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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늑장 준비에 미국, 유럽에선 각 50만명 접종 … 불신론 여전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12-23 12:32:13
  • 수정 2020-12-23 12: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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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민의 70% 이상 맞아야 ‘집단면역’ … 영국선 변이 출현, AZ·화이자·모더나는 “효과 있을 것” 자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백신 국내 수급 문제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10번도 넘게 과하다고 할 정도로 물량을 확보하라. 대강대강 생각하지 마라”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게 지시했다는 브리핑을 22일 했고, 여당은 야당더러 백신 관련 무책임한 정치화를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야권은 정부가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에서 22일 1092명이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나오는 등 최근 연일 1000명 안팎으로 집계되면서 백신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 아마도 신규 코로나 환자가 200~300명 안팎으로 관리됐더라면 이런 정치 갈등이 불거지지 않았겠지만 1000명이 넘어서며 국민의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백신 수급에 대한 국민의 원망이 커지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1일 거주지인 델러웨어주 뉴어크에서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백신을 맞고 있다.
미국은 이미 화이자와 모더나의 2개 백신이 현재 두 개의 코로나19 백신이 미국에서 승인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21일 오후 화이자, 바이오엔텍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거주지인 델라웨어주 뉴캐슬 뉴어크(Newark)의 크리스티아나케어 병원에서 백신을 맞았다. 앤서니 파우치(Anthony S. Fauci)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NIAID) 소장도 22일 모더나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바이든 당선자가 78세로 고령인데다, 미국 코로나19 대응 최고권위자이면서 80세로 공개접종에 나선 미 행정부 인사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파우치가 맞으면서 국민의 백신 신뢰도를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 등 미 행정부, 정계의 주요 인사들이 화이자의 백신 접종을 마친 바 있다.
 
그동안 미국민의 백신 불신은 11월까지만 해도 약 60%였고 12월초에는 40%에 달했는데 이같은 주요 인사의 퍼포먼스로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민의 코로나19백신 조기 승인에 대한 반응은 아직은 미지근하다. 조기 급속 승인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적극적인 트럼프의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독려가 없었더라면 백신의 혜택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트럼프 지지자 중에서도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사람이 상당수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하고 있다. 다만 이미 수년 전부터 인위적인 백신 접종을 거부하겠다는 소수지만 결코 적잖은 상당수가 존재해 백신 접종이 얼마나 보편화될지는 미지수다.
 
화이자 백신은 지난 11일 긴급사용승인이 나온 이후 의료진과 장기 요양시설 입소자·직원 등 필수인력과 취약계층을 우선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져 지난 21일 기준 55만6208명이 맞았다.
 
모더나의 백신은 지난 1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고 불과 3일 만인 21일부터 미국 전역에 공급되고 있다.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의료 종사자들과 요양원 거주자에게 우선 제공된다.
 
두 백신은 모두 mRNA 방식 백신으로 두 번 맞게 돼 있다. 화이자는 4만4000명, 모더나는 3만명에 달하는 피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이뤄졌다. 화이자 백신은 21일 간격으로, 모더나 백신은 28일 간격으로 접종한다.
 
화이자 백신은 3상 시험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주사를 맞은 후, 특히 두 번째 접종 후 하루나 이틀 동안 부작용을 경험했다. 55세 미만 백신 접종자 중 가장 흔하게 보고된 부작용은 팔 통증이었고, 그 다음은 피로(두 번째 주사 후 60%), 두통(두 번째 주사 후 52%), 기타 근육통(37%), 오한(35%) 등이 뒤를 이었다. 약 28%는 첫 번째 주사 중에, 45%는 두 번째 주사 후에 진통제를 복용했다.
 
3상 시험에서 모더나는 가장 흔한 부작용은 피로, 근육 뻐근함과 통증, 관절 통증과 두통, 주입부의 통증, 붉음, 부음 등이다.
 
두 백신은 약 이틀 내지 며칠 간 기분이 좋지 않은 것 외에 매우 적은 수의 부작용을 보고했다.
 
21일 기준 화이자 백신이 처음 승인된 영국에서 두 명, 미국에서 여러 명이 강한 알레르기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아주 작은 부분으로 간주된다.
 
미국 정치권 인사들이 주로 화이자 백신을 맞은 반면 미국의 주요 보건당국자들은 모더나의 백신을 접종받을 예정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알렉스 아자르(Alex M. Azar) 보건복지부 장관, 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Collins) 미국 국립보건원(NIH) 원장 등이 22일 모더나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파우치는 백신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공개적으로 주사를 맞겠다고 밝혀왔고, 미국에서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미 국민의 7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약 40%의 안티백신 성향이 마음을 돌려 접종 대열에 동참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에서 코로나19백신은 무료 접종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도 지난 21일 화이자 백신을 승인했다. 당초 예정보다 1주일 빨리 허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부터 EU 27개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한편 영국에서 변종 바이러스 출현했다는 보도가 21일 나와 프랑스, 독일, 벨기에, 러시아, 스위스 등이 영국발 입국을 차단했다. 영국에서는 이미 50만명이 화이자 백신(첫 접종)을 맞은 상태다.
 
지난 9월 하순 영국에서 발견된 ‘B.1.1.7’(G형 변이의 일종)로 불리는 변이체는 감염력은 최대 70% 더 크며, 어린이에게 쉽게 전염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의) AZD1222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돋은 단백질 스파이크의 유전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면서 “이번 변이체에서 발견된 유전암호의 변화가 단백질 스파이크의 구조를 바꾸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변종 코로나에 대한 20개 효능 검증 실험이 이뤄졌고 기술적으로 6주 내 새로운 백신 제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모더나도 변종 코로나에 대한 효능 연구에 착수했고 자사의 백신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미야 수와미나탄(Soumya Swaminathan)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는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는 인플루엔자(계절성 독감)보다 훨씬 느리게 변이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많은 변화와 돌연변이가 있었지만 현재 사용 중인 치료제나 약품, 개발 중인 백신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독감백신처럼 매년 바이러스주를 바꿔 백신을 생산할 필요는 없다는 잠정적인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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