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은 ‘병리검체확인시스템’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검체 처리 과정을 검사인력에 의한 수작업에 의존하고, 병리검체 번호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대조함에 따라 빚어지기 쉬운 오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병리검체 조직은 모양과 크기가 다양해 육안으로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블록과 유리슬라이드가 같은 라인인지 대조하는 것으로 구분해왔다. 보통 수술조직이나 생검조직 등 환자의 검체가 병리과로 접수되면 여러 단계의 처리 과정을 거쳐 파라핀 블록과 유리슬라이드로 만들어지게 된다.
검체 정보 확인은 전산 시스템에서 병리번호를 입력하고 조회하는 방법뿐이다. 그러나 실제 블록 및 슬라이드를 제작 과정에서는 정보를 조회하기 어렵고 검체를 다루는 도중에 실수가 일어나 검체나 조직검사 결과가 바뀌어 버리는 중대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의료사고가 야기되기도 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러한 오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병리검사 전(全)과정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병리검체확인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시스템은 검체가 슬라이드로 만들어질 때 바코드가 색인돼 나오도록 설계됐다. 바코드는 검체의 전체적인 검사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검사기록 유지를 위한 트랙킹 기능도 제공한다. 검사자가 바코드를 리딩하면 환자정보 식별은 물론 검체 채취 부위나 크기와 같은 검체 정보, 검사자의 실시간 작업 정보, 타기관 전원으로 인한 대출 이력 조회도 가능하다.
이번 개발된 시스템은 분당서울대병원 자체 전자의무기록(EMR)과 연동해 구축됐다. 대부분의 병리과 관리 시스템은 이미 외국계 병리장비 업체에서 상용화됐으나, 환자의 검체 관련 정보는 당연히 보호돼야 할 개인정보여서 상용제품의 구입, 사용은 보안상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EMR에 병리 시스템을 연동시켜 환자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도모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관계자는 “병리검체 확인시스템의 운영 효과는 바코드 정보를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 하는 기술력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며 “지속적인 아이디어 도출과 개선의지를 바탕으로 병리검사 품질관리, 통계분석, 장비연동 등 안정화 작업과 병리과 업무 프로세스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롱민 분당서울대병원장은 “병리검사 결과는 질병의 치료방향이나 예후와도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이에 대한 높은 안정성과 정확성은 환자의 심리적 안정감과 회복과정에 기여하는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며 “병리검사의 신뢰도 향상 및 오류 발생률 제로라는 목표를 향해 기술적 가치 실현과 개선활동들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