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운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비빈혈군 대비 당뇨병 발생 위험 약 1.4배 높아 … 가벼운 빈혈도 간과 말고 진료 받아야
나승운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 최병걸 고려대 부설 심장혈관연구소 연구교수 공동연구팀의 연구결과, 심혈관질환 위험군(고령, 협심증, 고혈압, 관상동맥질환자 등)에서 빈혈이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4년 1월부터 2013년 2월까지 병원을 방문한 심혈관질환 위험군 중 당뇨병이 없는 환자 1만7515명을 빈혈군(2907명)과 비빈혈군(1만4608명)으로 나누어 5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빈혈군의 11.5%(122명), 비빈혈군의 7.9%(456명)에서 당뇨병이 발병돼 빈혈군의 당뇨병 발생률이 비빈혈군보다 37.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망률도 빈혈군에서는 3.0%(42명)로 비빈혈군 0.8%(52명) 보다 4배 높았으며, 심근경색 발생 위험 또한 빈혈군에선 1.3%(19명)로 비빈혈군의 0.4%(29명) 보다 3.2배 높았다.
지금까지 당뇨병 환자에서 빈혈은 매우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빈혈환자의 당뇨병 발생 위험을 분석한 연구는 드물었고, 특히 심혈관질환 위험군에서의 당뇨병 발생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나승운 교수는 “심뇌혈관질환의 주요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는 당뇨병은 삶의 질뿐만 아니라 장기 생존율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진단, 관리 및 예방이 매우 중요한 질환의 하나”라며 “빈혈을 가벼운 질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방치하면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심장에 부담을 주게 되고 심장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므로 주의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병걸 연구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 심혈관질환 위험군에서 빈혈 증상이 심할수록 당뇨병의 위험이 증가함을 확인했다”며 “빈혈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고 무증상인 경우도 있으며, 원인 질환이 다양해 다른 질환과 연관 되었을 수 있다. 특히,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관상동맥질환자, 고혈압 환자, 노년층 등은 빈혈이 간과되거나 무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2020년 12월 19일 생리학, 약리학, 약학분야 국제 학술지 ‘Clinical and Experimental Pharmacology and Physiology’에 온라인판으로 게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