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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 지분 14% 소유 캐나다 제약사, 루푸스신염 FDA 신약 승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1-25 22:08:56
  • 수정 2022-09-21 15: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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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구요법제 ‘룹카이니스’ 최초의 질환 적응증 획득 … 현재는 스테로이드와 장기이식거부반응 치료제가 전부, 독성도 강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주도 빅토리아에 소재한 오리니아파마슈티컬스(Aurinia Pharmaceuticals)는 지난 22일 성인 활성형 루푸스신염(lupus nephritis, LN) 치료제 ‘룹카이니스’(Lupkynis 성분명 voclosporin 보클로스포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일진그룹 계열사 일진SNT가 약 14%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여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룹카이니스는 기존 면역억제제 표준요법제(standard-of-care, SoC)와 병용하는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경구용 약물 중 루푸스신염 치료제가 FDA의 허가를 취득한 것은 이 약이 처음이다. 이 질환은 자가면역질환인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에 의해 고빈도로 나타나는 최중증 합병증으로서 비가역적인 신장손상이 유발되고 신부전, 심혈관계질환, 사망에 이를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

 

룹카이니스 승인은 중추적 글로벌 AURORA 3상 및 AURA-LV 2상(연장연구) 연구에 근거해 이뤄졌다. 룹카이니스는 기존 표준요법제와 병용요법으로 SoC+위약 병용요법군과 효과를 비교했다.

 

SoC는 경구용 면역억제제인 미코페놀레이트 모페틸(mycophenolate mofetil, MMF)과 저용량 스테로이드 투여로 이뤄졌다. 미코페놀레이트 모페틸은 로슈의 ‘셀셉트캡슐’(Cellcept)이 오리지널약으로 장기이식 후 급성 면역거부반응에 스테로이드,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 타크로리무스(Tacrolimus) 등 경구제와 병용 투여한다. 루푸스신염에는 기존 표준요법에 치료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심각한 경우 또는 세계보건기구 기준 3단계 또는 4단계로 확진된 경우에 투여된다.  

 

임상시험 결과 룹카이니스(하루 2번, 23.7mg 복용)+표준요법제 병용군은 표준요법제+위약군에 비해 2배 이상 신속하게 완전신장반응(complete renal response)에 도달했을 뿐 아니라 요중 단백뇨-크레아티닌 비율(urine protein creatinine ratio, UPCR) 50% 감소에 이르는 속도도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UPCR은 신장 내 단백질 수치를 모니터링하는 표준 측정법이다.


룹카이니스는 면역체계의 핵심인 T세포를 활성화하는 신호단백질인 칼시뉴린(calcineurin, CaN, calcium and calmodulin dependent serine/threonine protein phosphatase) 효소에 결합하는 면역억제제로, T세포가 친염증 매개물질인 인터루킨-2(IL-2)을 통해 자가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것을 차단해 신장의 염증을 줄이는 기전을 갖고 있다.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FDA 승인을 받았다. 앞서 2016년에는 FDA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받았다. 이번 FDA 승인으로 조기에 룹카이니스를 투여하면 장기적으로 한층 양호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비가역적인 신장 손상의 예방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회사 피터 그린리프(Peter Greenleaf) CEO는 “이번 허가는 루푸스 신염 커뮤니티에 하나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승인된 라벨은 룹카이니스의 유효성과 안전성은 물론 오리니아의 독점적이고 특허받은 약력학적 투요용법의 프로토콜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약은 체중이 체중이 45kg 미만인 환자에서는 매일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20mg, 45kg 이상이면 25mg을 투여한다. 이후 16주차에 하루 2.5mg으로 낮추는 게 목표다. 3단계 또는 4단계 기준 환자만 임상에 참여했으며 가상 신장사구체여과율(eGFR)은 45mL/min/1.73㎡였다.

 

AURORA 임상을 총괄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대학병원의 브래드 로빈(Brad H. Rovin) 신장내과 교수는 “수년 간 루푸스신염 환자를 치료하는 일은 들은 치료하는 일은 도전적인 일이었다”며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데다가 이마저 중등도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 독성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로빈 교수는 “FDA가 ‘룹카이니스’를 승인함에 따라 환자들을 한층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면서 신속하게 작용하는 치료제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며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어들게 됐고 환자들도 이를 평가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립신장재단(National Kidney Foundation, NKF)의 조셉 바살로티(Joseph Vassalotti)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아프리카와 아시아계의 후손들에게서 유병률이 4배 높게 나타나는데다 히스패닉계와 라틴계,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유병률도 2배 정도 높은 파괴적이고 생명을 단축하는(life-diminishing) 질환에 대응할 새로운 치료제가 확보된 것을 환영한다”며 “룹카이니스가 의료 형평성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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