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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제넨텍 ‘조플루자’에 독감 치료 외 ‘예방’ 적응증 추가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11-25 20:46:40
  • 수정 2020-11-25 20: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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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세 이상 인플루엔자 ‘노출 후 예방 치료제’로 허가 … 12세 미만에서는 허가 못 얻어
로슈 계열사인 제넨텍(Genentech)은 ‘조플루자정’(Xofluza 발록사비르 마르복실, baloxavir marboxil)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2세 이상 인플루엔자 예방 치료제로 적응증 추가(sNDA) 승인을 받았다고 2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독감 발병 48시간 이내 치료제이자 노출 후 예방치료제인 제넨텍의 ‘조플루자정’
조플루자는 인플루엔자에 걸린 사람과 접촉한 후 ‘노출 후 예방용’(post-exposure prophylaxis)으로 승인된 최초의 단일 용량 항 인플루엔자 의약품이 됐다. 그러나 제넨텍이 당초 목표로 삼았던 12세 미만까지 대상을 넓히지는 못했다. 승인신청서에 12세 미만을 제외했는데 향후 재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조플루자의 적응증은 다른 감염질환과 중복되지 않은 인플루엔자 감염으 치료, 독감 관련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유증상 환자의 치료다. 초기 증상 발현 48시간 이내에 투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로슈 최고 의학책임자(CMO) 겸 글로벌 제품 개발 책임자인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박사는 “조플루자가 사상 최초로 단일 용량으로 인플루엔자에 대한 노출 후 예방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인플루엔자를 줄이는 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의료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단일 용량 조플루자 사용한 노출 후 예방은 최근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발표된 임상 3상(BLOCKSTONE)을 통해 평가됐다.
 
BLOCKSTONE 임상에서 조플루자는 위약과 비교하여 인플루엔자 환자 가족 구성원(성인 및 어린이)의 예방 효과를 평가했다. 조플루자는 이들에게 통계적으로 유의한 인플루엔자 예방 효과를 보였다. 인플루엔자에 노출된 후 전염된 12세 이상 가족 비율은 조플루자 투여군(374명)이 1.9%로, 위약 투여군(375명)의 13.6%보다 앞섰다. 따라서 조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노출 후 독감 발병 위험을 86%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엄격한 독감 진단기준을 적용해도 76%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총 752명의 인플루엔자 노출 환자 중 12세 미만이 73.6%를 차지했고 95.6%가 인플루엔자A형에 감염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DA는 12세 이하를 평가 기준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약 20년 만에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가진 최초의 새로운 항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제로 2018년 10월에 등장한 조플루자는 로슈가 원하는 만큼 관심을 얻지 못해 독감의 주요 감염 대상인 소아 환자를 겨냥한 FDA 승인이 절실했으나 무산됐다. 보통 감염 환자 1명은 한 가구에서 한 명 이상의 비감염자와 접촉할 수 있고, 소아 환자의 경우 부모로서 수요가 각별하기 때문이다.
 
조플루자는 로슈의 블록버스터인 ‘타미플루캡슐’(Tamiflu, 성분명 오셀타미비르 Oseltamivir)과는 거리가 먼 지난 1분기 2800만스위스프랑CHF(31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CDC 인플루엔자 부서의 최고 의료책임자 티모시 우예키(Timothy Uyeki) 박사는 Blockstone 임상시험 연구와 관련해 언급한 NEJM 논평에서 “ 이 임상시험이 일본에서 진행돼 일본 환자는 일반적으로 증상이 시작되면 바로 병원에 가지만 미국에서는 질병 발병 후 48시간 이내에 병원을 들르지 못하거나 아예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12세 미만 적응증이 나오지 않은 배경을 암시했다. 
 
48시간 이내에 복용을 실천하기 어려운 미국에서 타미플루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다른 서구 선진국이나 비 서구권 국가보다 부진한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조플루자는 임상에서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으며 새로운 안전성 위험은 발견되지않았다. 조플루자로 치료받은 1% 이상 성인 및 청소년 환자에서 가장 많이 보고된 부작용은 설사(3%), 기관지염(3%), 메스꺼움(2%), 축농증(2%), 두통(1%) 등이다.
 
조플루자는 48시간 이내에 인플루엔자 증상이 있거나 인플루엔자 관련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은 12세 이상 건강한 사람의 급성 단순 독감을 치료하기 위해 이미 FDA 승인을 받았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의 증상은 비슷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 두 질병은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조플루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되었으며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인 SARS-CoV-2에는 효과가 없다.
 
한편 제넨텍은 지난 3월 FDA가 1세~12세 미만 어린이용으로 FDA가 물과 쉽게 혼합할 수 있는 과립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FDA는 23일 과립제를 승인했지만 어디까지나 기존 적응증을 가진 사람에게 국한된 것이라며 과립제라고 해서 12세 이하에게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에 제넨텍은 알약을 삼킬 수 없거나 정제를 삼키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장내 투여가 필요한 12 세 이상의 환자에게만 과립이 승인된 것이라며 연령대 확장 적응증 승인은 아니라고 재확인했다.
 
지난 13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조플루자를 12세 이상의 합병증이 없는 인플루엔자 감염자와 노출 후 예방 치료제로 승인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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