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은 이비인후과 김영호, 핵의학과 김유경 교수 연구팀이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 중 하나인 만성 이명이 뇌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되어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영호·김유경 교수 연구팀은 평균 청력역치가 40dB 미만으로 정상 청력 또는 경도 난청에 해당하고 만성 이명이 진단된 23명의 환자를 경도인지장애(MCI) 진단 여부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누고, 그룹별 양전자 단층촬영(PET) 및 자기공명영상(MRI) 결과를 비교해 만성 이명 환자의 뇌에서 나타나는 대사 및 구조적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에는 두 변수 사이의 유의성을 비교하는 데 활용되는 T 검정(T-test)이 이용됐으며, 연구진은 결과 값이 0.005 미만인 경우 두 변수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 결과, 만성 이명을 가진 경도인지장애그룹은 경도인지장애만을 가진 대조군에 비해 대뇌 회백질(GM) 부피 및 포도당 대사 기능에서 유의한 감소가 확인됐다.
만성 이명을 가진 경도 인지장애그룹은 우뇌 측두엽에 위치한 선엽(Insula) 부위에서 회백질 부피가 크게 감소되어 있었으며, 우측 측두엽 및 좌측 방추 부위에서는 포도당 대사가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노인성 질환인 만성 이명이 인지기능저하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김유경 교수는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명의 명확한 원인이나 기전이 잘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만성 이명이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환자에서 대뇌의 당대사 및 구조적인 변화를 유발하고 대뇌 반구간 네트워크의 교란을 일으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번 결과는 향후 신경 퇴행성 바이오마커로서 이명을 연구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교수는 “노년기에 많이 호소하는 만성 이명은 우울감이나 수면장애 등과 동반되면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며 “특히 경도인지장애는 일부에서 심해지면서 치매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이명 증상이 나타난 고령자는 이명 증상의 치료와 함께 인지기능에 대한 평가도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노화 신경과학 프론티어(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에 2020년 11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