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은 의사 인력 증원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5명은 공공의대 신설이 필요한 것으로 봤다.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은 의료기관 이용행동, 의료서비스 이용 및 태도, 코로나19가 의료서비스 이용에 미친 영향과 의료정책에 대한 인식 등을 파악하여 보건의료 정책을 수립, 시행하는 데 필요한 기초 정보를 제공하고자 대국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에 의뢰, 시행했으며, 2020년 10월부터 12월까지 지역 내 성·연령별 할당추출을 시행, 구조화된 질문지를 기반으로 전국 만 19~68세 사이의 남녀 2,097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기반 온라인 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결과, 의사인력 증원 정책 찬성률은 64.9%, 공공의대 신설정책 찬성률은 54.3%으로 나타났다. 의사인력 증원 정책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의료인력이 부족하다’(70.0%) 및 ‘접근성이 향상된다’(22.9%)고 응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반대 이유로는 ‘서비스 하향이 우려된다’(25.8%), ‘의료인력이 이미 충분하다’(12.8%) 등을 들었다.
공공의대 신설정책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은 54.3%으로, 찬성과 반대의 비율이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공공의대 신설정책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의료부족이 개선된다’(30.0%) 및 ‘접근성이 향상된다’(20.6%)는 응답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반대 이유로는 ‘서비스 수준이 하락한다’(23.4%)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민간병원에 비해 상대적인 병상 당 수입이 낮은 공공병원의 경우 적자가 발생해도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적자가 나더라도 유지해야 한다‘가 41.9%, ‘적자가 나지 않는 수준에서 운영해야 한다’가 40.3%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또 공공보건의료 전문 인력 양성 관련 정책과 관련, ‘국립대병원·지방의료원이 연계, 의사·수련의 파견 및 위탁 경영 등을 할 수 있게 함’이 42.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예방·관리하기 위한 지원방안으로는 ‘백신 접종 의료비 무료 등 지원 강화’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4.7%로 가장 높고, ‘감염병 전문 병원의 설립 및 확충’이 29.1%로 나타났다.
의료취약지역 지원방안으로 ‘국가의 의료취약지역 관리 및 지원’이 30.5%로 가장 높고, ‘의료취약지역 의료기관 설치 및 운영 지원’이 23.7%로 그 다음 높게 나타났다.
원격진료에 대해서는 ‘의사와 의사 간의 원격협진’ 73.1%, ‘의사가 원격으로 검사 등의 결과를 확인 판독하는 원격협진’ 71.4%,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원격진료’가 70.4%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 62~73%으로 찬성의 비율이 높았다.
현재 건강상태에 대한 인식수준 조사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건강상태가 좋다고 응답한 사람은 27.5%로 코로나19 발생 전 31.4%에 비하여 낮게 나타났다. 흡연자들의 코로나19 전후 흡연량 증감수준은 증가 20.2%, 감소 19.4%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70.7%가 최근 1년 내 음주경험이 있었으며, 이들 중 코로나19 이후 음주량이 ‘줄어들었다’ 비율은 36.1%로 ‘늘어났다’(16.8%) 대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의료기관 이용행동 및 의료서비스 이용태도에 관한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51.5%가 현재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만성질환은 평균 1.55개라고 응답했다.
일상적 진료를 위해 주로 방문하는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49.4%였으며, 주 방문 의료기관의 유형은 ‘동네의원’ 43.7%, ‘일반병원’ 26.4%, ‘종합병원’ 17.7%, ‘상급종합병원’ 12.2% 순으로 나타났다.
질병 유형별로 이용의향이 있는 의료기관을 물어본 결과, 가벼운 질병(감기·몸살)이 있을 경우에는 ‘동네의원’(70.8%)을 이용하겠다는 사람이 가장 많았던 반면, 맹장수술 시에는 ‘종합병원’ 64.9%, ‘상급종합병원’ 19.0%, 암이나 기타 중병 시에는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83.1%로 가장 많았다.
입원 또는 수술이 필요한 중병 경험 시 의료기관을 선택할 때 고려요인으로는 ‘질병의 심각성’(91.4%), ‘해당 의료기관의 평판’(87.4%) 등이 높게 나타났으며, 전체 응답자의 약 79%가 ‘의사’보다는 ‘의료기관’을 먼저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의사 및 의료기관 신뢰도 조사에서는 국가중앙병원에 걸맞는 병원으로 ‘서울대학교병원’이 31.2%로 가장 높고, ‘국립중앙의료원’ 23.9%, ‘국립암센터’ 14.1% 순이었으며, 해당 병원을 국가중앙병원으로 선택한 이유로 ‘국가기관·공공기관이라서’가 28.0%로 가장 높고, ‘높은 의사·의료진의 수준’ 15.8%, ‘유명하고 잘 알려져서’ 15.4%, ‘신뢰가 가고 믿을 수 있어서’ 13.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분야별 국가중앙병원의 역할 중요 수준으로는 ‘중증질환 및 난치성질환 진료’(87.0%), ‘질병에 대한 연구 활동 및 새로운 의료 기술 개발’(84.9%), ‘국가보건의료 정책 개발과 협력’(83.3%)의 중요 비율이 8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의료기관 유형별 신뢰도를 물어본 결과, ‘BIG5 대학병원’에 대한 신뢰수준이 약 85% 수준으로 그 외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일반병원·동네의원 대비 높게 나타났다. ‘BIG5 대학병원’을 신뢰하는 이유로는 ‘유명하다·인지도가 높다’와 ‘실력이 우수하다·전문적이다’ 응답비율이 15%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BIG5 대학병원 근무 의사’를 신뢰하는 이유로는 ‘실력이 우수하다·전문적이다’(24.0%)와 ‘경험·경력이 풍부하다’(17.7%)가 높았다.
코로나19가 의료서비스 이용에 미친 영향에 대한 조사에서는 예정된 정기 진료가 늦어지거나 만성질환 약물 처방이 늦어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10.3%이며, 만성질환 외의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지연된 경험률은 7.6%, 건강검진 연기 경험률은 25.8%이었다.
코로나19 발생 후, 응급실 치료 경험률은 6.6%이며, 응급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받지 못한 비율은 39.6%였다. 응급실 치료를 받지 못한 주요 이유는 ‘코로나 환자를 접촉할까봐 걱정되어’, ‘주변 응급실이 폐쇄되어 내원 가능한 응급실을 찾기 어려워서’ 등으로 나타났다.
기관별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긍정비율에서는 ‘질병관리본부’가 79.2%로 가장 높앞고, ‘공공 병의원’ 66.7%, ‘보건복지부’ 64.9%, ‘정부’ 61.5%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응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기관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이 34.3%로 가장 높고, ‘서울대학교병원’이 20.9%로 그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재택의료 서비스 인지율은 46.5%, 호감도는 88.1%이며, 재택의료 서비스에 대한 이용의향은 73.9%로 응답자의 약 3/4이 이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재택의료 서비스 이용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로 ‘경제적인 부담없이 이용 가능’과 ‘해당 분야의 전문성 유지’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비대면진료 인지율은 74.3%, 경험률은 4.7%, 향후 도입시 찬성률은 57.1%이며, 비대면진료에 대한 이용의향은 70.3%으로 재택의료 서비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비대면진료 이용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로 ‘환자 개개인의 상황과 특성에 맞게 관리되어야 한다’와 ‘필요 시 대면진료로의 연계가 가능하여야 한다’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홍윤철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장은 “의사인력 증원, 공공보건의료 전문 인력 양성 등 코로나19를 겪으며 의료 인력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며, “해당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코로나19가 건강행동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 이용에도 영향을 미쳤고, 장기적으로는 국민들의 건강 악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고려해 감염병의 예방 관리 뿐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보건의료 정책 수립, 특히 원활한 보건 의료인력의 수급을 위한 의료인력의 근무환경 개선 및 복지 향상, 우수인력 배양을 위한 지원 제도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