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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형병원에서 지역으로 퍼지는 역전파 늘어 … 해결책은?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11-24 18:33:46
  • 수정 2020-11-29 03: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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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광대병원‧전남대병원 등 지역거점병원서 지역으로 전파 … ‘조용한 전파’ 늘어난 탓, 원내감염 방어책 필요
원광대병원(왼쪽)과 전남대병원 전경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1일 신규 확진자가 연일 300명이 넘는 3차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앞서 1‧2차 유행과 차이가 있다면 대형병원 중심의 전파를 들 수 있다. 지방 거점병원 및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에서 오히려 환자를 주변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양상이어서 우려된다. 
 
지난 1‧2차 유행에서도 강북상섬병원 간호사, 서울아산병원 소아과 등 대형병원에서의 전파가 일어난 바 있지만 이번처럼 의료진의 집단감염 및 지역사회 전파로 퍼져나가지는 않았다.
 
전북 원광대병원, 전남 전남대병원 중심 지역 n차 전파
 
코로나19에서 비교적 청정지역으로 분류되던 전라도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1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들 전파의 매개가 된 것은 지역거점 병원인 원광대병원과 전남대병원이다.
 
24일 전북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원광대병원과 관련된 추가 확진자 4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원광대병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으며 감염자는 40명에 달했다.
 
원광대병원은 18일 간호사 A씨의 감염을 시작으로 감염이 퍼졌다. 보건당국은 지난 22일 원광대병원에 코호트격리 행정명령을 통보하고 감염이 가장 많이 퍼진 62·71병동을 다음달 5일 자정까지 일시적으로 폐쇄했다. 또 24일까지 총 5025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41명은 양성, 4984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감염경로별로는 병원내 감염이 25명, 병원 인근 식당가 13명, 타 지역 접촉자 3명 등이다.
 
24일 윤권하 원광대병원 병원장은 익산시청에서 진행한 현안 브리핑에서 “결과적으로 병원에서 코로나19가 시작돼 확산된 것에 대해 병원장으로서 시민들께 송구하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엄격하게 강화된 검사를 통해 병원 내 감염자가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원광대병원은 다음 달까지 폐쇄 조치된 62·71병동을 제외하고 24일부터 정상 운영에 들어간다.
 
이보다 앞서 전남대병원에서는 13일 신경과 전공의가 확진된 후 의료진, 환자, 직원, 직원 지인 등으로 n차 감염이 빠르게 번졌다. 또 주변 요양병원 및 교도소 등으로 퍼져 좀처럼 확산이 잡히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더욱이 전남대병원은 국가 지정 감염병 거점병원이고, 중증환자 비중이 높은 상급종합병원이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13일 응급실과 외래진료를 폐쇄하고 의료진, 종사자, 환자 등 5000여 명 전수검사를 실시했지만 확진자가 계속 발생해 17일 신경외과 병동과 감염내과 병동을 코호트 격리하고 중환자실 입원실이 있는 1동 3층부터 11층까지 일반인·외래환자·보호자 등의 출입을 완전히 통제하고 외래를 중단했다.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전남대병원 관련 확진자는 24일 기준 48명으로 △의료진 12명(의사 6, 간호사 5, 방사선사 1) △환자 5명 △보호자 3명 △입주업체 직원 2명 △지인 및 가족 등 26명이다. 여기에 24일 확진된 광주교도소 재소자 2명이 전남대병원 관련 확진자로 추측되는 상황이다.

병원 측은 감염자 발생이 줄어든 지난 23일부터 비대면 진료를 시작해 원내감염에 변수가 없다면 오는 25일부터 응급실을 제한 운영하고 26일부터 대면진료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점병원에서 지역전파가 이어진 광주시와 전라북도는 각기 18일과 24일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하고 방역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순천향대 서울병원 인턴 감염 … 원내 감염관리 시스템 마련해야
 
대형병원에서의 감염은 지역병원만의 일이 아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지난 7일 인턴의사 1명이 구미병원으로 순환근무를 가기 위해 진단검사를 받았다가 감염된 사실이 밝혀져 발칵 뒤집혔다. 전수검사에서 추가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같은 숙소에서 생활하던 서울병원 인턴 14명과 구미병원 인턴 10명이 격리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일상에 바이러스가 스며들어 지역사회 곳곳에 숨은 감염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향후 병원 안팎으로 주고받는 전파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주(16~22일) 기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이는 12만2012명이며 이 가운데 확진판정을 받은 수는 2187명이었다. 검사자 대비 확진비율, 즉 양성률은 1.79%이다.
 
지난 1월 이후 이날까지 검사받은 이들은 총 294만6399명이며 누적 확진환자는 3만1353명으로 양성률은 1.06%다. 양성률이 높다는 것은 감염위험집단의 검사가 잘 이뤄진다는 뜻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지역사회에 포괄적으로 감염이 번졌다는 얘기도 된다. 그동안 94~95명 정도를 검사하면 코로나19 환자 1명이 나왔는데 최근 들어선 55~56명 정도를 검사하면 코로나19 환자 1명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환자가 늘어난 것도 문제다. 청장년층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가벼워 본인도 모른 채 주변에 전파시키는 ‘조용한 전파자’가 되기 쉽다.
 
조용한 전파자를 통해 일상에 퍼진 감염이 병원 안으로 침투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게다가 대형병원은 면역력이 낮은 중증 환자가 많아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아픈 사람을 돌보는 병원은 감염병에 가장 취약한 곳”이라며 “지금처럼 ‘조용한 전파’가 많은 경우 환자가 감염자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채 진료해야 하는 의료진 및 병원 직원들은 코로나19 감염에 매우 취약한 상태로 의료진의 감염은 의료시스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엄중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병원들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특단의 원내감염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여러 차례 논의된 감염전담병원 지정 및 의료전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위원장은 “대형병원의 경우 의료인력이 감염자까지 돌보면 중증질환 진료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감염 의심자를 전담해 진담‧치료할 수 있는 감염병전단병원 등을 마련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환자를 대형병원으로 이송하는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감염병 대응 의료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상급병원 내 감염은 의료자원의 고갈을 불러와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그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라남도권역의 2개 상급종합병원 중 하나인 전남대병원이 코호트 격리에 들어가자 조선대병원으로 환자가 몰려 원활한 진료가 어려웠던 게 일례다.
 
대한감염학회 범대책위원회는 “중환자 병상의 여건은 지역적으로도 차이가 커서 일부 지역의 경우 이미 가지고 있는 의료자원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의료기관 내에 코로나19 환자가 유입돼 그나마 보유하고 있는 의료자원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환자 병상 확충이나 중환자 인력 양성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역량을 확충해 나가야 하며, 지금으로서는 현재 가용한 의료역량 내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중환자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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