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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놓치면 코로나19 대유행, 그럼에도 '거리두기 3단계' 망설이는 이유는?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8-18 18:31:44
  • 수정 2020-08-21 19: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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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두기 2단계 전환에도 확진자 246명 증가, 전문가들 '상향' 요구 … 한은 "3단계에 취업자 3분의 1 실업 위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보건복지부 제공
14일부터 서울·경기도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가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확산돼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당국은 “대규모 유행의 초기에 해당하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금주 내에 코로나19 확산세를 누그러뜨리지 못하면 지난 2~3월 대구·경북지역에서 일어난 감염자 폭증 상황이 전국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국은 지난 16일 서울·경기·부산의 방역기준을 거리두기 2단계로 상향한데 이어 18일 저녁 ‘강화된’ 거리두기 2단계 시행방침을 공표했다. 빠르면 금주 내로 락다운에 준하는 거리두기 3단계 전환을 단행할지 논의 중이다. 그러나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칠 수 있어 3단계 강행은 당장 시행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5일간 신규 확진자 1000명, 주말집회 탓 수도권 넘어 지방서도 급증 … 정부 ‘3단계 상향’ 고심

18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46명 증가해 1만5761명에 달했다. 이중 해외유입 11명을 제외하면 모두 국내에서 발생한 지역감염자다. 지역별로는 서울 131명, 경기 52명, 인천 18명, 부산 7명, 대구 6명, 전북 6명, 광주 3명, 경북 3명, 울산 2명, 강원 2명, 충북 1명이다.
 
14일부터 5일째 100~200명대의 신규 확진자를 발생하며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게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발생한 확진자는 총 991명으로 1000명에 육박한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의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고, 지방에서는 수도권 집단감염의 후속 전파와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이 동시에 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번 확산을 제어하지 못하면 미국과 유럽과 같은 손쓸 수 없는 팬데믹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주 서울·경기의 확산세를 막지 못한다면 인구 2500만명이 밀집한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의 일상이 멈출 수 있고, 고령자와 노약자 분들의 안전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사랑제일교회로 인한 추가 전파가 전국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고 고령의 확진자가 많은 점, 인구가 가장 많고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에서 시작된 유행이라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주말인 지난 16일 서울, 경기도, 부산 등 지자체는 방역기준은 거리두기 2단계로 상향 조정했으나 확산세는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도리어 15일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광복절 집회로 인해 광역적 전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집회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주도했으며 이 교회 교인들이 다수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목사는 17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집회에는 전국에서 몰려온 수만 명이 참여했다.
 
당국은 이대로 확산세가 누그러지지 않는다면 방역기준을 최고 단계인 거리두기 3단계로 올리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번 주까지 서울·경기도의 환자 발생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거리두기 방역조치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며 “이럴 경우 고위험 시설에 대한 운영중단, 실내 50인 이상 및 실외 100인 이상의 집합과 모임 금지 조치 등이 취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역기준을 3단계로 올리는 게 당국으로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다. 이로 인한 경제적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때마침 한국은행 조사국이 18일 발표한 ‘코로나19에 대한 고용취약성 측정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거리두기 3단계로 전환될 경우 취업자 3명 가운데 1명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를 특성에 따라 비(非)필수·비(非)재택근무·고(高)대면접촉으로 분류하면 각각 전체 일자리 중 42%, 74%, 55%를 차지한다.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하면 필수직이 아니면서 재택근무가 어려운 일자리는 단기적으로 실업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금 단계에서 통제하고 억제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되는 상황은 피할 수가 없다”면서도 “만약 그렇게 된다면 개개인의 활동과 생업의 지장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18일 ‘강화된 2단계’, 교회 소모임 금지 & 공공시설 운영 중단 … 군부대 휴가 제한, 기업들 재택근무 전환
 
정세균 국무총리는 18일 오후 5시에 담화문을 통해 19일부터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모임이 금지되고 고위험시설과 공공다중시설 운영을 중단하는 ‘강화된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 소재 교회에 대해서는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고, 그 외의 모임과 활동을 금지시켰다. 이는 16일에 발표한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를 더욱 타이트하게 운영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와 세종시도 1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을 고려 중이다.
 
지난 6월 28일 정부가 발표한 거리두기 2단계에 기준에 따르면 스포츠행사는 무관중 경기로 운영된다. 민간 다중시설 중 헌팅포차,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노래방, 실내 집단운동시설, 실내 스탠딩공연장, 방문판매업체, 300인 이상 대형학원, 뷔페식당, PC방 등 고위험시설은 운영중단에 들어간다. 유치원 및 초·중학교는 밀집도 3분의 1, 고등학교는 3분의 2를 유지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기업의 인원 50%는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민간 기업 역시 유연·재택근무를 도입해 근무인원을 줄이도록 권고된다.
 
이에 따라 다시 출근을 시작했던 수도권의 여러 기업들이 다시 재택근무로 속속 전환하고 나섰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IT기업은 17일부터 원격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네이버는 8월 말까지, 카카오는 기한을 정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19~28일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추후 상황에 따라 31일 이후 근무 방식을 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계열 게임업체인 NHN은 최소한의 업무협업을 위해 월요일과 목요일을 ‘협업데이’로 지정해 자율 출퇴근을 시행하고, 오는 28일까지 전면 재택근무로 전환한다. 넥슨도 일주일에 이틀을 재택근무하는 ‘3+2’ 근무 체제를 다시 시작했다.유통업계도 재택근무 행렬에 참여했다. 이베이코리아, 11번가, 쿠팡, 위메프 등 이커머스와 롯데홈쇼핑, K쇼핑, CJ 오쇼핑, GS샵 등 TV홈쇼핑은 일제히 재택근무를 강화·유지한다. 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도 오는 23일까지 재택근무를 결정하고 향후 추이를 살펴 재택근무 연장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전국적 감염 확산 상황을 고려해서 19~31일에 기존 수도권·부산 지역에 적용 중인 거리두기 2단계를 전 부대로 확대하고 2주간 휴가를 제한한다고 18일 밝혔다.

호전될 듯 다시 급냉하는 경기에 3단계 시행 ‘난감’ … 이재갑 “당장 3단계 들어가야 2주 후 ‘호전’ 기대” 

정부가 재난지원금과 소비진작 쿠폰을 뿌려가며 끌어올리려 한 소비심리도 다시 얼어붙을 위기에 처했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심리는 지난 4월 71점까지 떨어졌다가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5월부터 조금씩 회복해 지난달 84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하강세를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내수경기는 서민경제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정부가 거리두기 3단계 전환을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감염전문가들은 망설이지 말고 당장 거리두기 3단계로 상향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국은 2단계, 수도권은 3단계로 빨리 올려야 2주 후에 그나마 나은 상황을 볼 수 있다”면서 “지난 2~3월 대구·경북 확산 당시보다 위험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현재는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 단계다.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지금 정부가 시행하는 2단계는 집합금지를 권고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경각심을 갖고 강하게 방역정책을 시행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총리도 18일 저녁 “지금 방역망의 통제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경제와 민생에 큰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의 안전선이 무너지면, 우리의 선택지는 더 이상 없다”고 호소했다. 

거리두기가 3단계로 상향되면 10인 이상 집합이 전면 금지되며, 스포츠 경기가 중단된다. 공공다중시설과 민간 고위험시설은 물론 학원, 오락실, 종교시설, 워터파크, 공연장, 실내 결혼식장, 영화관, 목욕탕 등 중위험시설도 운영이 중단된다. 유치원과 학교는 원격수업 혹은 휴업으로 전환되고, 공공기관은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전원 재택근무에 들어간다. 민간기업에도 이같은 조치가 권고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갈수록 유동인구가 줄어 실물 경기가 받는 영향이 커진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침잠했던 경기가 조금씩 풀려가는 상황에서 다시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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