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및 호흡부전 위험 50%↓, 임상 증상 개선 60%↑ … 렘데시비르 병용시 위약+렘데시비르보다 회복 7일 앞당겨
미국 머크(MSD)가 다른 빅파마보다 뒤처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치료제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현금 선불금 4억2500만달러를 주고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Rockville)에 소재한 면역질환 및 암 치료제를 전문 개발하는 온코이뮨(OncoImmune)을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2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양사간 합의에 따라 인수절차가 마무리되기 이전에 온코이뮨 측은 ‘CD24Fc’ 프로그램과 무관한 일부 권한 및 자산을 기존 주주들이 보유할 신설 법인(분사할 법인)에 넘기기로 했다. 현존 법인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인 CD24Fc와 함께 MSD로 이관된다. 이와 함께 MSD는 소주주로서 신설법인에 5000만달러를 별로 투자키로 했다.
온코이뮨 주주들은 또 성공적인 허가 취득, 매출실적과 연동된 성과금을 지급받을 권한도 보장받았다고 MSD 측은 덧붙였다.
이번 인수는 지난 9월 24일 온코이뮨이 공개한 중증(severe) 또는 위중한(critical) 코로나19 환자 203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SAC-COVID 3상 임상에서 도출된 자료를 중간분석한 결과가 바탕이 됐다.
이 회사가 개발한 ‘CD24Fc’(일명 SACCOVID)를 146명의 환자에게 1회 투여한 결과 표준치료에서 위약으로 바꾼 그룹(57명, 위약대조군)에 비해 임상 상태가 개선될 확률이 60% 더 높았다. 반면 사망 또는 호흡부전 위험은 50% 이상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CD24Fc 투여군의 회복기간 중앙값은 6일로 위약대조군의 10일에 비해 4일 단축됐다.
또 CD24Fc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투여하면 회복기간이 6일로 단축돼 렘데시비르+위약군의 13일보다 짧아졌다. 아울러 CD24Fc와 코르티코스테로이드(덱사메타손 등)을 투여하면 회복기간이 5일로 위약+스테로이드의 15일보다 10일이나 회복이 빨라졌다.
이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상세한 결과는 전문가 그룹 평가를 거쳐 조만간 의학학술지에 발표될 예정이다.
온코이뮨이 개발한 SACCOVID는 중증 및 위중한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개발된 CD24Fc 계열 최초의 재조합 융합단백질이다.
CD24Fc는 이중 작용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CD24Fc는 염증물질 집합체인 DAMP(HMGB1, HSP, ATP, UA, HS)에 결합해 이들이 TLR 수용체와 상호 작용해 일으키는 염증자극의 시그널이 전달되지 않도록 막는다.
한편으로는 숙주세포의 Siglec-G / Siglec-10에 결합해 숙주가 조직 손상을 회복시키려는 Siglec G/10 관련 반응에 SHP1 억제 신호(SHP1 inhibitory signaling)를 보내 반응을 조절한다(하향). SHP1 억제 신호는 대체로 암 증식과 염증반응을 억제한다.
요컨대 이런 2가지 메커니즘에 의해 타고난 면역반응에 의한 적응형 면역활성화로 T세포가 GVHD와 조직손상을 일으키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활발해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온코이뮨은 올해 초 CD24Fc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 환자에서 나타나는 이식편대숙주질환(graft-versus-host disease, GVHD) 부작용을 증폭시키는 메커니즘을 상쇄할 수 있는, 손상 관련 체내 소분자 패턴을 음성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CD24 융합 단백질의 기능성을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
그러다 올 4월 이런 메커니즘이 코로나19에 적용 가능하다고 보고 임상을 진행했다. CD24Fc가 과도한 염증반응에 대해 타고난 면역체크포인트(억제력)를 강화한다는 이론을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현재 CD24Fc는 GVHD 예방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본임상 3상시험 1건을 밟고 있다.
MSD연구소 책임자 로저 펄무터(Roger Perlmutter) 사장은 “세계 각국에서 중증 또는 위중한 코로나19에 감염될 고위험군을 위한 유의미한 새로운 치료제를 절실히 찾고 있다”이라며 “최근 진행된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CD24Fc는 산소호흡이 필요한 코로나19 환자에게 적용되고 있는 표준요법제를 웃도는 효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온코이뮨 인수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이 착수된 MSD의 치료제‧백신 파이프라인을 크게 확장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온코이뮨 설립자이자 최고과학책임자(CSO)인 류양(Yang Liu) 대표는 “연구진의 뛰어난 연구개발력에 힘입어 임상 3상 시험에서 CD24Fc가 중증 및 위중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입증할 자료가 확보됐다”며 “MSD 연구진과 생산 부문 엔지니어, 보건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이처럼 중요한 치료제의 개발이 가속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사진 멤버 8명 중 7명이 중국계다. 류양 사장은 호주국립대에서 박사를 따고 예일대 의대에서 펠로우 겸 시간강사로 면역치료법, 외과학, 바이러스학을 가르쳤다. 이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대에서 면역학, 세포대사, 암생물학 등의 기초를 다져 지금의 창업 성공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