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시행해야 하는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폐암, 식도암 환자들이 호흡재활 치료를 지속하면 보다 편하게 숨을 쉴 수 있어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팀은 흉부 방사선 치료 과정 중 호흡재활을 받은 폐암, 식도암 환자들과 호흡재활을 받지 않은 환자들을 비교한 결과 호흡재활을 받은 환자들의 호흡 능력은 6.5%p 높아진 반면 호흡재활을 받지 않은 환자들은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15일 밝혔다.
호흡재활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간질성 폐질환‧폐 섬유화‧폐암 등으로 호흡이 어려워진 환자들이 더 편하게 숨 쉴 수 있게 돕는 재활 치료 방법이다.
지금까지 방사선 치료 중에는 환자들의 체력이 계속 저하돼 호흡재활을 꾸준히 받는 것이 쉽지 않아 병원에서도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호흡재활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폐암, 식도암 환자들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 방사선 치료 전후는 물론 방사선 치료 중에도 호흡재활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세원 교수팀은 2018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폐암, 식도암으로 흉부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호흡재활을 받은 환자 11명과 그렇지 않은 환자 33명의 폐활량 변화를 분석했다. 특히 일주일에 두세 번씩 호흡재활 치료를 위해 내원하기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가정호흡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호흡재활 교재를 제작해 활용하고 환자들이 스스로 운동 강도와 빈도를 기록하는 일지를 작성한 후 진료 때 의료진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방사선 치료 전후로 환자들에게 호스를 입에 물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끝까지 내쉬어 폐활량을 측정하는 검사인 폐 기능 검사를 실시해 폐활량과 기관지 폐쇄성 정도를 확인했다.
조사결과 방사선 치료 중에도 호흡재활을 받은 폐암, 식도암 환자들은 FEV1(처음 1초 동안 최대 날숨량)과 FVC(최대한 숨을 내쉴 때 총 공기량)가 모두 증가해 전체적인 폐활량이 늘어났다. 기관지 폐쇄성 정도도 48%에서 54.5%로 6.5%p 올라 호흡 능력이 크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흡재활을 받지 않은 환자들은 FEV1은 변화가 없었으며 FVC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전체 폐활량은 줄어들었다. 기관지 폐쇄성 정도도 52%에서 53.8%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이 6분 동안 걸을 수 있는 거리를 측정하는 ‘6분 걷기 검사’에서도 호흡 재활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 약 420미터에서 478미터로 크게 증가했다.
이세원 교수는 “폐 질환 외에 여러 이유로 호흡이 불편해진 환자들에게 꾸준한 호흡재활 치료가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며 “편안한 호흡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결정짓고 나아가 치료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존에 실시해오던 ‘가정호흡재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환자들이 집에서도 꾸준히 스스로 호흡재활 프로그램을 따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학술지(Tuberculosis and Respiratory Disease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