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폐손상 치료에 효과적인 후보물질이 발견됐다. 그동안 급성폐손상 시, 인공호흡기와 보존적 치료 외에 치료 방법이 없던 상황에서 이번 후보물질의 발견으로 급성 폐 손상 환자에게 약물치료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은혜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박무석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재영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남궁완 연세대 약대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급성폐손상/급성호흡부전증후군에서 ‘펜드린’ 단백질의 역할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IF 8.579)최신호에 게재됐다.
급성폐손상은 패혈증, 쇼크, 출혈, 췌장염, 외상 등 심한 내과적 스트레스 혹은 외과적 손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중환자실 치료 환자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폐 합병증이다. 이 중 가장 심각한 형태인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경우 사망률이 30~50%에 이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연구와 중환자 치료법 발전에도 불구하고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의 치료는 인공호흡기와 보존적 치료에 국한된 실정이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세균 독소인 리포다당체(lipopolysaccaride, LPS)를 주입한 폐렴 유도 급성 폐손상 마우스모델 실험을 통해 ‘펜드린(pendrin)’ 단백질의 역할을 규명하고 남궁완 교수팀이 개발한 ‘펜드린 억제제’의 효과를 확인했다.
‘펜드린’ 단백질은 몸에 있는 여러 종류의 세포에서 이온을 상호 교환하는 단백질로, 내이(inner ear), 갑상선 및 기도의 상피 세포 등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흡기 질환 중 천식, 만성폐쇄성질환, 알레르기비염 환자에서 펜드린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 세균독소인 LPS를 주입한 급성 폐손상 마우스모델의 기도 및 폐포에서 펜드린이 과발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펜드린이 과발현하는 현상을 보인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펜드린 억제제(YS-01)를 주입해 폐손상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펜드린 억제제’ 투여 시 폐포 내강에 티오시안산(thiocyanate) 및 하이포티오시아네이트(hypothiocyanite) 이온의 유입 감소,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 NF-kB 억제, 염증 사이토카인 감소 등으로 폐손상이 억제되는 기전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41명의 폐렴 유발 급성호흡곤란증후군 환자와 폐손상이 없는 25명의 환자의 기관지폐포세척액을 분석해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겪는 환자에서 펜드린이 과발현하는 현상을 확인해 실제 환자에서도 임상적 연관성을 확인했다.
이은혜 교수는 “그동안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급성 폐손상시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이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기도와 폐 상피세포에 존재하는 펜드린이 급성 폐손상 및 급성호흡부전증후군의 중요한 치료 표적이 될 수 있음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최재영 교수는 “연세대 약대와 공동연구해 더 발전적인 결과를 도출해 의미가 크다”며 “급성 폐손상 시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더 다양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