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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심한 코골이, 놔두면 저절로 없어진다? ‘편도-아데노이드 비대증’ 오해와 진실
  • 우승훈 기자
  • 등록 2021-01-26 15:00:37
  • 수정 2021-04-11 19: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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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치하면 성장장애·학습능력 저하 초래, 상태 따라 적절한 치료해야 …

편도선질환은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치료를 위해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간 경험이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편도는 신체의 기초 면역체계와 아주 밀접한 림프조직으로 목 안쪽, 코 뒷부분에 있어 입과 코로 유입되는 세균 등으로부터 인체를 방어하기 때문에 탓에 각종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중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을 들 수 있다.

편도는 구개편도(목편도), 비인강편도(아데노이드, 코편도, 인두편도), 설편도(혀편도)가 환상을 이뤄 인두 주위에 분포한다 편도 또는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호흡과 관련된 이들 조직이 반복적으로 감기나 세균성 감염에 노출되거나, 과로 등으로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져서 발병한다. 코골이와 구강호흡, 수면무호흡증 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고 학습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그러나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반대로 너무 걱정한 나머지 잘못된 치료에 나서기 쉽다. 민현진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말로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의 주요 증상, 방치 시 발생 가능한 문제, 수술 시행 여부와 관련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심한 코골이, 구강호흡은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 때문이다? … Yes

아이가 코를 심하게 골거나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쉴 경우 가장 먼저 의심할 수 있는 질환이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이다. 호흡기의 통로 역할을 하는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면서 호흡이 힘들어진다.

편도선 표면에는 크립트(crypt)라는 수많은 홈이 있어 애초에 여러 세균들이 살고 있다.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입 또는 코로 들어오는 병균으로부터 신체를 방어하느라 열심이지만 병원체나 과로에 노출되면 위치와 조직적 특성상 정상적인 면역반응 균형이 깨지면서 림프조직이 점점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다.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작아진다? … No

한 번 커진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절대 저절로 작아지지 않는다. 따라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통증도 심하지만 염증이 코 또는 귀 등으로 퍼질 경우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혈관을 통해 염증이 전신으로 퍼지면 신장염과 류마티스관절염 등 전신성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 방치하면 기도폐쇄(코골이), 성장저하, 안면발육 이상, 치열 및 교합장애, 면역기능 저하 등이 초래 또는 악화될 수 있다.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비대해지면 자연스럽게 코가 아닌 입으로 숨쉬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아이들은 구강호흡이 지속될 경우 얼굴이 길어지고 콧대가 좁고 작으며 하안검이 처지고 잇몸이 드러나며 앞니가 돌출되고 무턱이 돼 우둔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아데노이드 얼굴형으로 변형될 수 있다.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에 의한 코골이, 크면 나아진다? … No

아이가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으로 코골이를 심하게 해도 어느 정도 성장하면 상태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부모가 상당수다. 하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 얘기다.

아이가 자라 점차 얼굴 골격이 발달하면 기도가 넓어지고 면역력도 차츰 성숙해지면서 편도와 아데노이드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져 코골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편도 비대가 너무 심해 코로 숨쉬기 힘들 정도에 이르면 얼굴 골격의 성장 자체가 상대적으로 더디어지면서 코골이 증상이 서서히 조금씩 좋아지긴 하지만 상당 기간 힘들어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이의 코골이가 심하고 입으로 숨을 쉬거나, 중이염·비염·편도염 등에 자주 걸리고, 평소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면 편도 및 아데노이드비대증을 의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아이의 성장을 방해한다? … Yes

편도 및 아데노이드가 비대해지면 코골이, 구강호흡, 수면무호흡증이 유발된다. 이 때문에 깊은 수면이 어려워지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원활치 못해 성장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대개 밤 10시 경에 분비되기 시작, 새벽 2시에 최고치에 이른다. 성장기 아이들의 성장호르몬 농도는 깊은 수면 중 가장 활발하게 분비돼 최대치까지 상승하게 된다. 반면 아이가 깊은 수면을 충분히 하지 못할 경우 성장호르몬이 하루 종일 분비돼 최고 농도에 이르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효과적인 성장 자극이 일어나지 않아 성장이 방해를 받는다. 

수면장애는 또 인지능력 또는 집중력이 떨어뜨려 학습능력 저하를 초래한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신체적, 지적 성장이 지연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아이에게만 발생한다? … No

어릴 때는 편도가 잘 보이지만 성인이 되면 퇴화해 크기도 줄어들어 입을 벌렸을 때 잘 보이지 않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비대한 경우도 적잖다. 성인이 됐는데도 어릴 때 매우 커져 있던 편도가 작아지지 않거나 되레 커지는 비정상적인 경우도 있다. 

이처럼 성인이 돼서도 편도가 큰 경우를 ‘편도비대증’이라고 한다. 편도비대란 편도가 만성적으로 부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편도염을 자주 앓으면 이런 상태가 되기 쉽지만 편도염을 앓지 않았음에도 편도가 커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 … No

아이에게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이 있는 경우 대부분의 부모들은 수술을 떠올리고 그로 인해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이 발생했더라도 무조건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시행할 수 있다.

감염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커진 경우, 편도선 크기가 생각보다 작은 경우엔 항생제와 소염제 등 약물치료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약물치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수술적인 치료가 불가피하다. 특히 수면무호흡이 자주 발생하고 코골이가 심한 경우,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반응하지 않을 경우, 부비동염·비염·편도염·중이염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라면 수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제거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 No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제거하면 아이의 면역력이 저하될 것이라 오해하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하게 규명된 바는 없지만 감염에 대한 방어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면역력이 충분하지 않은 시기, 즉 골수의 발달이 충분하기 전까지 부족한 면역력을 위해 존재하는 방어기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세 이상의 경우 면역작용이 증가해 실질적으로 하는 역할이 없다. 특히 면역력이 커진 후에는 퇴화해 작아지고 조직이 섬유화 돼 면역기능과는 무관하게 된다.

따라서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커져 몸에 이상을 일으키는 편도 및 아데노이드를 제거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이에게 편도 절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위험하다? … No

편도를 아예 잘라내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부모도 많지만 각종 병균의 침입을 막는 등 여러 역할을 하던 편도도 소아기 이후에는 별다른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편도를 절제한 경우라도 일상생활을 하는데는 별다른 지장이 없어 안심해도 된다.

수술이 가장 적합한 시기는 만 4~6세로 만 3세 이전에 코골이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보통 수술보다는 경과 관찰을 하지만 편도 비대가 심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경우 연령과 무관하게 수술을 결정한다.

편도 절제 수술의 경우, 편도 조직을 최대한 제거하고 상처에서의 출혈을 막기 위해 2주간 죽처럼 부드러운 음식만 먹는 방법이 표준치료법으로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흡인절삭기를 사용해 편도조직 중 다른 정상 조직에 상처를 주지 않고 과도하게 커진 부분만 제거하는 PITA라는 수술방법이 이용되고 있는데 기존 편도절제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수술 후 출혈의 빈도도 낮으며, 합병증 위험이 적고 회복이 빨라 수술 후 3일째부터는 정상 식사도 가능하다.

하지만 남아 있는 편도조직이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가 자라날 수 있는 단점도 있는 만큼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의해서 수술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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