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세 이하 당뇨 환자 7%가 인슐린치료 중 저혈당 … 글루카곤 유사체 ‘다시글루카곤’ 10분 만에 정상화
덴마크 코펜하겐 소재 질랜드파마(Zealand Pharma)는 22일(현지시각) ‘제갈로그’(Zegalogue®, 성분명 다시글루카곤 Dasiglucagon) 주사제가 당뇨병 환자의 심각한 저혈당증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제갈로그는 6세 이상 당뇨병 환자의 심각한 저혈당증 치료를 위해 자동주사기와 충전(Prefilled) 주사기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다. 6세 이상 저혈당증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승인됐다.
이번 승인은 0.6 mg/0.6 mL 제갈로그 주사 후 10분(중앙값) 만에 심각한 저혈당증에서 정상 혈당으로 회복되는 것을 입증한 당뇨병 성인 및 아동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중추적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새로운 펩타이드 치료제 혁신에 매진해온 이 회사는 “이번 승인으로 당뇨병에 걸린 어린이와 성인들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심각한 저혈당증을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경미한 사건에서 응급성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게 저혈당의 문제점”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대학의 의학 조교수인 제레미 페투스(Jeremy Pettus) 박사는 이어 “심각한 저혈당증에서는 몇 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3상 연구에서 나타난 효과의 강도와 일관성은 임상적 의미가 있다”며 “제갈로그는 투여 후 심각한 저혈당증을 해결했으며, 이들 임상연구에서 혈당 회복시간은 중앙값은 10분이었다”고 말했다.
심각한 저혈당증은 주로 인슐린 치료에 수반되며 당뇨병 치료에서 가장 우려되는 합병증 중 하나다. 인슐린을 맞고 있는 당뇨병 아동 환자는 특히 크게 영향을 받아 2019년 4월에 ‘Endocrinology Diabetes & Metabolism’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6개월 동안 18세 이하 어린이 및 청소년 중 100명 중 7명이 심각한 저혈당증을 보였다. 환자들은 적절한 혈당 조절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혈당 수치를 모니터링하고 조정할 수 있지만, 심각한 저혈당 증상을 예방하는 것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
에마뉘엘 둘락(Emmanuel Dulac) 질랜드 회장 겸 CEO는 “FDA의 제갈로그 승인은 환자와 질랜드 모두에게 흥미로운 성과”라며 “제갈로그 임상 연구와 승인을 가능하게 해준 시험 참가자, 가족 및 보호자, 평가자와 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6월에 제갈로그를 미국에서 발매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현장영업, 시장접근, 의료팀 등이 종합적인 환자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의료인들에 대한 교육과 저혈당 대비 태세 극대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FDA 승인은 6세부터 17세까지의 어린이와 1형 당뇨병을 가진 성인의 제갈로그에 대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 대조, 다기관 주도의 3가지 3상 연구에서 얻은 효능 결과에 기초했다. 세 연구 모두 주요평가지표는 혈당 회복시간(치료성공)으로, 투여 시점에서 혈당 20mg/dL의 증가한 경우로 정의됐다. 또 45분 이내에 추가 개입하지 않아도 혈당이 유지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위약은 혈당 회복에 30~45분이 걸린 반면 제갈로그는 10분에 불과했다. 성인 대상 3상에서는 환자의 99%가 15분 이내에 정상 혈당을 회복하였다.
이들 임상에서 환자의 2% 이상에서 나타난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성인의 경우 메스꺼움, 구토, 두통, 설사, 주사부위 통증이었다. 소아는 메스꺼움, 구토, 두통, 주사부위 통증이었다.
이 약은 글루카곤의 일종으로 카테콜아민의 방출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혈압이 상당히 증가할 위험이 있는 갈색세포종(pheochromocytoma) 환자에겐 금기다. 또 저혈당증 위험이 있는 인슐린종(insulinoma) 환자에게도 금기이다. 만약 이 약의 투여로 환자가 혈압이 상당히 증가하고 미처 진단되지 않은 갈색세포종이 의심될 경우 5~10mg의 펜톨아민 메실레이트(phentolamine mesylate)를 정맥으로 투여하면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글루카곤의 특성상 어떤 경우에는 호흡곤란과 저혈압을 동반한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제갈로그는 충분한 간 글리코겐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저혈당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부신 기능 부전 또는 만성 저혈당증이 있는 기아 상태의 환자는 간 글리코겐이 없어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의 환자는 포도당 투여로 치료해야 한다.
베타차단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제갈로그 투여 시 맥박과 혈압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인도메타신 복용 환자는 제갈로그 투여 시 혈당을 높이는 능력을 잃거나 저혈당을 야기할 수 있다. 제갈로그는 와파린의 항응고 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다.
질랜드파마(나스닥 ZEAL)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전문회사로 10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며 이 중 ‘제갈로그’와 당뇨병 환자를 위한 기저인슐린인 ‘브이고우’(V-Go) 2개가 시장에 출시됐고, 3개는 후기 임상시험 중이다.
1998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알렉시온(Alexion Pharmaceuticals)에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 관련 기술을 이전하는 등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