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강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과 의료이용 실태 빅데이터 분석 결과 1인당 월평균 9만3789원의 보험료를 부담하고 10만6562원의 보험급여를 받아 보험료 대비 1.14배의 혜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은 25일 ‘2019년 보험료 부담 대비 급여비현황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미성년기‧노년기 혜택 크고, 성년기‧중년기엔 부담이 더 커 … 지역가입자는 2배 이익, 직장가입자는 3% 손해
전체 건강보험 적용 인구를 영유아기(0~6세), 학령기(7~18세), 성년기(19~39세), 중년기(40~64세), 노년기(65세 이상)생애주기별 5구간으로 구분해 각 구간별 평균 보험료 및 급여비를 분석하면 영유아기‧학령기 등 미성년기와 노년기는 보험료부담보다 급여비 혜택이 더 컸다. 반면 성년기와 중년기는 급여비에 비해 보험료부담이 더 컸다.
영유아기는 월평균 5616원을 보험료로 부담하고, 8만3392원을 보험급여로 받아 보험료부담 대비 건강보험 혜택이 14.85배로 가장 컸다. 성년기는 0.46배로 가장 낮았다.
지역 가입자는 전체 보험료 대비 급여비가 2.24로 기여에 비해 혜택이 2배 이상 많았다. 이 중 노년기는 1인당 월평균 6만7940원의 보험료를 부담하고 29만8062원의 급여를 제공받아 4.39배의 혜택을 받았다. 학령기는 3만3803원을 부담하고 3만6864원을 급여비로 받아 가장 낮은 1.09배의 급여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입자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는 직장 가입자는 전체 보험료 대비 급여비가 0.97로 기여에 비해 혜택이 약 3% 적었다. 이 중 영유아기는 1인당 월평균 1255원의 보험료를 부담하고 8만3930원의 급여를 제공받아 전체 생애주기 구간에서 가장 높은 66.9배의 혜택을 받았다. 성년기에서는 10만9127원을 부담하고 4만4638원을 급여비로 받아 가장 낮은 0.41배의 급여혜택을 누렸다.
가입자 53.9% 보험료 부담보다 급여비 혜택 많아 … 의료 미이용률은 4.5%
2019년 분석대상 4690만6000명 중 보험료 부담보다 급여비 혜택을 많이 받은 인원은 2526만2000명으로 53.9%를 차지했다.
생애주기별 보험료 대비 급여비 분포를 보면 성년기, 중년기에서는 급여비 혜택이 부담한 보험료 이내인 사람이 각각 64.4%, 59.1%이다. 영유아기, 학령기, 노년기에서는 보험료보다 급여비 혜택이 큰 사람이 많았으며 각각 94.8%, 85.6%, 86.9%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령별 전체 분석대상의 월 보험료 대비 급여비를 보면 월 보험료는 10대 후반부터 부담이 급격히 늘기 시작해 50대 초반까지 꾸준한 증가를 보이다가 이후 보험료 부담이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급여비는 J자형 양상을 보이는데 0세(21만8204원)를 시작으로 연령이 늘어나면서 급여비는 줄어들어 10대 중반에서 최저를 보인 후 다시 90세에 달할 때까지 꾸준히 늘어났다. 보험료와 급여비를 동시에 감안하면 0~22세 구간은 보험료보다 급여 혜택이 많았고, 22~57세구간은 급여 혜택보다 보험료 부담이 많았으며 58세 이상은 다시 급여 혜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입자의 중증 및 경증질환 급여비를 살펴보면 중증질환 전체의 1인당 월 급여비는 영유아기에서 28만4116원으로 가장 낮은 급여비를 보였고, 노년기에서 59만4123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암질환 및 심장질환의 1인당 월 급여비는 영유아기가 다른 생애주기 구간보다 높게 나타났다. 뇌혈관질환은 학령기에서, 희귀질환은 노년기에서 가장 높은 1인당 월 급여비를 보였다.
경증질환의 1인당 월 급여비는 노년기 5만1526원, 영유아기 3만8472원 순으로 높았으며 성년기 1만849원으로 가장 낮았다.
전체 가입자의 요양기관종별 적용인구 1인당 의료이용일수 현황을 비교하면 모든 연령대에서 의원급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연령대별 1인당 연간 의료이용일수는 80대 이상에서 82.8일로 가장 높았고, 10대 미만에서도 45.5일로 높은 이용일수를 보였다.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 이용일수 현황은 50대 이상에서 연령 전체 현황보다 높은 이용일수였으며, 병원‧의원‧약국에서는 10대 미만과 60대 이상에서 전체 현황보다 이용일수가 높았다.
전체 분석대상 4690만6000여명 중 2019년 1년 동안 요양기관을 한번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은 212만2000여명으로서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생애주기별로 살펴보면 의료 미이용률은 성년기 7.0%, 중년기 4.5%, 학령기 3.9%, 영유아기 1.3%, 노년기 1.2% 순으로 높았다. 이 중 지역가입자는 7.9% 직장가입자는 3.6%였다.
광역자치단체별 보험료부담 대비 급여비 현황은 지역 적용인구에서 서울이 1인당 월평균 7만2659원을 부담해 가장 높고 경기 6만2355원, 세종 5만9402원 순이었다. 급여비는 전남이 1인당 월평균 16만7305원을 받아 가장 높고, 전북이 15만1275원으로 뒤를 이었다.
직장가입자 보험료 역시 서울이 1인당 월평균 12만6314원을 부담해 가장 많았고 세종 11만7278원, 울산 11만6117원 순이었다. 전북이 8만3101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보험료를 부담했다. 급여비는 전남이 1인당 월평균 13만3959원이 쓰여 가장 높고, 전북이 12만5192원으로 두 번째였다.
지역가입자 중 1인당 월평균 보험료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강남구(12만7812원)이었으며 서울 서초구(12만3267원), 경기 성남시 분당구(10만6053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직장가입자도 서울 강남구(21만1681원)가 가장 높았으며 서울 서초구(20만3902원), 경기 성남시 분당구(17만2740원) 등이 뒤를 이었다.
건보료 3.2% 인상에 국민 67.0% 공감 여론 … 무리한 보장 확대로 재정 악화 비난도
이날 공단은 ‘코로나19 대응 시 건강보험제도의 기여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보험료율 인상수준’ 등 9개 항목의 여론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7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하였으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이다.
조사 결과 국민의 86.6%가 코로나19 대응에 건강보험이 도움됐다고 평가하며, 89.0%가 사회보장제도로서 건강보험의 역할 확대에 찬성했다. 또 94.0%가 정부가 추진 중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건강보험료율 3.2% 인상 수준에 대해 80.9%가 높다고 인식하면서도 향후 저출산・고령화 문제 대응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견해에 67.0%가 공감을 표했다고 공단은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발표들이 지속적인 건보료 인상을 위한 공단의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직후의 공포 분위기를 틈탄 조사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보장 강화 정책이 최근 2년간 건보공단의 적자를 늘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돼가는 상황에서 보장 확대로 늘어나는 적자를 건보료를 올려 막겠다는 발상은 결국 국민 부담만 가중될 뿐이라는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