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스마트폰 장시간 사용으로 목디스크(경추간판탈출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연령대별로 80대 이상이 2014년 1만9862명에서 2018년 3만1760명으로 59.9%나 증가했다. 그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았던 60대(27.4), 70대(18.1%) 등과 비교해도 증가 폭이 컸다.
전형준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2019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평균연령은 약 83.3세이며 남성이 80세, 여성이 86세로 2014년 81.8세(남성 78.6세, 여성 85.0세)보다 약 1.5세 정도 늘었다”며 “고령 인구의 증가로 인해 목디스크 발병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이라고 설명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끼고 살다 생기는 목디스크도 많아졌다. 전 교수는 “연령이 가장 중요한 발병 요인이고 다음으로 직업, 일의 특성, 생활방식을 들 수 있다”며 “스마트폰 사용 시간 및 골프 인구 증가 등이 생활방식으로 인한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을 오래 보면 목이 굴곡된 자세에서 경직돼 경추 주변의 근육이 굳어져 경추통을 야기할 수 있다. 더 심해지면 경추간판탈출증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 경추는 정상적으로 목이 뒤로 넘어가는 전만곡을 이루며 얼굴의 하중과 가동성을 분담한다.
전 교수는 “경추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일자 형태를 가지거나 앞으로 굽은 상태를 유지하게 되면 추간판이 동시에 동일한 역할을 하게 돼 퇴행성 병변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스마트폰을 보는 행위 자체가 목을 굽히는 자세에서 이루어지므로 경추의 과도한 굴곡(전만곡의 훼손)을 초래하지 않도록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추의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면서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재전성기를 맞은 골프의 스윙 동작도 목디스크에 악영향을 미친다. 골프 스윙은 경추를 고정하고 척추를 비틀어 회전력을 이용해 채를 휘둘러 공을 타격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즉 척추의 정상적인 운동 범위를 넘어서는 동작이 필요하고 이는 경추부에 비틀림으로 인한 과도한 압력을 전할 수 있다. 골프와 경추간판탈출증 간에 상호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보고는 적지만 무리한 동작이 축적될 경우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 교수는 지적했다.
전 교수는 경추를 포함한 척추질환 수술 전문가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척추질환은 물론 류마티스질환으로 발생하는 제1-2 경추 불안정증을 특화해 진료하고 있다. 그로부터 목디스크 관련 비수술 또는 수술치료의 장단점에 대해 들어본다.
- FIMS 주사치료의 적절한 대상과 실제 치료효과는 어떤가요?
“FIMS(Functional intramuscular stimulation)는 추간판이 탈출했거나 근육, 인대 부위가 유착됐을 때 작은 주걱 같은 도관을 삽입해 직접적으로 물리적 힘을 가해 유착을 해소하고 다양한 약제(스테로이드 등)를 주입한다. 경증에 한해 신경 자극 정도의 보존적인 치료를 하려 할 때 주로 응용된다. 다만 C-Arm으로 정밀하게 촬영하면서 시술해도 신경 손상의 가능성이 높아 신경차단술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일명 라츠수술)의 적절한 대상과 실제 치료효과에 대한 견해는?
“경막외 신경성형술은 가는 관을 척추 경막외측에 삽입하고 추간판 질환이 발생한 부위에 다양한 약제를 주입하고 상당한 양의 세척을 통해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반응 등을 제거한다. 일반적으로 단순 요통에서부터 상당한 추간판 탈출증까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1차적으로 선택 가능한 치료법이다. 신경근에 작용하는 시술이므로 신경근에 더 가까이 약물을 주입해 자극을 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다만 대부분의 병원에서 고가로 시행돼 신경차단술에 비해서 비용 대비 높은 효율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 저온고주파 수핵감압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고주파 수핵성형술은 가는 도관을 추간판 내에 위치시켜 고주파를 쏘아 추간판 내부의 수핵을 위축시켜 추간판 내 압력을 감소시키는 신경압박 해소 치료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추간판이 탈출됐다기보다는 팽륜 정도로 경미한 증상이 있을 경우에 사용한다. 추간판 내부의 압력을 일부 떨어뜨려 섬유륜에 걸리는 압력을 감소시키고 간접적으로 신경근의 감압을 유도하는 만큼 탈출된 추간판 탈출증에서는 효과가 없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팽륜 정도의 소견이라면 수술적인 치료보다는 보존적인 치료가 타당하다 하겠다.”
- 목디스크에 대한 내시경절제술은 과거보다 위험성이 크게 줄었다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보는지?
“내시경제거술은 피부 절개와 근육 박리가 적어 수술 후 회복 과정이 빠른 게 장점이다. 그러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추간판 조각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해 재발 경향이 높다는 게 단점이다. 다만 경추는 요추와 달리 추간판의 양이 적어 탈출된 조각만을 제거해도 내부의 남아 있는 조각의 재탈출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절개를 통한 접근이 아닌 해부학적인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접근을 하다 보니 경추신경 손상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 측면 접근 시 추골동맥의 손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지향하는 수술 치료의 선택시 알고리즘과 고려할 사항이 있다면?
“척추질환은 생명과 직결된 질환은 아니다. 따라서 통증 문제만 발생했다면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이뤄질 필요는 없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을 보존적으로 시행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신경차단술 등의 침습적인 치료를 시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면에 방해가 되거나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제약이 가해지거나 팔을 들고 있어야 편할 정도의 통증이라면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더욱이 경추는 요추와 달리 뇌와 동일한 척수신경이 주행하는 부분으로 단순한 추간판탈출증이라고 하더라도 마비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1차 발현 증상이 쇠약감, 감각 저하, 보행 불편 등으로 나타나고 영상에서 척수신경의 뚜렷한 압박이 확인된다면 보존적인 치료보다는 수술적인 치료가 우선적으로 선택돼야 한다. 이밖에 척수신경이 심하게 압박받아 신경학적 결손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경우, 류마티스질환으로 인한 1-2 경추간 불안정증, 외상성 파열 골절 등에서는 1차 치료가 수술이 돼야 한다. 경피적 고주파수핵 성형술은 수술이 아닌 시술로 봐야 하며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하는 상당한 정도의 추간판 탈출증이라면 적응증이 될 수 없으며 수술적 제거가 적정하다 하겠다.”
- 전방접근술과 후방접근술의 차이점과 둘을 바라보는 입장은?
“경추는 척수신경이 지나가므로 후방에서 접근해 전방의 추간판 공간까지 진입하는 게 불가능하다. 따라서 신경근이나 척수신경이 압박받아 신경학적인 증상을 발생한 원인이 있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즉 전방에서 신경이 압박받으면 전방으로, 후방에서 압박이 있다면 후방으로 접근해 감압을 시행하는 게 적절하다. 다만 전방의 여러 분절에서 신경을 압박할 수 있는 후종인대골화증의 경우 혈종, 감염 등 수술 부작용과 긴 수술시간 등을 염두에 두고 후방에서 접근하는 게 수술시간의 단축 및 합병증의 감소, 신경학적인 증상의 회복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조금 더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면?
“전방에서 접근하는 방법은 추간판만을 제거하고 비어 있는 공간을 채워 감압하는 경우와 추체까지 제거해 더 높은 공간 대체물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즉 추간판 분절에서만 연성 추간판 탈출증이 있거나 골극성 추간판 탈출증이 있다면 추체를 제거할 필요는 없으나 후종인대골화증이나 심한 골극이라면 추체를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후방에서 접근하는 방법은 크게 후궁 절제술만을 시행하는 경우, 절제 후 나사못을 이용해 고정술까지 시행하는 경우, 후궁을 들어 올려 공간을 확보하는 경우 등이 있다. 후궁 절제술만을 시행하는 것은 척추의 형태와 안정성을 유지하는 후방 지지 구조물의 소실로 추후 불안정증이나 후만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최근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대신 후궁 성형술이나 후방 후궁 절제술 후 유합술이 가장 널리 시행된다. 하지만 단순 추간판 탈출증으로 후방에서 광범위한 절제와 유합술을 시행하는 경우는 드물며 부분 후궁 절제술과 후관절의 일부 및 탈출된 조각만을 제거하기도 한다.”
- 목디스크에 인조디스크 삽입은 필요한가요?
“전방에서 접근할 경우 정상의 추간판을 모두 제거해야 신경근 압박이 풀리는 경우 부득이 추간판을 제거하고 빈 공간을 채워야 한다. 이를 위해 인공 심지를 삽입하해 유합하는 방법과 인공관절(인조디스크) 치환술을 시행한다. 경추 전방 유합술의 경우 수십 년간 시행되면서 안전성이 명확하게 확립되었으며 다양한 질환에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유합된 분절에서 추간판의 쿠션 역할이 소실되면서 상하위 추간판에 걸리는 압력이 증가해 인접 부위에서 협착증이나 퇴행성 추간판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게 단점이다.
이를 방지하고자 개발된 방법이 인조디스크다. 고관절(엉덩이관절)이나 슬관절(무릎관절)에서 사용되는 인공관절 치환술과 동일한 방법으로 이해하면 된다. 즉 정상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일부 충격을 흡수하고 운동 가동 법위를 상당히 유지하며 상하위 추간판에 걸리는 압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수술 후 인접 부위에서 새로운 병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그러나 경추의 운동 범위가 적은 특성상 골증식으로 인한 유합으로 종국에는 움직임이 제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 환자들이 고령화되고 있는데 인조디스크의 활용 가치는?
“일반적으로 고령 환자는 기대 여명을 감안해 인접 부위에서 새로운 병변이 발생 가능성이 남은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유합술을 권고하지만, 중년까지는 인조디스크를 추천한다. 다만 평균수명 연장으로 노인층에서 시행될 가능성은 점차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인조디스크는 연성 추간판 탈출증이거나 골극이 경미할 때 국한적으로 권고한다. 반면 신경학적 결손으로 마비가 발생하거나, 골극이 심해 척수신경을 압박하거나, 후종인대 골화증이면 유합술을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따라서 인조디스크는 적응증과 연령을 고려해 적정하게 시행함으로써 유합술을 대체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고 봐야 한다.”
류마티스질환으로 인한 경추불안정증 … 좁은 공간에서 고난도 나사못 유합술 달인
- 향후 집중하고 싶은 연구 분야가 있다면 ?
“제1-2 경추는 볼트와 너트의 형태로 맞물려 있으며 이를 양측의 비스듬한 후관절과 5개의 가는 인대가 지지하고 있다. 제1-2 경추 간격이 벌어지면서 과도한 움직임이 발생하면 척추불안정증이라고 한다. 이 간격은 약 3mm 미만이지만 불안정증이 있으면 5mm 이상으로 벌어진다. 심한 경우는 10mm 이상으로 벌어지고 후방의 척수신경을 압박한다.
류마티스질환이 오래 되면 5개의 인대가 약화되고 제1-2 경추 불안정증이 서서히 발생한다. 대부분 경추통으로 발현하지만 두개 바로 아래에 위치한 특성 상 신경학적인 손상의 가능성이 높아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수술은 제1-2 경추를 나사못을 이용해 유합한다. 정상 성인에서도 겨우 못이 들어갈 수 있는 협소한 공간인데 류마티스질환이 진행된다며 공간이 더욱 비좁아지고 혈관이 증식될 수 있어 고난도 수술이 요구된다. 한양대병원은 류마티스병원으로 인지도가 높아 제1-2 경추 불안정증 환자도 상대적으로 많으며 관련 수술 치료에 대한 노하우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 경추 전문의사로서의 철학과 보람 등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척추질환은 마비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생명과 직결된 질환은 아니다. 따라서 수술이 1차 치료는 아니며 보존적인 치료를 충분히 시행해야 한다는 기본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단순 통증이라고 하더라도 환자의 입장에서는 뭔가를 해서 바로 통증을 없애 주기를 원하는데, 보존적인 치료 방법은 한계가 있기에 이를 이해시키는 과정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수술과 보존적인 치료의 경계를 정확하게 판단하려 애쓰고 있다.
요추질환은 대부분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지만 경추질환은 통증뿐만 아니라 마비나 위약(危弱)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외상으로 인한 마비는 쉽게 회복되지 않아 장시간의 재활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손상이 발생한 환자에서 빠른 수술을 시행하고 환자가 마비에서 호전돼 외래를 걸어 들어오면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는 것 같다.”
전형준(全炯俊)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프로필
학력
1999년 한양대 의대 졸업
2002년 한양대 대학원 의학석사
2011년 한양대 대학원 의학박사
경력 및 연수
1999~2004년 한양대병원 인턴·레지던트
2007~2009년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전임의
2009~2011년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임상 전임강사 및 조교수
2011년~현재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조교수, 부교수, 교수
대외활동
대한신경외과학회 정회원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정회원
대한신경손상학회 정회원
대한신경외과학회지 심사위원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심사위원
대한신경손상학회 심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