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인플릭시맙(Infliximab) 성분 바이오시밀러의 피하주사제(SC) 제형인 ‘램시마SC’(Remsima)가 지난 24일(현지시각)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로부터 염증성장질환(IBD)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승인은 지난 6월 25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ommittee for Medicinal Products for Human Use, CHMP)로부터 ‘허가 승인 권고’를 받은 지 약 1개월 만에 나와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빠르게 승인 절차가 이뤄졌다. 유럽 현지 IBD 의료진의 강력한 권고가 있어 신속 승인이 이뤄졌다고 셀트리온은 강조했다.
그동안 현지에서 인플릭시맙 정맥주사제(IV) 제형을 IBD 환자에게 처방해 온 의료진들은 인플릭시맙 SC 제형이 코로나19 상황에 의료 편의성 증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탄원서를 허가기관에 제출하는 등 램시마SC의 조속한 승인을 요청해왔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지난해 11월 류마티스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 적응증으로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은 후 염증성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을 비롯한 다른 적응증으로 허가를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램시마SC는 이들 질환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강직성척추염, 건선성관절염, 건선까지 기존 IV 제형의 모든 성인 적응증을 획득한 세계 최초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 제형이 됐다.
이번에 승인받은 염증성장질환 적응증에서는 램시마SC의 성분인 인플릭시맙에 대한 의료진들의 선호도가 높아 신속한 시장 진입이 기대되고 있다. 전세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 가운데 램시마SC가 속해 있는 TNF-α(종양괴사인자) 억제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처방액 기준 약 468억달러(약 55조원)로, 이 중 IBD는 전체의 약 30%인 140억달러(약 17조원)에 이른다.
램시마SC는 조만간 유럽 내 31개 국가에서 최초의 완성형 인플릭시맙 SC제형(프리필드 시린지)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유럽 승인을 계기로 연내 전세계 97개국(유럽 31개국 포함) 허가 절차를 본격 진행할 계획이다. 또 램시마SC는 미국과 일본에서도 최단기간 승인을 목표로 신약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를 위한 추가 임상도 순항 중이다.
램시마SC는 이미 올해 2월부터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 등지에 판매를 시작했으며 이번 적응증 추가로 더 많은 유럽 국가에서 출시가 기대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SC는 집에서 자가주사할 수 있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돼 병원 방문이 힘든, 변화된 의료 환경에서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세계 55조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탄생시키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처방 옵션으로 영국 현지 임상 중 … 55조원 자가면역질환 시장서 10조원 매출 목표
코로나19 치료에 램시마SC 같은 자가면역질환 의약품이 활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영국 옥스퍼드대 마크 펠드만(Marc Feldmann) 박사는 지난 4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코로나19 치료제로서 TNF-α 억제제를 처방하는 방안을 시급히 연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펠드만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혈액과 조직에 존재하며 염증을 증폭시키는 TNF(종양괴사인자)가 폐 등에서 사이토카인폭풍(cytokine storm)을 일으켜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킨다. 따라서 TNF를 타깃하는 TNF-α 억제제가 가장 적합하고 그 중에서도 20년 넘게 처방돼 안전성이 입증된 인플릭시맙 등이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영국에서는 펠드만 박사 및 버밍엄대학병원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 인플릭시맙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