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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
해외에서 거주하고 돌아오면 의대생? 의대 정원 외 특례전형 논란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9-23 21:48:13
  • 수정 2020-09-25 18: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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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3년 이상 거주 정원외 2% 선발 … 서류와 면접심사로 선발 대부분, 편법 의대 입학 통로 활용
국내 학생에 비해 ‘특혜’라는 지적을 받는 재외국민 특례입학으로 대학에 들어간 학생은 2017년 8838명에서 2019년 1만916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2022년부터 10년간 매년 400명씩 의대생 정원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일단 유보됐다. 의사단체들은 3차에 걸친 총파업을 진행하고 의대생들은 동맹휴학 및 의사 국가고시 거부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거세게 저항했다.

그런데 이토록 민감하게 지켜낸 정원 외에도 의대에 들어가는 길은 또 있다. 바로 정원 외 특례전형이다. 기회 균등의 취지로 진행된 특례전형이 의대 편법 입학의 방법으로 변질돼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전국에 의사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40곳이다. 이 중 건국대 글로컬 캠퍼스와 차의과학대 두 곳의 의전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38곳은 모두 의대다. 의대를 가진 대학은 가천대, 가톨릭관동대, 가톨릭대, 강원대, 건양대, 경북대, 경상대, 경희대, 계명대, 고려대, 고신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동국대경주캠퍼스, 동아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순천향대, 아주대, 연세대, 연세대미래캠퍼스(원주), 영남대, 울산대, 원광대, 을지대, 이화여대, 인제대, 인하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조선대, 중앙대, 충남대, 충북대, 한림대, 한양대 등이다.
 
올해 의대 정원은 2020학년 보다 50명 확대됐다. 의전원으로 모집하던 강원대가 의대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올해 전체 모집인원이 38개교 2977명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많다. 이 중 수시모집은 1894명, 정시는 1083명이다.
 
흔히 의대라 불리는 의예과를 비롯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전형은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수학능력시험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정시 선발과, 여러 평가 기준을 가진 전형을 포함한 수시 선발이 있다. 수시 선발에는 크게 학생부전형, 대학별전형, 특기자전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세부적으로 학생부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대학별 전형은 논술‧면접‧추천‧지역인재‧특별전형 등 대학이 정한 기준으로 다양화된다. 이 모든 인원은 정해진 의대 정원에서 배분된다.
 
하지만 정해진 정원 외 많게는 전체 인원의 총 10%정도까지 추가 선발이 가능한 전형이 있다. 바로 정원 외 특별전형이다. 고등교육법시행령 제 29조에 의해 대학원 정원이 정해져 있지 않음에도 해당 조건에 충족하는 수험생들에 한해 별도의 추가 정원을 인정한다. 정원 내 특별전형은 독자적인 대학교 선발기준에 따르지만 정원 외 전형을 법적인 근거에 기반해 최대 선발 비율이 정해져 있다. 일반적으로 모집단위 정원의 10% 이하로 선발된다.
 
대표적인 정원 외 특별전형은 농어촌(정원 4% 이내), 특성화고(5%), 기회균형(9%), 장애인(9%), 특성화고졸재직자(11%), 서해 5도(1%), 재외국민(3년 이상 2%, 12년 이상 제한없음) 등이 있다. 올해 입시에서 정원외 특별전형을 선택한 대학과 정원은 기회균형 전형 130개 대학 3876명, 농어촌전형 160개 대학 8791명, 장애인 등 대상자전형 72개 대학 1276명 등이다.
 
이중 논란이 되는 것은 재외국민 특별전형이다. 해외에서 3년 이상 거주할 경우 기회가 주어지는 데 부유층의 자제들이 해외에서 생활한 후 돌아와 비교적 편하게 의대로 들어가는 편법입학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 또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13년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당시 김희정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원이 “지난 3년 동안 외국인 특별전형 신입생 합격자 457명 가운데 한국 국적자가 77%인 355명으로 집계됐다”고 꼬집었고, 유기홍 민주당 의원도 “지난 4년 동안 서울대 외국인 특별전형 합격생 628명 중 한국 국적자가 75%인 472명에 달했고 이들 중 34명은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논란에도 이 전형으로 입학하는 이들은 더욱 늘고 있는 추세다. 2017년 재외국민 특례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은 8838명이었지만 2019년에는 1만916명으로 늘어났다. 모두 의대는 아니지만 의대에 입학하는 학생도 비례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나마 2021학년도부터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른 재외국민 전형의 지원자격이 표준화돼 기준이 강화된다. 지난해까지 일부 대학에서는 해외에 2년 이상 거주한 학생도 지원대상에 포함시켰으나 올해부터는 3년 이상이다. 
 
올해 입시에도 가천대, 가톨릭관동대, 가톨릭대, 건양대, 고려대, 동국대경주캠퍼스, 대구가톨릭대, 성균관대, 순천향대, 아주대, 연세대. 연세대원주캠퍼스, 을지대, 인제대, 인하대, 중앙대, 충남대, 충북대, 한양대 등 19개 대학에서 3년 이상 해외거주 재외국민 특별전형을 실시한다.
 
또 서울대 연세대, 가톨릭대, 성균관대,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아주대, 가천대, 연세대미래캠퍼스, 인제대, 을지대, 건양대, 대구카톨릭대, 동국대경주캠퍼스, 가톨릭관동대 등 16개 의대가 12년 이상 재외국민특별전형으로 정원 외 입학생을 선발한다.
 
이밖에 의대 정원 외 특례전형으로는 서울대가 기회균형Ⅱ 전형 2명, 아주대와 계명대 농어촌학생 전형 각각 1명, 3명이 전부다.
 
고려대, 아주대, 한양대, 을지대 등 몇몇 대학은 필답고사나 영어능력을 확인하지만 대부분 의대에서는 서류평가와 면접만으로 선발한다. 서류는 학교 내신성적과 SAT, IBDP, AP 등의 학력인증 시험 성적과 기타 활동 내역 등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것도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국내 학생들의 경쟁력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그러다보니 입학을 해서도 어려운 의대 교과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의대 입시 혹은 보다 좋은 대학의 입학을 위해 전략적으로 해외 유학을 선택하는 학생도 많다.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제학교가 주로 이용된다. 지난해 베트남 호찌민시 한국국제학교는 졸업생의 대부분인 140명이 한국대학에 지원했으며 전원이 합격했다. 복수합격을 포함해 서울대 4명, 연세대 24명, 고려대 9명, 울산과학기술원(UNIST) 1명, 성균관대 32명, 서강대 12명, 한양대 36명 등이 합격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입 컨설턴트는 “재외국민 특례전형 학생은 일찌감치 준비해 해외에 나간 후 방학마다 들어와 필요한 스펙을 쌓게 되는데 그런 학생을 위한 학원도 별도로 존재한다”며 “그들에게 의대 인기가 높은데, 국내에서 의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사기가 떨어질까봐 언급을 자제한다” 설명했다.
 
공정한 기회를 위해서도, 높은 의료 수준을 위해서도 의대 재외국민특례전형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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