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환자에게 맞춤형 보조항암요법이 효과가 있음을 규명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황진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제 1저자: 신동우 교수, 책임저자: 황진혁 교수) 연구팀은 췌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인의 바이오마커에 따른 ‘맞춤형 보조항암요법’을 실시해 생존기간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6일 소개했다.
췌장암은 완치를 위해 수술이 필요하며 수술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보조항암요법을 시행하면서 주기적 검진을 받아야 한다. 표준 항암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플루오로우라실 기반 요법과 젬시타빈 요법으로 나뉘지만 환자별로 어떤 치료가 더 효과적일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황이다.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플루오로우라실 기반 폴피리녹스 요법이 재발률을 낮추고 생존기간을 늘리는데 가장 큰 효과를 보이지만 부작용 때문에 수술 후 회복이 더디거나, 고령이거나, 기력이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환자 개인의 바이오마커 발현에 따라 췌장암 수술 후 보조항암요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연구를 기획해 ‘바이오마커에 기반한 췌장암환자 맞춤 항암요법’의 효과 증명에 나섰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췌장암으로 수술받은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젬시타빈이 암세포 내로 이동하는 통로인 바이오마커 hENT1(human equilibrative nucleoside transporter 1)의 발현 유무에 따라 맞춤형 항암치료를 적용했다.
바이오마커 hENT1의 발현이 높은 환자 18명은 젬시타빈으로 치료하고 발현이 낮은 환자 26명은 플루오로우라실/류코보린 요법을 적용하는 맞춤 항암치료 전략을 적용한 결과 평균 28개월 동안 추적했더니 이 전략으로 치료했던 환자들의 평균 생존기간이 36개월로, 이를 적용하지 않은 환자들의 평균 생존기간인 22개월에 비해 유의미하게 길었다.
황진혁 교수는 “바이오마커에 기반한 치료전략을 통해 암 재발률이 감소했고 생존기간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임상현장에서 췌장암 수술 후 폴피리녹스 항암요법이 어려울 경우 바이오마커 기반 맞춤 항암치료전략으로 췌장암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췌장암은 치료가 어려운 암이지만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돼 환자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3월 세계췌장학회 학술지 ‘Pancreatology’(IF=3.629)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