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은 HER2(ERBB2)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2차 치료제로 신약승인을 신청한 ‘허넥시오스’(Hernexeos, 성분명 존거티닙 zongertinib, 개발코드명 BI 1810631)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가속승인했다고 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에 따라 허넥시오스는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HER2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최초의 경구용 표적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2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인 ‘엔허투주’(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fam-trastuzumab-deruxtecan-nxki)는 종양에 활성화된 HER2(ERBB2)돌연변이가 있고 이전에 백금 기반 화학요법을 포함한 전신 요법을 받은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제로 미국(2022년 8월)과 한국(2024년 5월)에서 승인됐지만 경구제가 아닌 정맥주사제다. 다만 알테오젠에서 엔허투를 피하주사로 개량하기 위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허넥시오스는 HER2(ERBB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다. FDA 승인한 검사방법을 통해 HER2(ERBB2) 티로신 키나제 도메인(TKD) 활성화 돌연변이가 확인되고 이전에 전신치료를 받은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인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허가됐다.
이번 승인은 1b상 임상시험 ‘Beamion-LUNG 1’(NCT04886804)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이 임상에서 백금착제 기반 화학항암치료를 받았으나 HER-2 표적치료제로는 치료받지 않은 71명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은 75%로 나타났고 환자의 6%는 완전관해, 환자의 69%는 부분관해를 보였다.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이 6개월 이상인 환자 비율은 58%로 집계됐다.
백금착제 기반 화학항암치료와 함께 HER-2 표적치료제로는 치료받은 환자 3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는 ORR이 44%로 산출됐고, DOR 중앙값이 6개월 이상인 환자 비율은 27%였다.
Beamion-LUNG 1의 긍정적인 결과는 올해 4월 하순, 2025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고,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동시 게재됐다.
당시 71명 대상으로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4.1개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2.4개월로 산출됐다. 질병조정률(disease control rate, DCR)은 96%이다.
존거티닙은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냈고 치료중단율은 2.9%였다. 통합 안전성 집단에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설사, 간독성, 발진, 피로, 오심이었다.
체중이 90kg 미만인 환자는 하루 한번 120mg을, 90kg 이상인 환자는 하루 한번 180mg을 복용한다.
앞서 존거티닙은 FDA로부터 우선심사, 혁신치료제,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은 바 있다.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약 2~4%(전세계 4만명 환자 추산)를 차지한다. 불량한 예후, 높은 뇌 전이 발생률을 초래한다. 진단 후 5년 생존하는 환자는 10명 중 3명 미만이다. HER2(ERBB2) 유전자의 변이, 증폭, 과발현을 포함한 변형은 통제되지 않는 세포증식을 유발하고 세포사멸을 억제하며 종양 성장 및 전이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존거티닙을 처방하려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활용한 포괄적인 바이오마커 검사를 통해 HER2(ERBB2) 변이 진행성 비소세소폐암을 식별해 처방이 적합한 환자를 선별해야 한다. FDA는 이번 존거티닙 승인과 동시에 라이프테크놀로지스(Life Technologies Corporation)의 ‘Oncomine Dx Target Test’를 존거티닙 치료 대상이 될 수 있는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HER2(ERBB2) TKD 활성화 변이를 검출하는 동반진단기기로 승인했다.
베링거는 앞으로 이 약물을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끌어올리기 위해 3상 임상시험(Beamion LUNG-2, NCT06151574)을 진행 중이다.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과 비교, 무진행생존기간 이점을 1차 평가지표로 삼아 평가하고 있다. 참고로 경쟁약인 엔허투도 2차 요법제에서 1차 요법제로 승격되기 위한 임상에서 키트루다를 대조군으로 설정했다.
존거티닙은 현재 3상 임상시험에서 그 잠재력을 확인 중인데 HER-2 변이가 있는 범종양(pan tumor), 유방암, 위암에 대한 추가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편 HER2 표적 경구용 티로신키나제 저해제로 FDA 승인에 도전했던 최초의 제품은 한미약품이 기술수출을 했던 포지오티닙(Poziotinib)이다. 글로벌 판권을 확보한 스펙트럼(Spectrum) 파마슈티컬스가 2022년 FDA 승인에 도전했으나 FDA로부터 대응종결서신(CRL)받아 승인 거부된 바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인체의약품 총괄인 샤샹크 데쉬판데(Shashank Deshpande)는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인 HER2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을 앓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잠재력을 지닌 허넥시오스를 선보일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며 “과학적 혁신의 힘을 믿고 있으며, 그 잠재력을 인식해 첫 임상시험 시작 후 4년 만에 이 새로운 치료 옵션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을 가속화했다”고 밝혔다.
흉부 종양내과 전문의이자 이번 임상연구의 책임자인 조슈아 사바리(Joshua Sabari) 박사는 “엔허투는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에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치료제이지만, 항암화학요법과 유사한 부작용을 동반한다”며 “허넥시오스는 임상에서 낮은 용량 감량률, ‘매우 낮은’ 치료 중단율(2.9%), 매우 낮은 등급의 발진 발생률을 보이는 ‘진정한 표적치료제’임을 입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바리는 “내게 이 약물은 ‘게임체인저’”라며 “최적의 활성, 선택성, 삶의 질, 부작용 프로필을 갖춘 환자맞춤형 약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약으로 치료받은 대부분의 환자는 장기간 매우 좋은 상태를 유지하며 삶의 질이 매우 좋다”고 덧붙였다.
허넥시오스는 베링거의 암 치료 전략을 대표하는 약물이다. 베링거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에는 현재 폐외 신경내분비암(extrapulmonary neuroendocrine carcinoma)과 소세포폐암에 대한 2상을 진행 중인 DLL3/CD3 이중표적 T-cell 관여제(engager)인 ‘Obrixtamig’(BI 764532)가 있다.
베링거는 항암제 연구를 주력으로 삼기 위해 최근 스위스 바젤에 2700만 스위스 프랑(3360만 달러) 규모의 ADC R&D 센터를 열었다.
이밖에 베링거는 올해 PDE4B 억제제인 네란도밀라스트(nerandomilast)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신약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베링거는 올해 존거티닙과 네란도밀라스트를 출시할 예정이며, 2030년까지 15개의 신약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