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산모에서 태아로 직접 매독균이 옮겨간 ‘선천성 매독’이 신생아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매독은 세균의 한 종류인 트레포네마 팔리덤(Treponema pallidum) 감염으로 일어나는 성병으로 대부분 성관계로 전파되지만 임신한 산모가 매독균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자궁 내에서 태아로 직접 전파돼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이순민·임주희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등재된 총 548명의 선천성 매독 가능성 신생아들의 임상 양상과 치료 및 합병증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14일 발표했다.
548명의 신생아는 산모가 임신 중 매독 관련 진료를 받았으며, 출산 후 선천성 매독 감염 선별검사인 ‘비트레포네마 검사’를 받은 집단이다.
548명의 선천성 매독 가능 대상자의 정밀검사(트레포네마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선천성 매독 가능성, 임상 양상, 신경계 매독 가능성, 산모 치료력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총 250명에 대한 치료가 시행됐다. 148명은 10일이 넘는 치료를, 66명은 하루 동안만 치료를 받았다. 26명은 2~9일 동안 치료받았다. 치료제로는 벤자민 페니실린이 73%에서 사용됐다.
선천성 매독으로 치료를 받은 250명에서 가장 흔히 나타난 임상 양상은 황달(140명, 전체 56%)이었다. 뒤를 이어 청각장애(34명, 전체 14%), 신장질환(21명, 8%), 정신지체(19명, 8%) 순서를 보였다. 태내 성장지연과 미숙아도 15명이 관찰돼 전체 6%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 중 5년 동안 총 14건의 신경매독 신생아가 발생한 점에도 주목했다. 신경매독은 매독균이 뇌·수막·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에 침투한 것으로 심각한 질환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인다.
연구결과 신경성 매독 환자 중 정신지체 1명, 6명은 청각 장애 증세가 나타남을 확인했다. 신경성 매독을 보이는 경우엔 정신지체·안구침범·청각장애·신장질환 등 합병증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순민 교수는 “매독균에 감염된 산모로부터 자궁 내 유아로 전염되는 선천성 매독은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질병 발생 및 사망 원인으로 꼽히며 과거보다 발생 양상이 줄었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독 감염 임산부가 매년 약 100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신생아들의 선천성 매독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던 만큼 국가 차원에서 선천성 매독을 줄이기 위한 표준화된 지침이 수립되고 치료 제도 및 향후 관리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공학 및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바이오메드센트럴 소아과학(BMC pediatrics (IF : 2.849))’ 최신호에 ‘Outcomes of infants born to pregnant women with syphilis: a nationwide study in Korea : 매독 증상을 지닌 임산부에게서 태어난 대한민국 전체 유아 연구결과’ 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