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은 지난 30일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펀드인 하얀1엘피(Hayan I, L.P.)에 240억원(2000만달러)을 투자한다고 1일 밝혔다. 투자금은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납입할 예정이다. 하얀1엘피는 보령제약 지주사인 보령홀딩스의 미국 현지법인 하얀헬스네트웍스(HAYAN HEALTH NETWORKS)가 설립·운영하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펀드다.
보령은 이 펀드를 통해 펀드 참여를 통해 글로벌 진출과 기업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미국 내 스타트업 및 바이오벤처 등 초기단계 헬스케어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투자할 예정이다. 이로써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보령홀딩스는 이같은 목적으로 지난 1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하얀헬스네트웍스 사무실을 개소하고 미국·유럽 글로벌제약사, 투자자, 초기 단계(early stage) 연구개발 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보령제약·보령바이오파마·보령컨슈머 등 계열사와 전략적 제휴 및 협력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법인장은 최성원 보령제약 전무(글로벌사업본부장)가 맡았다.
보령제약은 2016년부터 항암제 사업강화 전략 프로젝트 ‘BR2002’를 추진 중이다. 신약 파이프라인 중 비호지킨성림프종 치료제로 개발 중인 물질의 개발명으로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을 허가 받은 뒤 올해 4월 미국에서 첫 환자 대상 임상이 시작됐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지난해 12월 1상 승인을 받았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초기 단계 기술 라이선스 계약, 지분 투자 등 다양한 목표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며 “BR2002 사업이나 보령홀딩스와는 별개로 사실상 보령제약이 진행하는 미국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령홀딩스는 지난해 12월 신임 대표이사에 김정균 보령제약 운영총괄 사내이사(35)를 선임한 뒤 사업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보령제약그룹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4녀 중 장녀인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장남이다. 현재 보령홀딩스는 기존 종로5가 보령빌딩에서 벗어나 종로구 서촌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젊은 직원들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