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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 도입한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아플리딘’서 抗 코로나19 효과 확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7-02 23:48:53
  • 수정 2020-07-03 00: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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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렘데시비르의 2800분의 1 농도로 항바이러스 효과 … 2016년 스페인 파마마社서 도입 … 3분기내 국내 임상
호주에서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로 허가된 스페인 파마마社의 ‘아플리딘’(Aplidin 성분명 플리티뎁신 plitidepsin)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보령제약은 2016년 10월 스페인 파마마(PharmaMar)와 독점 판매 계약한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아플리딘’(Aplidin 성분명 플리티뎁신 plitidepsin)이 코로나19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능 시험에서 ‘렘데시비르’에 비해 약 2800분의 1의 낮은 농도에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보령제약이 의뢰해 공신력 높은 국내 연구기관에서 반복 수행한 효능평가 결과 아플리딘은 원숭이 신장세포(Vero cell) 실험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특례수입 승인된 대조약물 렘데시비르(remdesivir) 대비 2400~2800배의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 사람 폐세포(Calu-3 cell)에서는 렘데시비르 대비 80배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 이는 IC50(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활성도를 50% 저해하는 약물농도)을 기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바이러스를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플리딘은 아플리디움 알비칸스(Aplidium albicans)라는 해양천연물을 원료로 하며, 종양세포 내 단백질(eEF1A2)에 작용하여 암세포를 억제하고 세포자살에 이르게 한다. 기존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위한 치료제다. 2016년 3월 파마마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19개 국가에서 255명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단독치료와 덱사메타손에 아플리딘을 추가하는 병용치료의 효과를 비교하는 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병용군은 단독군에 비교해 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5%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탈모 등 항암제 부작용이 적어 유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2019년 1월 4일 호주 의약품 승인기관인 TGA(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로부터 승인을 받은 후 추가로 시판 승인을 획득한 나라는 없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다발성골수종에 대한 3상 임상 승인을 받아 수백명의 환자에게 투약되고 있다. 일단 인체 내 안전성이 확인됐고 제제 개발도 완료돼 있다.

보령 측은 이번에 확인된 아플리딘의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는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입원 환자의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진행 억제와 빠른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파마마는 스페인 의료보건제품청(Spanish Medicines and Healthcare Products Agency, AEMPS)으로부터 아플리딘을 코로나19 치료제로의 개발하기 위한 아플리딘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2상 임상(APLICOV-PC)에 들어갔다고 지난 4월 28일 공표했다. 다의료기관, 무작위 배정, 병행, 표지개방 연구로 3가지 용량의 플리티뎁신을 병원에 입원한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이다. 

2상 1단계 연구는 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전후의 바이러스 밀집도 변화, 증상적 개선 등의 지표를 측정한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최적 용량을 보건당국과 상의해 결정한 뒤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보령제약도 올해 3분기 내에 국내 임상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파마마는 임상시험에 앞서 신종 코로나(SARS-CoV-2)와 복제 및 전파 방식이 비슷한 코로나-19 바이러스(HCoV-229E)를 대상으로 한 아플리딘을 실험한 결과 eEF1A2(다발성골수종·뇌종양·난소암 등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억제하는 방식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 및 전파 억제와 유사해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 시험은 스페인 국립고등연구위원회(Spanish National Research Council, Consejo Superior de Investigaciones Cientificas, CSIC)  산하 국립바이오테크센터(Centro Nacional de Biotecnologia, CNB)에서 진행됐다.  

보령제약 이삼수 사장은 “코로나19 난국에서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다양하고 혁신적인 도전을 계속해야 한다”며 “여러 기관 및 파트너사와 협력해 높은 가능성을 가진 아플리딘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로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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