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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어린이는 코로나19에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8-27 19:25:05
  • 수정 2020-09-02 18: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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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살 미만은 거리두기가 더 현실적 … 재감염 가능성 인정한 WHO, ‘백신무용론’엔동의 안 해
‘마스크 착용에 따른 코로나19 전파율’을 소개한 그림이 질병관리본부 자료인 것으로 인터넷에 퍼졌으나 실제는 미국치과의협회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만든 그림을 수정한 것으로 모든 이가 마스크를 쓰면 코로나 감염률 1.5%로 떨어진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의 재확산 상황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아 27일 오전 0시 기준으로 국내 확진자는 441명을 기록했다. 지난 2~3월 대구 신천지교회 관련 집단감염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미국‧브라질‧인도를 중심으로 해외 확진자 증가세도 여전히 가파르다. 그러다보니 한창 개발에 박차가 가해지는 백신에 사람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하지만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마스크 사용의 중요성도 새삼 대두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최근 연구결과와 발언들을 모아 사실 여부를 점검해 본다.

감염자와 비감염자 모두 마스크를 끼면 감염률 1.5% 불과? (X)

인터넷 상에 한국 질병관리본부 출처로 표기된 마스크 사용에 따른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에 대한 사진자료가 퍼졌다. 하지만 해당 자료는 질병관리본부의 자료가 아니라 미국 치과의사회 발 자료로 밝혀졌다.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자와 비확진자 양쪽이 마스크를 안 쓸 경우 감염률 90%, 비확진자만 마스크 쓸 경우 30%, 확진자만 마스크 쓸 경우 5%, 둘 다 마스크를 사용할 경우 1.5%였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료의 기본이 되는 연구 결과는 확인할 수 없지만, 최근 란셋에 살린 메타분석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감염률을 85% 가까이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다”며 “다만 1.5%로 극단적으로 낮아지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1.5%까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마스크가 코로나19 전파력을 크게 낮춘다는 것은 확실하다. 지난 5월 위안궈융(袁國勇) 홍콩대 미생물학과 교수팀은 햄스터 52마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에서 마스크의 효과를 실험했다.

연구팀은 한쪽 우리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햄스터 1마리를 넣고, 다른 한쪽 우리에는 건강한 햄스터 3마리를 넣은 후 두 개의 우리 사이에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은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된 햄스터 우리 쪽으로 마스크 칸막이(필터)를 설치한 경우, 건강한 햄스터 우리 방향으로 칸막이를 설치한 경우 등 3가지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전파력을 실험했다.

그 결과 마스크로 만든 칸막이가 없는 경우 건강한 햄스터 15마리 중 10마리인 66.6%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건강한 햄스터 우리에만 마스크를 설치한 경우 감염율은 33.3%(12마리 중 4마리)였으며, 감염된 햄스터 우리에 마스크를 설치한 경우에는 16.7%(12마리 중 4마리)로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마스크 칸막이를 통해 감염된 햄스터는 바이러스가 주입된 햄스터보다 증상이 가벼웠다. 위안 교수는 “의료용 마스크는 코로나19 전염률을 50%p 낮출 수 있고, 특히 감염자가 쓸 경우 효과가 더 크다”며 “공공장소에 있거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백신 허가 기준을 질병 예방효과 50% 정도로 제시한다”며 “누가 확진자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감염원을 차단하는 마스크가 더 효과적”이라며 마스크 사용을 적극 권장했다.

어린이는 마스크 끼지 않는 게 더 좋다? (X)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가 5세 이하 아동은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서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2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국내 온라인에서는 5세 이하를 포함한 아동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게 더 좋다는 내용이 퍼졌다. 하지만 이는 소아의 연령별 특성에 맞춘 마스크 착용 가이드로 소아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은 아니다.

두 기관은 우선 12살 이상 아동은 성인과 동일하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특히 다른 어린이와 1m 이상 거리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 거주 지역에 코로나19가 널리 전염되고 있는 경우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이보다 어린 6~11살 아동은 제한적으로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경우는 △거주지역에 광범위한 전염이 진행 중인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노인 등과 접촉하는 경우 △마스크를 정확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능력이 있는 경우 △마스크 세척과 교체, 안전한 착용과 벗기가 가능한 경우 등이다. 이에 해당되면 마스크를 착용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할 필요는 없다.

또 아동의 장애 유무 또는 기저 질환을 고려해 전문의와 상의 후 마스크 착용을 결정해야 한다. WHO는 “마스크 착용을 방해하는 발달장애나 기타 특정 건강 위험이 있는 어린이라면 마스크 착용이 의무사항은 아니다”며 “보호자 및 의료 전문가가 사례마다 다르게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5살 이하의 아동이다. 양 기관은 5살 이하의 아동은 마스크를 착용을 권하지 않았다. 대신 다른 아동과 최소 1m 이상의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고 자주 손을 씻도록 교육하며 교실과 모임의 활동 인원을 제한하라고 권했다.

이 연령대의 아동이 올바른 마스크 착용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보다 개인위생 수칙을 교육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또 소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 감염률이 낮은 점도 이런 지침을 결정하는 데 역할을 했다.

양 기관은 “어린 아이는 바이러스에 덜 민감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낮다”며 “일부 연구에 따르면 10대 아동은 어린이들에 비해 전염성을 가질 수 있음이 확인돼, 연령별로 지침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은 “2세 이상의 어린이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과 상반돼 논란이 예상된다.

김탁 교수는 “소아가 감염력이 없거나 감염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면서도 “5살 이하 연령 아이들이 현실적으로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만큼 마스크에 의존하기보다 접촉을 줄이고 거리두기와 손씻기 등에 초점을 맞춘 예방 습관을 들이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이면 코로나19 백신 맞아도 효과 낮다? (O)

코로나 백신이 출시되더라도 과체중인 사람에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 연구진이 지난 코로나19와 비만의 관계성을 살핀 논문을 발표했다.

멜린다 벡(Melinda Beck) 교수는 “비만한 사람들은 고혈압을 증가시키는 수면무호흡증 등을 비롯해 질병을 이기기에 불리한 질환을 동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백신을 접종해도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인은 대체로 혈당 수치가 높고,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있으며, 혈관이 팽창한 상태여서 면역세포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비만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정상 체중에 비해 입원 가능성은 2배, 중증으로 진행 위험은 74%, 사망 위험은 48% 높았다.

비만인에게 백신이 효과가 떨어지는 사례는 독감 백신에서도 나타났다. 과체중인 경우 독감 백신을 맞아도 독감에 걸릴 위험이 정상체중보다 2배 가까이 높다.

벡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비만인에게 효과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백신 임상시험에서 비만을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인구의 20%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미국은 71%, 영국은 66%로 집계됐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비만인구는 35%로 3명 중 1명 꼴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이 비만인 이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일지가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재감염되기 때문에 백신 맞아도 효과 없다? (X)

WHO가 코로나19의 재감염에 대해 “사례가 드물긴 하지만 발생할 수는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완치자의 재감염을 막는 방역항체가 효과가 없다면 백신을 맞아도 소용없는 게 아니냐는 ‘백신 무용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매튜 그리피스(Matthew Griffith) WHO 서태평양지부의 기술 고문은 CNBC와 인터뷰에서 “재감염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전세계에서 보고된 코로나19 확진 사례 2400만건 중 재감염 사례는 3건에 그쳤다”며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홍콩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임상전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젊고 건강한 33세 남성이 첫 감염 후 4개월 반 만에 두 번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이 남성은 지난 3월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최근 유럽 여행 후 홍콩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연구진은 첫 번째 감염에서 나온 바이러스와 두 번째 양성 판정에서 확인된 바이러스의 변이 종류가 다르다며 재감염으로 판단했다.

다음날인 25일는 인도에서 재감염자가 나왔다. 인도 보건부는 “이전에 감염됐던 사람들에게 코로나19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충분한 양의 항체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은 재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18일 중국 충칭대 의대 연구진이 의학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충칭 완저우구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유증상군 21.6%, 무증상군 37.8%에서 항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생성된 항체도 8주 후에는 면역글로불린G(IgG)이 감소하고 중화항체 반응이 약해져 재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감염 사례들이 보고되면서 백신을 맞는다고 해도 예방효과가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콩대 연구진은 “백신이 바이러스의 변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면역효과가 오래 가지 못할 수 있다”고 가설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그리피스 고문은 “개발되는 백신에서 놀라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재감염 사례와 상관없이 백신은 효과를 낼 것”이라며 ‘백신 무용론’을 반박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재감염 사례가 많다면 백신 개발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재감염 사례로 백신 무용론이 나오는 것은 섣부르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으로 연내 백신 생산 가능? (△)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이 안전성이 검증되기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해선 안 된다며 백신을 연내 생산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백신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르면 9월 말 미국 내 임상 3상을 마치지 않은 백신을 긴급사용승인(EUA)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파우치 소장은 24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의 효능을 검증하기 전에 긴급사용을 승인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백신이 안전하면서도 효과가 있다는 걸 확실하게 증명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백신을 조기에 풀어버리면 사람들이 다른 백신의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어 백신 개발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긴급사용이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증명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터 호테즈(Peter Jay Hotez) 베일러대 의대(Baylor College of Medicine) 교수는 “백신에 긴급사용 승인을 적용하는 건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백신은 혈장치료제 등 일반 의료 제품보다 훨씬 더 높은 안전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탁 교수도 “백신은 예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최우선”이라며 “3상이 끝나지 않은 백신을 긴급승인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신 긴급승인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꼼수일 뿐 실제로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메도스 비서실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를 언급했지만, 이 회사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 정부와 긴급사용 승인을 논의한 적이 없다”며 “그런 가능성을 추측하기엔 이르다”고 부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6월 가장 먼저 3상 임상을 시작했으며 3상 시험 결과가 좋을 경우 빠르면 10월부터 백신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또 다른 유력 백신 개발사인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화이자는 지난달 말 동시에 3상 시험에 착수해 10~11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3상 결과에 따라 이르면 올해 말부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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