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H건강정보 경계선지능에 대한 설명, 홍순범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경계선지능 아동은 IQ 70~85 수준으로 지적장애 진단 기준보다는 높지만, 일반적인 학습과 적응 능력에는 다소 부족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들은 또래에 비해 이해와 적응 속도가 느려 학습은 물론 놀이와 사회적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명확한 진단 기준이 없어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단순한 IQ 점수보다는 실제 생활에서의 적응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추세다. 적응 기능에는 의사소통 능력, 사회적 기술, 자기관리 등이 포함된다. 이 지표들은 아이가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기능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적 기준으로, 경계선지능 여부 판단에 중요하다.
경계선지능의 의해
경계선지능 아동은 또래와의 놀이에서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사회적 신호를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쉽다. 이로 인해 친구 관계 형성이 어렵고, 소외되거나 낮은 자존감을 경험할 수 있다. 부모 역시 아이의 느린 속도에 답답함을 느껴 야단을 치기 쉬운데, 이는 오히려 아동의 의욕을 꺾고 학습 회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치료는 ‘아이 수준에 맞는 교육’이다. 무리하게 또래와 동일한 진도를 따라가기보다는 이해 가능한 수준부터 차근차근 학습시켜 성취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 동시에 의사소통 훈련, 사회성 향상, 자기관리 훈련 등 적응 기능을 함께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소년기에는 진로상담 및 직업 훈련을 통해 독립적인 사회생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건강 문제도 경계선지능 아동에게 흔하게 동반된다. 우울증, 불안, ADHD 같은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심리 상담이나 약물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이러한 동반 질환 치료는 교육적 개입의 효과를 더욱 높이는 데 기여한다.
홍순범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IQ 140인 아이와 70인 아이가 같은 기준으로 경쟁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경계선지능 아동이 제 능력 안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적 중심이 아닌 다양한 성장을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 아이들도 충분히 행복하게 자라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