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세르비에(Servier)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소재 아지오스파마슈티컬스(AGios Pharmaceuticals)로부터 항암제 분야를 선불금 18억달러를 포함해 최대 20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2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두 회사는 2억달러의 인허가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지급키로 합의한 계약이 이사회에서 승인됐고 2021년 2분기에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혈관 대사질환 전문인 세르비에는 이번 인수로 허약했던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종양학에서 충족되지 않은 의료 수요를 감안, 전체 연구개발의 절반을 항암제에 투입키로 전략을 바꾸면서 최우선 순위를 암에 두기로 했다. 세르비에는 이번 인수로 아지오스의 종양학 포트폴리오 관련 직원을 승계하면서 2018년부터 운영해 온 미국 자회사의 위상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세르비에가 이번 인수로 얻은 제 1자산은 IDH1(isocitrate dehydrogenase-1) 변이 억제 표적치료제인 ‘팁소보정’(Tibsovo 성분명 이보시데닙, ivosidenib)이다. 2018년 7월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터 IDH1 변이를 가진 재발성 또는 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로 처음 허가를 얻었다. 이어 2019년 5월 2일엔 새롭게 진단된 IDH1 변이 AML 환자 중 75세 이상이거나 집중 화학요법제가 부적합할 것으로 보이는 동반질환을 가진 경우에 투여하는 단독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범위를 넓혔다. 애보트의 동반진단 검사(Abbott RealTimeTM IDH1 Assay)를 통해 IDH1 변이를 가지고 있는 게 확인돼야 한다.
IDH1 변이가 있으면 비상적으로 발암 대사물질인 2-hydroxyglutarate (2-HG)가 증가하는데 팁소보를 이를 억제한다.
팁소보는 3상 임상에서 다른 치료제와 병용요법으로 이전에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IDH1 변이 담관암(cholangiocarcinoma)과 골수이형성증후군(MDS)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세르비에는 또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아지오스가 공동 판매 중인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인 ‘아이디하이파’(Idhifa 성분명 에나시데닙 enasidenib)도 인수한다. IDH2 변이를 가진 재발성 불응성 AML 환자를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로 2017년 8월 1일 FDA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계약으로 IDH 돌연변이가 있는 저등급 신경아교종(느리게 성장하는 뇌종양의 일종)에 대해 현재 3상 시험 중인 IDH1 및 IDH2 변이 단백질의 이중 억제제인 보라시데닙(vorasidenib)을 포함한 다른 아지오스의 신약후보물질이 세르비에로 넘어간다.
세르비아는 특히 MTAP가 결손된 비소세포폐암 및 췌장암 환자를 위해 개발 중인 MAT2A 억제제인 AG-270, DHODH 억제제인 AG-636, 기타 초기 개발 단계의 종양학 연구 프로그램을 확보하게 됐다.
아지오스는 팁소보 등 이들 허가된 백혈병 치료제가 독점권을 잃을 때까지 판매액의 5%를, 보라시데닙에 대해서는 판매 첫 해 매출액의 15%를 로열티로 받게 된다.
심혈관·대사질환 전문 세르비에, 종양학에 올인 … 덴마크 심포젠 인수, 프랑스 셀렉티스 권리 확장
세르비에 대표인 올리비에 로로(Olivier Laureau)는 “정밀의학에 전문성을 가진 아지오스 종양학 파이프라인의 전략적 인수는 이 분야에서 인정받는 플레이어가 되고자 하는 우리의 야망과 일치하며 의료 수요가 충족되지 않은 암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를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뒷받침한다”며 “세르비에 그룹이 미국서 입지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핵심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비에는 항암제 분야 진출을 위해 올 4월 초에 덴마크의 항체 전문 항암제 개발 기업인 심포젠(Symphogen)을 인수했다. 이 회사의 파이프라인인Sym004과 Sym015는 각각 결장직장암(대장암)과 폐암을 겨냥한다. 또 FLT3를 표적으로 하는 Sym027, AXL 표적 Sym028, CD40 표적 Sym029 등 3가지 항체 항암제를 갖고 있다.
Sym004는 미국 머크(MSD)가 6억2500만달러에 사들였다가 반환한 프로그램으로 이중항체가 EGFR 수용체의 공격해 종양의 증식을 멈추도록 설계돼 있다. 화이자의 PD-L1 억제 면역항암제인 ‘바벤시오주’(Bavencio 성분명 아벨루맙, avelumab)와 병용요법제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르비에는 또 한달 전인 3월 초에 프랑스 셀렉티스(Cellectis)에 선불금 2760만달러(2500만유로)와 추가 마일스톤을 지급하기로 계약을 갱신해 CD19를 타깃으로 하는 CAR-T 치료제의 권리를 확장했다. 2014년 셀렉티스는 처음으로 기성품용(off-the-shelf) CAR-T 치료제 권리를 세르비에에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가 가능성이 점쳐지자 세르비에가 적극 나섰다.
세르비에 미국 자회사인 세르비에파마 대표인 데이비드 리(David K. Lee)는 “아지오스는 정밀의약품 개발 및 상용화에 검증된 실력을 보여준 세포대사 분야의 선두주자”라면서 “연구, 개발, 기술운영, 상업적 역량 등에서 경험이 많은 아지오스 인재와 종양학 사업을 인수함으로써 미국에서 다른 혈액암 분야로 즉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으며, 고형암 분야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본래 항암제 개발에 뿌리를 둔 아지오스는 이번에 종양학 파이프라인이 대거 빠져나감에 따라 유전적인 요인에 의한 병들에 대한 신약개발을 배로 늘릴 예정이다.
아지오스는 우선 지중해빈혈(thalassemia) 및 피루베이트키나제(pyruvate kinase, PK) 결핍증과 같은 비 암성 혈액질환에서 임상 중인 미타피바트(Mitapivat) 등과 같은 신약개발 프로그램에 에너지를 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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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미타피바트는 3상 연구결과가 성공적으로 도출돼 내년 FDA 신약승인 제출을 앞두고 한 등급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내년에 미국과 유럽연합(EU) 승인을 확보하면 2022년에 약물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지오스는 마타피바트 외에도 변이형 또는 야생형(정상) PK-R 효소를 활성화해 빈혈, 근육병증, 망막질환, 선천성 대사질환을 겨냥하는 임상 단계 프로그램인 AG-946도 보유하고 있다.
아지오스의 재키 파우즈(Jackie Fouse) CEO는 “피루베이트키나제(PK) 결핍 지중해빈혈 및 겸상적혈구질환 환자를 위한 새로운 잠재적 치료 옵션이 될 미타피바트와 함께 PK 활성화 및 세포대사에서 선구적인 리더십을 갖춘 AG-946 등 풍부한 파이프라인은 아지오스의 단기 및 장기 미래를 충족시켜줄 가치 창출의 촉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