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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감기에 먼저 걸리면 코로나19가 예방된다고?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10-07 19:01:09
  • 수정 2020-10-09 0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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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감에만 입증돼 코로나19 적용 예측 어려워 … WHO, 세계 인구 10% 감염 추정치 내놔
지난 5일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팀장은  전세계 인구 10명 중 1명 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7일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14명 발생해 1주일 만에 다시 세자리로 늘어났다.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대규모 이동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 분석했다.
 
세계적으로는 31만861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유럽에서는 신규 확진자수가 최고치를 갱신하는 등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런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집계보다 20배 많은 전세계 인구의 10%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이라는 추정치를 내놔 충격을 줬다. 한 주동안 나온 코로나19에 대한 각종 주장과 연구결과를 모아 팩트를 점검해 본다.

감기에 먼저 걸리면 코로나19에 안 걸린다? (X)

감기에 걸리면 일정 기간 다른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의 면역 반응이 활성화돼서 인플루엔자(독감) 등 다른 바이러스 질환에 잘 걸리지 않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5일 미국 예일대 의대 연구팀은 리노바이러스(Rhinovirus)가 인체의 항바이러스 기능을 활성화해 다른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도 높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리노바이러스는 대표적인 감기 바이러스다.
 
리노바이러스는 감기를 일으키는 원인의 30∼50%가량을 차지하며 감염 시 콧물, 인후통, 기침 등 급성 호흡기 증세가 나타난다.

연구에 따르면 리노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체가 인터페론을 생산해 대항하는데, 이는 리노바이러스 외의 다른 바이러스들에도 강력한 면역반응을 보인다. 인터페론은 세포에서 생산되는 항 바이러스성 단백질이다.

하지만 엘런 폭스먼(Ellen F Foxman) 예일대 의대(Yale School of Medicine)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인플루엔자(독감)에 적용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에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인터페론을 이용한 면역반응 활성화는 리노바이러스 감염 초기에만 관찰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방역에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폭스먼 박사는 “인터페론 기반의 면역 활성화는 1주에서 최대 2주가량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른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저지하는 일종의 완충 기간을 제공할 수 있다면 노인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집단을 코로나19로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감염되기 전에 인체가 리노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비슷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지 추가 연구 중이다.

코로나19 재감염 증상이 더 심각할 수 있다? (△)

코로나19가 재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지난 8월말 공식적으로 인정됐다. 코로나19에 걸렸다 나아도 다른 이형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9월 초에 재감염자가 발생했다. 다행히 재감염된 환자들은 처음 감염보다 증상이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지난 5일 미국의 한 재감염자가 처음 감염보다 재감염 때 훨씬 힘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재감염으로 인한 증상이 처음 감염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조던 조지라는 29세 남성은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Macon)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17일 코로나19 항체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상태가 나아졌다가 넉 달 뒤인 7월 4일 다시 감염 증상을 보여 재감염자로 의심된다.

조던은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재감염으로 인해 고열‧호흡곤란‧극심한 피로감까지 몰려 왔다고 밝혔다. 그는 “맛을 느끼지 못해 살이 빠지고 림프절이 크게 부풀었다”며 “계단을 오르거나 산책 등 가벼운 움직임도 힘들었고, 재감염 초기에는 인터뷰 통화를 마치지 못할 정도로 피로감이 심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 전문가들은 그가 재감염된 것인지 완치되지 않은 것인지 확실하지 않으므로 재감염 증상이 더 심각하다는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수전 클라인 미네소타대 의대 교수는 “수두 바이러스처럼 몸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다시 활성화하는 질병도 있다”며 “재감염인지 명확하기 확인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염기 서열을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증상 심했던 소아 환자에서 ‘다기관염증증후군’ 발생한다? (X)

정부가 이달 중 등교 수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가 2건 보고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어린이괴질’이라고도 불린다. 고열과 함께 혈관에 염증이 나타나는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전신에 염증이 퍼져 장기가 손상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지난 4월 유럽과 미국 등에서 보고됐으며,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발생했고 환자 일부가 코로나19에 양성반응을 보여 관련 질환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5월 두건의 유사 사례가 보고됐으나 조사결과 다른 질환으로 밝혀졌다.

지난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자 2명이 국내에서 발생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11살과 12살 남자어린이로, 11살 어린이는 올해 1월 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뒤 발열과 복통으로 입원치료를 받았고 이후 항체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12살 어린이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8월 중순부터 보름간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발열과 복통이 나타나 다시 입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2명의 경우 모두 면역글로불린 제제만 투여받고 빠르게 회복됐다.

함께 의심 사례로 신고된 5명의 소아는 코로나19 감염력이나 확진자와 접촉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심한 염증증후군, 패혈증 유사 증상, 가와사키병, 쇼크증후군 등으로 진단을 받았다.

최은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회복된 후에 2주에서 4주 정도 경과된 시점에서 나타날 수 있다”며 “코로나19 증상이 심각하지 않았더라도 발병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 질환의 국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5월 25일부터 일선 의료기관에서 당국으로 즉각 의심사례를 신고할 수 있도록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운영 중이며, 대한소아청소년학회 등 4∼5개 학회와 함께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인구 10%가 코로나19 감염됐다? (△)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세계 인구 10명 중 1명 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지난 5일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코로나19 관련 WHO 이사회 특별회의에 참석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세계 인구의 약 10%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도 있다”며 “나라별로, 집단별로, 도시에서 농촌까지 감염률은 다르지만 이는 전세계의 대다수 인구가 여전히 감염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020년 10월 기준 전세계 인구는 78억명이며 5일까지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3500만여명이다. 이 중 103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WHO 추정치대로라면 이보다 20배가 훨씬 넘는 약 7억8000만명이 감염된 셈이다.

라이언 팀장은 “우리는 지금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병은 계속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동아시아에서 바이러스 전파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으며 동남아 일부 지역, 유럽, 동부 지중해 지역에서 신규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프리카와 서태평양 지역 상황은 다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프랑스는 지난 3일 신규 확진자 1만6972명을 보고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영국에서도 지난 4일 신규 확진자 2만2961명으로 사상 최다 기록을 갱신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반구가 겨울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이 같이 기승을 부리는 ‘트윈데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집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꾸준하게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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