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등교 중지 사태가 이어지면서 학령기 아동·청소년의 체중과 체질량지수(BMI) 등 비만 관련 지표가 등교 중지 이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연호·김미진 교수, 김은실 임상강사 등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연구팀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이 같은 논문을 게재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는 비만을 진단받고 2019년 12월부터 2020년 5월 사이 최소 두 차례 이상 병원을 방문한 만 6~18세 학생 9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참여 학생들의 평균 나이는 12.2세로 남학생이 77.8%(70명)를 차지했다. 이들의 평균 몸무게는 67.2kg으로 체질량지수(BMI)는 26.7 kg/㎡였다.
연구팀은 약 넉 달 간격으로 체중을 비롯해 비만 관련 지표들을 검사해 차이를 비교했다. 비만 아동을 대상으로 실제 검사를 진행해 코로나19의 간접영향으로 신체 변화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등교 중지를 기점으로 비만 관련 모든 지표들이 악화됐다. 평균 체중의 경우 71.1kg으로 4kg 가량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BMI도 처음보다 증가한 27.7kg/㎡로 나타났다. 성장기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모두 정상 범위 밖이다.
대사증후군 지표 역시 덩달아 함께 뛰었다. 총콜레스테롤의 경우 160.3㎎/㎗에서 169.5㎎/㎗으로 올랐다. 중성지방은 126.7㎎/㎗에서 160.6㎎/㎗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공복혈당은 물론 간수치도 등교 중지 이전보다 모두 늘었다.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었던 53명은 당화혈색소가 5.6%에서 6.9%로 크게 상승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진단받지 않았던 나머지 37명에서 당화혈색소 수치의 차이가 없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결과에 대해 등교 중지 이후 바깥 활동은 현저하게 줄어든 반면 식습관을 평소 생활방식을 그대로 유지한 탓으로 추측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등교 중지 기간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함께 하며 신체활동을 늘리는 한편, 평소보다 식단 조절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비만과 함께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까지 받은 경우라면 의사와 함께 혈당 조절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진 교수는 “코로나19로 힘든 일이 많다 보니 소아비만을 일시적 현상으로 여기고 간과하기 쉽다”며 “대사성질환이 동반될 경우 장기적으로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