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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4달 만에 100명대 돌파 … 연휴 앞두고 당국 ‘비상’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8-14 04:32:00
  • 수정 2020-09-07 12: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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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일 103명, 지역감염 85명, 해외유입 18명, 3월말 ‘신천지 사태’ 이후 최다 … 감염원 ‘산발적’ 우려

14일 오전 0시 기준 집계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그래프. 질병관리본부 제공.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이 14일 큰 확산세를 보이며 1일 신규확진자수가 103명을 기록했다. 주말을 끼고 임시공휴일까지 3일간의 연휴를 앞두고 확진자가 폭증하자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 상향조정을 고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4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3명 늘어 누적 1만4873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해외유입자는 18명, 지역감염자는 85명에 이른다.
 
통계상 국내 1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7월 25일(113명) 이후 20일 만이다. 하지만 이때는 이라크에서 귀국한 건설 근로자와 부산항 입항 러시아 선박 집단감염에 따른 해외유입 사례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탓이다. 지역감염 확산으로 인해 신규확잔지가 세 자리 수 가 된 것은 지난 4월 1일 이후 4개월 만의 일이다.
 
이달 들어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20∼40명대를 오르내렸지만 지난 10일부터는 10일 28명, 11일 34명, 12일 54명, 13일 56명을 거쳐 14일 103명에 이르기까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수도권 확진자 71명으로 절대 다수 … 다중시설에서 산발적, 더 위험
 
지역감염 환자 대부분은 수도권에서 확인됐다. 경기도 38명이 가장 많았으며 서울 31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던 인천에서도 3명의 확진자가 보고돼 어제 하루 수도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총 71명이다. 이밖에 지역에서는 부산 5명, 충남 3명, 광주 2명, 강원 1명, 경북 1명 순으로 확진자가 나타났다.

이번 감염의 확대는 이태원클럽 집단감염이나 대구 신천지교회 집단감염처럼 발생지가 한 곳으로 지정되지 않고 교회, 시장, 패스트푸드 체인점, 학교 등 여러 다중시설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 우려를 더하고 있다. 방역관리와 감염원 추적이 훨씬 어려워서다.
 
가장 많은 확진자를 발생시킨 것은 교회에서 일어난 집단감염이다.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관련 집단감염으로 어제 하루에만 12명이 보고됐다. 이 교회는 지난 11∼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는 72명이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해서도 교인 4명이 추가 확진됐다. 12일 첫 확진자가 나왔으며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는 5명이다. 이 교회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담임목사로 재직 중이다.
 
중구 동대문 통일상가에서는 의류도매업을 하는 부부가 확진됐다. 이는 고양반석교회 집단감염에서 나온 확진자가 남대문시장 상인에게 n차 전파를 일으키고 다시 동대문시장으로 옮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학교에서의 전파도 잇달았다. 지난 12일 발생한 경기 용인 죽전고·대지고 집단감염과 관련, 어제 죽전고 학생 4명과 가족 2명, 대지고 학생 2명 등 총 8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 해운대구 부산기계공고에서도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유명 패스트푸드 업체인 ‘롯데리아’ 집단감염 사례의 경우 지난 6일 모임이 있었던 광진구의 ‘치킨뱅이 능동점’에 머물렀던 이용자 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15명으로 이 가운데 모임 참석자는 9명이다. 나머지 6명은 확진자의 직장 동료 2명, 식당 방문자 3명, 지인 1명 등으로 n차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돼 앞으로도 다수의 감염자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정확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율은 13%를 넘었다는 점이다. 이달 1일부터 최근 2주간 방역당국에 신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568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총 78명으로, 신규 확진자의 13.7%에 달했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총 18명으로, 다시 두 자리 수를 기록했다. 확진자 가운데 7명은 공항이나 항만 검역 과정에서 발견됐다. 나머지 11명은 경기(9명), 서울·인천(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외유입 확진자의 국적은 내국인 6명, 외국인 12명이다. 이들이 들어온 국가를 보면 미국이 9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가나·이라크에서도 2명씩 유입됐다. 이밖에 필리핀, 카자흐스탄, 영국, 알제리, 에티오피아발(發) 확진자가 1명씩이다.
 
정은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은 “무증상 경증 감염자가 산발적으로 이어져 여러 곳을 통해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며 “서울, 경기에서 하루 만에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고 있고, 연결고리가 밝혀지지 않은 비율도 13%를 넘게 나타나고 있어 지금 수도권은 코로나19 대규모 집단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검토 중 … ‘광복절 집회 취소’ 거듭 요청
 

주말과 임시공휴일을 포함한 3일 연휴를 앞두고 확진자가 급증하자 당국은 수도권에 대한 방역수위 상향 조정 검토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정세균 총리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다소 안정되는 모습이었던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다. 특히 3일간의 연휴(15~17일)를 앞두고 있우려가 더 크다”며 “장마와 휴가철을 맞아 이완된 분위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러 곳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또 하나의 고비를 맞고 있다”면서 “정부는 서울시와 경기도를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조정 여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 상황이 아직 2단계 상향 조건에 부합하지는 않아 실제 상향 여부는 예단하기 어렵다. 방역당국은 이틀가량 더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중대본은 1일 신규 확진자 수가 2주간 50명∼100명 미만일 경우, 관리 중인 집단감염 발생 건수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경우로 거리두기 2단계로 방역 기준을 격상한다는 가이드라인을 공표한 바 있다. 김 총괄조정관은 “만일 이 요건이 충족된다면 연휴기간(15∼17일) 중이라도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행사가 제한된다. 실내에선 50인 이상, 실외에선 100인 이상이 대면하는 사적·공적 목적의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되며, 스포츠 행사도 무관중 경기로 전환된다. 공공시설 운영도 원칙적으로 중단된다.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등 고위험시설도 운영이 중지되고, 다른 다중이용시설은 마스크 착용 의무와 이용 인원 제한 등 방역 수칙이 강화된다. 공공·민간에서 진행하는 여러 행사도 연기·취소가 권고되며, 공무나 기업의 필수적인 경영활동에 필요한 집합·모임·행사만 허용된다. 학교 등교 인원도 축소된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유행 초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정부의 임기응변으로 진행되다가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5월 6일부터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했다. 그러나 어린이날 연휴를 계기로 이태원클럽발 집단감염이 속출하는 등 문제가 생기자, 6월 28일 개념상의 혼돈스러움을 정리할 필요가 생겨 사회적 거리두기 1, 2, 3단계 기준이 발표됐다. 광주광역시가 7월 1일 집단감염이 우려되자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1단계서 2단계로 격상하는 조치를 내렸다가 8월 3일 다시 1단계로 내렸다. 이를 제외하고 6월 28일 이후 8월 14일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유지되고 있다.
 
방역기준 상향 검토와 별개로 중대본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광복절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지 말아달라고 각 단체에 거듭 당부했다. 서울시는 집회 개최를 강행하려는 단체들에게 13일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김 총괄조정관은 “집회금지 행정명령은 이념과 사상을 떠나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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