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의 정밀 표식이 가능한 다중영상 조영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김현구 고려대 구로병원 흉부외과 교수와 용환석 영상의학과 교수 연구팀(노지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생, 이재욱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폐암 절제 시 폐 깊숙이 위치한 암을 정확하고 정밀하게 탐색해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폐암 탐색용 다중영상 조영제’를 개발해 환자 맞춤형 정밀 폐암 수술이 가능해졌다고 12일 밝혔다.
기존에는 수술 현장에서 암의 크기가 작아도 폐 조직 내 깊이 위치할 경우 폐암 부위를 정확하게 식별하기 어려워 광범위하게 폐를 절제할 수밖에 없었다. 이 경우 정상조직도 잘라내게 됨으로써 수술 후 불필요한 호흡기능 저하를 야기할 수 있고, 삶의 질도 저하되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연구팀이 개발한 ‘폐암 탐색용 다중영상 조영제’를 활용하면 암이 폐 조직 내 깊이 있더라도 정확한 식별이 가능해 폐암 부위만 정밀하게 절제함으로써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존해 수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도 폐암 최소 수술을 위한 폐암 탐색 방법들이 연구되어 왔으나 여러 제한점으로 임상 현장 적용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현재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형광조영제 인도시아닌 그린(indocyanine green)과 엑스레이조영제인 리피오돌(lipiodol)을 혼합한 다중영상 조영제를 개발했다.
토끼 실험을 통해 두 물질을 1:9 비율로 90번 혼합했을 때 폐암 표지에 가장 적합한 것을 확인했으며 이를 24명의 폐암 환자 흉강경 수술에 적용한 결과 폐암의 최소 정밀 절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용환석 교수는 “인도시아닌 그린은 수술 시 육안으로 폐암 병변을 확인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주변 정상조직까지 넓게 퍼져 정확한 폐암 표식이 다소 어려워 요오드화 기름인 엑스레이 조영제 리피오돌과 혼합해 단점을 보완함으로써 폐암병변을 정확하게 식별하는데 성공했다”며 “두 물질은 이미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물질이어서 빠른 시일 내에 임상에 적용해 환자 맞춤형 정밀 폐암 수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구 교수는 “새로 개발한 다중영상 조영제를 사용하면 수술 중 폐암을 쉽고 정확하게 식별 가능해 불필요하게 정상 조직을 잘라내지 않고도 폐암 부위만 절제할 수 있고 수술 시간도 단축된다”며 “이를 통해 수술 후 회복기간을 단축하고 호흡기능 저하 등의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외과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Annals of Surgery’ 2021년 5월 1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