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의학적으로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조그만 일에도 쉽게 짜증 내는 일이 잦다. 신체 건강도 악화시킨다. 가만히 있어도 피곤하고 축 늘어진다. 심근경색 뇌졸중의 위험도 높아진다.
기후변화로 지구촌 생태계가 파괴되고, 자연재해가 잇따르는 등 다양한 위기가 발생하는 가운데, 폭염이 당뇨병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문진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공의가 2020년 3월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36편의 폭염 및 당뇨병 관련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폭염기간 동안 폭염이 아닌 기간과 비교해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은 1.18배, 이환 위험(병원 내원율)은 1.1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염기간이 10일 이상 지속될 경우 10일 미만보다 사망 위험이 1.25배 높았고, 최고 기온이 40℃ 이상일 경우 40℃ 미만보다 이환 위험이 1.22배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폭염은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비뇨기질환 등 우리 몸에 심각한 건강 피해를 줄 수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폭염으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면 혈장량이 줄어들고 혈당 수치가 높아져 쇼크를 일으킬 수 있고, 자율신경계 합병증으로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평소 혈당 조절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더운 날 운동하게 되면 탈수가 쉽게 오고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할 위험이 있다.
당뇨병 환자는 폭염기간에 폭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탈수를 막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시고 당도가 높은 과일이나 음료수는 피하는 게 좋다.
폭염이 미치는 부정적 건강 영향은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지만, 환경 의학에서 쓰이는 통상적인 복잡하고 상이한 통계분석법들로 인해 메타분석이 시행되기 어려웠다.
문진영 전공의는 이를 여러 기준별로 체계적으로 분류해 하위그룹분석을 시행했고, 하위그룹 분석에서 유의한 결과를 보이는 인자들을 찾아 제시해 폭염기간에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과 이환 위험이 증가함을 객관적 수치로 증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비롯해 기후변화의 건강 위험과 관련된 주제로 여러 연구 결과가 누적되면 폭염기간에 사망률과 이환율을 낮추기 위한 선제적 보건학적 예방정책이 실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IF 5.715)’ 4월호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