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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루, 전립선암 신약후보 ‘VERU-111’ 코로나19 입원 중증환자서 효과 확인
  • 임정우 기자
  • 등록 2021-02-10 22:47:22
  • 수정 2021-06-15 16: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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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료실패율 81%, 사망률 82% 감소 … 미세소관 차단 기전 … 주가 한때 100% 폭등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잘 알려지지 않은 생명공학기업인 베루(Veru)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2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내놔 이를 발표한 8일(현지시각) 주가가 급등했다. 5일 종가는 10.9달러였으나 9일 오후 12시반에는 22.69달러까지 폭등했고 9일 종가는 19.27달러로 마감됐다. 이에 9일 현재 시가 총액은 13억8600만달러로 급증했다. 

항암제 개발 전문업체인 베루는 코로나19로 인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위험이 높은 미국 5개주의 40명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립선암 신약후보물질인 ‘VERU-111’을 투여하는 2상 임상을 진행했다. 

이 경구용 제제는 세포골격 중 이른바 미세소관(microtubules)에 영향을 미쳐 바이러스가 다닐 수 있는 길을 차단한다는 가설적 기전을 갖고 있다. 

임상 결과 VERU-111은 위약 대비 치료 실패(호흡부전으로 사망 또는 생존)의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 위약 투여군(20명)의 29일 후 치료 실패율은 30%로 VERU-111 치료군(18명)의 5.6%에 현저히 높았다. 

베루는 p값(낮을수록 신뢰도가 높음)이 0.05로 통계적 유의성을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실패율을 상대적으로 81% 감소시켰다고 자랑했다. 더욱이 ARDS 고위험군 환자의 하위그룹 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60세 이상과 사망 및 호흡부전의 위험이 더 높은 코로나19 진단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노년 환자들은 VERU-111로 9% 치료 실패를 보인 반면 위약은 50% 실패로 나타났다. p값은 0.046이었다. 

입원한 환자와 산소호흡(기계적 인공호흡)을 기준으로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치료 실패는 VERU-111가 11%, 위약이 54%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만 격차가 다소 줄었다. p값은 0.04 수준이었다. 

2차 평가지표로 사망 환자는 VERU-111이 5.3%(1/19)로 위약 투여군의 30%(6/20)보다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82% 감소했다. VERU-111은 기계적 인공호흡 일수가 평균 1.6일이었으나 위약군은 5.4일에 달했다. 

이 자료에 근거에 베루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3상에서 약 2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상과 유사하지만 더 큰 규모로 평가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베루는 오는 4월에 3상 임상에 들어가 올해 4분기에 이를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3상 확증평가에서는 이 작은 시험에서 볼 수 있는, 어쩌면 실패에 가까운 p값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필요가 있다. 실험적 약물(신약)이나 용도 재창출(repurposed, 기존 약물의 적응증 추가) 약물이든 상관 없이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게 태반이다. 현재 임상시험 현장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역설적으로도 일반 스테로이드(덱사메타손)이다. 백신 배포가 지연되는 동안 더 나은 치료제가 지속적으로 요구되지만 현실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베루의 회장 겸 CEO인 미첼 스타이너(Mitchell Steiner)는 “우리는 호흡부전, 집중치료실(ICU) 입원 일수, 기계적 인공호흡, 환자 사망률 등에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감소를 보여준 2상 시험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스타이너는 “비록 베루의 주된 관심사는 아니었지만 세계적인 유행병이 시급하고 환자를 위한 보다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의무적으로 이 적응증을 추구해야 한다”며 “암 치료제의 임상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않고 3상 시험을 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VERU-111을 진전시키기 위한 인허가 및 임상개발 절차를 FDA와 곧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루는 FDA가 VERU-111을 승인할 경우 미국 전역에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등에 자금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FDA 산하 첨단생물의약품연구개발국(Biomedical Advanced Research and Development Authority, BARDA)와 대량 생산에 필요한 정부 보조금 지원 가능성을 논의하는 회의가 잡혀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투자기관인 캔터(Cantor)의 애널리스트들은 고객에게 보내는 쪽지에서 “이번 발표를 VERU 주식의 또 다른 긍정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대한 VERU-111은 단기 및 중기적 관점에서 VERU의 가치를 올려줄 최고의 가치 포인트가 아니므로, 성공한다면 우리의 추정치와 전망을 뛰어넘는 의미 있는 상승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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