~70세에 주로 발병하는 이 질환은 진단을 받은 이후 5년 이상 생존률이 20~30%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흡연이 주요 발병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어 호르몬 약물과 면역억제제를 이용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정도 밖에 못해 폐이식이 유일한 근본적인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폐섬유화 질환에 대해 최고 권위자인 김영환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에게 물었다

 

환경적·직업적 원인 있지만 확실히 단정할 순 없어


“대부분의 폐질환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폐가 외부 공기를 들이마시는 기관이니까요. 환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디서 생활하는지, 그곳의 환경이 어떤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죠. 서양사람들의 경우 새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보니 새의 분비물 등을 공기 중에 들이마시면서 폐질환이 발생하기도 해요.” 


이러한 경우 원인을 알고 있으니 거기에 맞는 치료를 하면 되지만, 특발성 폐섬유증은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게 큰 어려움이다.

그렇기에 극희귀질환으로 불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진단을 받는 과정이 쉽지 않기에 진단 과정에서부터 크게 지치기도 한다. 


간혹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 아닌가 질문하는 환자도 있지만, 김영환 교수는 “유전적 소인이 원인이 되어 가족 내에서 다수 발생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 빈도는 매우 낮다”고 이야기했다. 가족 중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가 있다고 해서 유전될 확률이 아주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특정한 원인을 찾기 어렵지만 한 가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존재한다. 바로 흡연이다. 김영환 교수는 “특발성 폐섬유증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진 요인이 흡연”이라며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특발성 폐섬유증의 발병률이 약 2배 가량 높다”고 이야기했다.

 

기침·호흡곤란 증상만으로 진단할 순 없는 질환


특발성 폐섬유증의 주요 증상은 기침과 호흡곤란이다. 헌데 이두 증상은 호흡기질환 대부분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기 때문에 단순히 기침과 호흡곤란이 나타난다고 해서 특발성 폐질환이라고 진단할 수는 없다.


“사실 호흡곤란이 올 정도면 이미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됐다고 볼 수 있어요. 초기에는 호흡곤란을 동반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증상만으로 특발성 폐질환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여러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특발성 폐섬유증을 진단하는 필수 의학적 기준은 흉부CT 촬영 소견 및 폐기능검사 소견이다. 진단이 확실하지 않을 때에는 폐조직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이 질환은 진행성입니다. 완치가 없죠. 과거 미국의 교과서를 보면 특발성 폐섬유증은 진단 후 평균 생존률이 3~4년인 것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이는 과거의 이야기에요. 증상이 나오고 나서야 병을 진단할 수 있었던 때의 통계이기 때문에 지금은 이보다 생존기간이 더 늘어났다고 할 수 있어요. 또한 국내에서는 환자들의 생존률이 더 길어요. 특발성 폐질환 환자의 전 세계 평균 생존률이 4년 내외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7~8년 정도죠. 국내에서는 건강검진을 많이 하다 보니 초기 발견이 많기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약물치료로 진행속도 늦출 수 있어


김영환 교수에 따르면 특발성 폐섬유증은 일반적으로 수술로 치료하는 질환은 아니다. 수술적 치료는 질환의 말기, 산소치료를 하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단계에서 선별적으로 하는 폐이식 수술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 외의 통상적 치료방법은 항섬유화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폐 이식의 성공률은 간이나 신장에 비해 낮습니다. 폐는 여러장기 중 유일하게 몸의 외부와 상호작용 하면서 활동하는 기관이다보니 이식 후 합병증이나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따라서 5년 이상 장기생존률이 50~60% 밖에 안됩니다. 


결국은 약물로 진행을 억제하는 게 중요해요. 현재 의학 기술에서 섬유화된 조직을 원 상태로 완전히 되돌려 놓는 기술은 없습니다. 다만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인 만큼 섬유화를 억제하는 약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이에요.”

 

현재 의료계에는 지난 2013년 FDA 승인을 받은 두 종류의 약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를 사용하면 폐 섬유화 속도를 50% 가량 낮출 수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완치할 수 없는 질환이지만 약물치료로 진행을 억제할 수 있으며, 많은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으니 환자분들께서는 낙심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셨으면 합니다. 

간혹 인터넷으로 증상을 검색하고 크게 좌절한 모습으로 오시는 경우가 있는데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는 과거 오래 전 마땅한 약도 없을 때의 정보에요. 맞는 내용도 있지만 맞지 않는 내용도 많으니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전문가와 만나서 정확히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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