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기의 화면이 작을수록 눈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문남주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팀은 ‘스마트기기의 화면 크기에 따른 눈의 피로도와 조절력의 변화 비교 연구(A comparison of accommodation and ocular discomfort change according to display size of smart devices)’ 논문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1일 소개했다. 

연구팀은 안과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 46명을 대상으로 화면 크기가 다른 스마트폰(Apple iPhone XR)과 태블릿(Apple iPad 9.7)을 이용, 각기 다른 날 다른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각각 1시간 동안 시청하게 했다. 또 기기 사용 전후로 원거리 및 근거리 최대 교정시력, 안압, 자동굴절 검사계를 이용한 굴절력 등을 측정했다. 

근거리 주시 복합운동에 대한 조절력의 주관적 지표로서 조절근점(Near Point Accommodation, NPA), 조절력의 객관적 지표로서 눈모음근점(Near Point Convergence, NPC)을 측정했다. 이밖에 각막과 결막 결손 정도와 눈물막 파괴시간, 사위각(사시각) 측정, 티트무스(Titmus) 입체시 검사를 시행했고, 설문조사를 통해 스마트기기 사용 전후의 주관적인 눈 불편감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스마트폰과 태블릿 두 기기 모두에서 사용 후 얼마나 가깝게 초점이 흐려지지 않고 볼 수 있는지를 검사하는 ‘조절근점(NPA)’이 사용 전 5.24±0.77cm에서 스마트폰 사용 후 5.43±1.19cm, 태블릿 사용 후 5.35±1.01cm로 증가했다. 특히 태블릿 사용시보다 스마트폰 사용 후의 조절력 변화가 1.8배 유의하게 컸다.

또 스마트기기 사용 후 두 기기 모두에서 가까이를 볼 때 두 눈이 모아지지 못하는 상태인 ‘눈모음근점(NPC)’은 사용 전 10.22±1.33cm에서 스마트폰 사용 후 10.46±1.33cm, 태블릿 사용 후 10.30±1.09cm로 증가를 보였다. 스마트폰 사용 후 눈모음근점이 태블릿에 비해 2.5배 멀어졌으며 두 기기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 시 일시적인 안압의 상승과 눈물막 파괴시간의 감소를 보였으며, 태블릿에 비해 스마트폰을 사용한 후 더 심한 눈 피로도의 증가(스마트폰 28.87±9.88점, 태블릿 25.26±13.84점)를 보였으며, 더 빠른 시간(스마트폰 15.04±6.60분, 태블릿 17.83±8.54분)에 피로를 느낀다고 답했다.

문남주 교수는 “1시간 정도의 비교적 짧은 사용에도 불구하고 눈 조절력 측정 시 조절근점과 눈모음근점의 유의한 변화가 나타났으며,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을 본 경우가 화면이 큰 태블릿을 보았을 때보다 더 큰 변화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화면 크기와 상관 없이 20분 이내의 스마트 기기 사용에도 주관적 눈 피로감을 느끼며, 스마트폰 사용 시 태블릿보다 더 빨리, 더 심한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한다”며 “스마트 기기의 화면이 작을수록 눈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어 스마트 기기 사용 시 사용 시간과 용도에 따라 적절한 크기의 스마트기기 선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안과 분야 SCI급 국제학술지인 ‘BMC Ophthalmology(BioMed Central Ophthalmology, IF=1.6)’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