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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위례 진출은 묘안일까 자충수 될까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4-16 14:34:26
  • 수정 2021-06-16 18: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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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난 탓 차입해 월급 지급 … 송도·청라 대형병원 조성에 ‘위기감’ … 위례는 의료수요 적고 아산·삼성 ‘건재’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여파로 인천지역의 대표 병원인 가천대 길병원이 병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병원은 하루 평균 외래 환자가 코로나19가 유행한 작년 3월 이후 환자 수가 이전에 비해 10% 감소하면서 지금까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해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병원 관계자는 “몇달 전부터 직원 월급을 금융권에서 차입한 비용으로 충당할 정도로 경영지표가 나빠졌다”며 “광고, 홍보 등을 비롯해 일체의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병원 중 코로나19 불황 속에서 든든히 버텨나가고 있는 곳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의료원 정도다. 삼성서울병원도 수술 감소와 대규모 바이오 연구개발 투자, 2016년 도입한 양성자 치료기 운영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원내 감염 사태 등의 여파로  경영수지가 크게 악화되면서 2016년 –570억원, 2017년 –683억원, 2018년 –403억원, 2019년 –292억원 등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  

길병원은 코로나19로 인한 환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맺고 지난 3월 19일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추진하는 ‘위례 택지개발사업지구 내(서울권역) 의료복합용지에 의료·업무·상업 등을 위한 의료복합타운 조성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명지병원과 이지스자산운용, GS리테일 등이 포함된 기업은행 컨소시엄은 탈락했다. 

길병원은 4만4004㎡의 의료복합용지에 1000병상 규모 종합병원을 지을 계획이다. 

문제는 위례신도시가 서울 송파구, 경기도 성남시, 하남시에 걸쳐 있는 고립된 지리적 특성상 이른 바 ‘항아리 상권’처럼 의료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의료기관을 운영하기에 썩 좋은 입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2017년에 위례에서 개업한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 등이 의료수요 부족으로 상당수가 2018년 이후 폐업 또는 양도하고 자리를 옮긴 상황”이라며 “2017년 9월 서울 서초구에서 위례신도시로 옮긴 더조은병원도 경영이 나쁜 상태”라고 지적했다. 
위례 주민들은 신도시의 특성상 30~40대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고령층이 적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중증 환자의 경우 인접한 삼성서울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치료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 병원과 적잖은 격차를 보이고 있는 길병원이 단기간에 의료수준을 높일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이에 대해 길병원 관계자는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 송도세브란스병원이 들어올 예정이고, 청라신도시에도 청라의료복합타운이 들어서 오는 7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기에는 위기감이 큰 게 사실”이라며 “분원 설립을 통한 외형확장이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경영진이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광명에 짓고 있는 중앙대병원도 잠재적인 경쟁자”라며 “사방에서 길병원이 포위당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연세대의료원은 지난 2월 24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송도세브란스병원의 기공식을 가졌다. 약 8만5948㎡(약 2만6000평) 규모의 대지에 건축 연면적 약 11만1230㎡(약 3만3647평), 총 800병상 규모로 2026년 12월경 개원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청라신도시 의료복합타운은 인천시 서구 청라동 1-601번지 일대 26만1635㎡(7만9145평)의 부지에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과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 시설 및 업무·판매시설들이 어우러지도록 조성되고 있다. 

중앙대 광명병원은 2022년 1월 개원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중앙대 광명병원은 연면적 8만2600㎡에 지하 7층, 지상 14층, 700병상 규모로 2021년 3월 개원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690병상으로 병상 규모는 줄어든 대신 2019년 5월 광명시와 사업주 간 협약 변경 등을 통해 연면적이 9만6949㎡로 늘어났고 건강검진센터 설치 계획도 추가됐다.  원래 2021년 3월 개원할 예정이었으나 인허가 변경과 코로나19 유행 여파로 1년 정도 일정이 늦춰졌다. 

따라서 길병원의 위례 진출 결정은 경영 악화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묘책일 수 있지만 고육지책이 오히려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들 수도 있는 양면을 갖고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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