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파킨슨병 환자의 적극적인 신체활동이 인지기능의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률 인하대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신체활동량이 많을수록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APOE4 유전자가 인지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APOE4 유전자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이러한 유전형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진행 표지자 프로젝트(Parkinson’s Progression Markers Initiative: PPMI)에 포함된 초기 파킨슨병 환자 17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이들 중 27%가 APOE4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은 연구 시작 시점에 여가활동과 가사활동, 직업 또는 봉사활동과 관련된 신체활동을 얼마나 하는지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했고 이후 1년마다 한번씩 총 2년 동안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를 받았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환자들의 MoCA 점수는 평균 26점으로 APOE4 유전자를 가진 그룹과 없는 그룹 간의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으나 2년의 경과 관찰 동안에 APOE4 유전자를 가진 그룹이 없는 그룹에 비해 점수가 1.3점 더 감소했다. 신체 활동량이 많을수록 APOE4가 인지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특히 이러한 효과는 고강도뿐만 아니라 저강도의 신체 활동량에 따라서도 APOE4의 효과를 상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률 교수는 “아직까지 초기 파킨슨병 환자에서 APOE4에 의한 인지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는 인자들이 밝혀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운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결과를 보였다”며 “특히 APOE4 유전형을 가진 초기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적극적인 신체활동이 인지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학술지 ‘Neurology’ 저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