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지난 11월 말 말기 신부전을 앓고 있는 38세 여성 환자에게(B형 혈액형) 작은 아버지(52세, A형 혈액형)의 신장을 이식하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이로서 센터는 2009년 5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처음 성공한 후, 11년 만에 300례를 달성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첫 이식 후 100례까지 6년, 101~200례까지 3년, 201~300례까지는 2년으로 점점 기간이 단축돼 11년 만에 300례에 도달했다.
이 병원의 장기이식 역사는 명동 소재 성모병원에서 1969년 3월 25일 국내 최초의 신장이식 성공 이후 강남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그동안 소장이식, 간·신장 동시이식, 혈액형 부적합 이식, 탈감작 이식 등 고난이도 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우리나라 장기이식을 선도해왔다. 신장이식팀은 혈관·이식외과, 신장내과, 진단검사의학과, 신장병리 및 전문 코디네이터 등 다학제 의료진으로 구성돼 있다.
300례의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분석한 결과, 전체 생체 신장이식에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첫 해 11% 정도였지만, 그 비중이 점차 늘어 올해엔 39%로 상승했다.
가장 많은 수혜자와 공여자의 관계는 부부였다. 혈액형 부적합 부부이식은 100례까지 44%를 차지했으며, 이후에는 절반 이상(55~57%)을 점했다. 즉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2명 중 1명은 부부간 이식이다.
혈액형 부적합 이식은 고령 환자 이식, 재이식, 다장기 이식까지 영역이 확대됐다. 300례 중 수혜자가 65세 이상인 경우는 18명(6%)이며, 최고령환자는 73세, 재이식으로 혈액형 부적합 이식을 시행한 경우는 총 39건(13%)이었다. 이 중 두 번째 이식 36건, 세 번째 이식이 3건이었다. 신장과 간을 동시에 혈액형 부적합 이식을 통해 성공한 사례도 나왔다.
이식신 1년, 3년, 5년 생존율은 첫 100례에서 95.9%, 91.8%, 86.5%였다. 101~200례에서는 97.2%, 91.4%, 86.4%로 더 향상됐다. 200례 이후의 이식신 1년 생존율은 100%를 기록하고 있다. 이식신 생존율이란 이식 후 신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해, 다시 투석받거나 재이식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을 뜻한다.
양철우 장기이식센터장(신장내과 교수)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도입되면서 혈액형 부적합 때문에 이식할 수 없었던 말기신부전 환자들에게 이식의 기회가 증가했고, 이식에 필요한 필수 약제와 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더욱 활성화됐다”며 “부부이식이 전체 혈액형 부적합 이식의 50%를 상회한다는 점은 우리나라의 가정문화가 건강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긍정적인 지표로 생각한다 ”고 말했다.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감염에 민감한 장기이식 환자만을 위한 중환자실, 수술실, 병동, 외래공간을 분리 운영하고 있다. 전문 의료진의 지속적인 보강과 각 장기별 코디네이터의 밀착 지원 시스템으로 이식 환자와 기증자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