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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
한시적 비대면진료 성과는 성공적 … 수익성‧전문인력 등 난관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11-27 18:17:49
  • 수정 2020-12-01 0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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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병원 쏠림현상 없고, 의료소외지역 경제적 효과 커 성공적 시도 … 플랫폼 개발 및 지속성 확보가 관건
대한병원협회가 26~27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Digital Transformation”을 주제로 KHC(Korea Healthcare Congress) 2020 온라인 행사를 개최했다.
비대면진료(원격의료)는 의료계와 정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갈등 요소다. 대한병원협회가 27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KHC(Korea Healthcare Congress) 2020 행사에서는 정부가 올 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확산에 즈음해 한시적으로 운영했던 비대면진료의 실제 효과를 짚어보고 한국형 비대면진료의 방향을 예측하는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비대면진료’를 주제로 한 분과발표에서는 오승민 명지병원 버추얼케어센터장, 정경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손대경 국립암센터 헬스케어플랫폼센터장 등이 3명이 발표자로 나섰다.

비대면 50% 의원급에서 만성질환자 대상 … 지속적 발전 위해서는 수익성 담보돼야
 
오승민 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비대면진료를 돌아봤을 때 사전에 우려됐던 대형병원 쏠림현상 등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절반 이상이 1차병원에서 만성질환자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또 대도시보다는 농촌과 도서지역에서의 비대면진료로 인한 비용절감효과가 크게 나타나 비교적 성공적인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2월 24일부터 8월 30일까지 집계된 비대면진료(전화상담)는 약 7500여 의료기관에서 약 70만건이 진행됐으며 청구액은 100억원 정도다. 이 중 50%인 35만건은 의원급에 이뤄졌다.

또 9월 20일까지 집계된 77만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진료과는 내과 50.9%, 일반의 10.7%, 신경과 5.9%, 소아청소년과 5.6% 순으로 만성질환자의 진료가 주로 이뤄지는 내과의 비대면진료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뿐만 아니라 1인당 1년간 시간‧비용‧교통비‧기타지출비 등을 고려한 절감편익을 살펴보면 도시인 강릉은 27만원, 산간지역인 양양은 97만원, 도서지역인 보령은 227만원의 비용이 절감돼 의료소외지역일수록 비대면진료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비대면진료는 조만간 정착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다만 그에 앞서 의료법 개정과 신뢰성 있는 플랫폼 구축 등이 이뤄져야 하며 특히 환자의 정보를 다루는 데 많은 사항들이 합의돼야 한다고 오 센터장은 지적했다.

효과적인 비대면진료를 위해서는 PGHD(Patients Generated Health Data, 환자가 자발적으로 생산한 건강데이터)의 소유권이 병원에서 환자로 넘어가야 한다. 이 때 이 기록을 누구와 공유할 것인가? 혹은 어디까지 공유할 것인가? 이상신호에 대한 의료기관의 개입 선은 어디까지이며, 이로 인한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등의 딜레마가 발생할 수 있다. 오 센터장은 환자의 자율성이 커지는 만큼 환자의 책임도 커지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비대면진료가 발전하려면 수익성이 담보돼야 한다며 장례식‧식당‧주차장 등 병원 수익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던 부대시설 부문 수입이 비대면진료 플랫폼으로 대체될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대면진료 사업이 지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의사들을 유입할 수 있는 일자리로서 메리트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비대면진료 전문인력 라이선스 도입 고려 … 공공병원 특수진료 적용 후 1차 진료로 확대

정경수 교수도 한국에 맞는 수익성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전달체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1차 의료기관 위주의 적용보다는 의료전달체계와 관계없는 권역 공공의료병원 등 특수진료 분야에 먼저 적용 후 1차 진료로 확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비대면진료가 보편화된 미국의 플랫폼인 ‘텔레닥’ ‘펠로톤’ 등은 의료행위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며 “직접적인 수익성도 기대보다 떨어지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또 초진 진료와 처방까지는 유리하나 재진과 검사 등으로 연계되기 번거로워 만성질환자들에게 적용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플랫폼 선두 주자인 ‘굿닥’ ‘메디히어’ 등도 병원 예약과 초진상담 등은 잘 이뤄지는 편이나 재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다며 활성화를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플랫폼 특성상 1위 기업이 나타다면 공룡처럼 독식할 수 있어 국내 상황에 맞는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서둘러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에서 플랫폼 사업을 주도한다면 의사 중 비대면 정보로도 진단할 수 있는 의료인력을 육성해 라이선스를 발급하는 등의 보장제도를 운영해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지금 비대면진료가 1차병원(의원급) 등에서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향후 플랫폼 상황에서는 고령자가 많은 만성질환자가 비대면진료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지금도 비대면진료를 경험한 환자의 상당수가 불만족을 표시했다”고 알렸다.

정 교수는 “의료계가 비대면진료를 외면하기만 할 게 아니라 적극 개입해 올바른 방향으로 구축될 수 있도록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서 원내감염 막고 진료효율성 높이는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 필요

손대경 센터장은 감염병 유행 시기에 원내 전파 및 의료진 감염을 예방하면서도 감염자들을 상시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진료하기 위해서는 병원 내에서도 비대면진료가 가능한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선통신 기반 비대면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을 주제로 코로나19 의료진들이 방호복 착용과 고강도 업무에 번아웃돼 퇴사하는 일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환자와 접촉을 줄여야 감염 위험이 낮아지지만 상세한 모니터링과 의료진의 케어가 필요하다는 모순이 발생한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비대면 모니터링과 환자의 건강상태를 상담할 수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뿐이라고 강조햇다. 이와 관련, 국립암센터가 구축 중인 ‘비대면 스마트병실 시스템’을 소개했다.

즉 효과적이고 만족도 높은 스마트 진료 솔루션 개발을 위해 △무선기반 전자의무기록(EMR) 연동 의료기기 △로봇을 활용한 병실 서비스 및 환자케어 시스템 △화상통신 기반 실시간 환자-의료진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등을 제시했다.

예컨대 환자의 개인의무기록과 연동해 체중·활력징후 등이 자동 기록되게 하고, 물류 이송‧안내‧입원 교육 등을 로봇에 맡기며, 의료진과의 커뮤니케이션은 화상을 통해 진행하는 방식으로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도 진료와 케어는 세심하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스마트 헬스케어는 병실을 넘어 병원‧의료진 간 정보 공유에도 유리하다. 특히 암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는 정도가 크다. 환자의 집 근처 1차 의료기관과 연계해 예방‧검진·진단, 치료, 관리, 말기암 관리 등 전 과정에 거처 필요한 진료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병원 간 협진은 물론 국가 간 협진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손 센터장은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비대면진료가 도입됐으나 이번 기회로 전통적인 병원 시스템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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