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치료제 개발에는 시간 더 필요 … 2차 유행은 가능성 높으나 집단 면역 추구하기는 위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COVID-19, 코로나19) 재유행 양상이 심상치 않다. 국내에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차 지방으로 확대되어가고 있으며, 증가세가 줄어드는 듯 했던 미국‧유럽‧중국에서도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온도가 높아지면 활동성이 줄어들 것이라 기대했던 것이란 초기의 기대와 달리 더운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도 무섭게 퍼져나가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 연구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종구 서울대학교병원코로나 19 과학위원회 고문위원(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으로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주요 궁금증을 풀어본다.
백신과 치료제는 언제 개발될까?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당분가 요원해 보이다. 당장 개발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개발돼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확대재생산지수(R0)를 고려하면 군집면역(1-1/R0)이 60% 정도 되는 시점까지는 계속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돼 코로나19의 유행은 향후 수 년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ARS-CoV-2가 박쥐에서 매개동물을 거쳐 사람으로 전파되는 경로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며, 다른 한편 장기 바이러스 보유자에 의한 바이러스가 배출 등 풍토병화에 대한 것도 알려진 바가 없다.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엔 아직도 밝혀져야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항체의 면역이 짧을 수 있다. 코로나19는 중화항체가 잘 생기지 않거나 생겨도 일시적으로 존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변이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어서 백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는 계절성 인플루엔자처럼 매년 유행할 수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는 2차 유행될까?
남반부의 브라질‧멕시코와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유행이 뒤늦게 시작되고 있는 점, 북반부의 많은 나라들은 정점을 지나고 있으나 억제정책을 풀면서 다시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계절과 상관없이 계속 남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언제까지 국경을 막아놓을 수도 없는 일이므로 국경이 다시 열리면 애회에서 유입되는 바이러스로 재유행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강력한 방역정책으로 확진자를 찾아나 격리했던 한국은 일견 방역에 성공한 듯 보이지만 인구집단의 면역 형성을 막아서 유입에 의한 재유행의 가능성이 커지는 역설적 상황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바이러스가 그만큼 빨리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이어지는 소규모 집단감염이 대규모로 커져 내부에서 2차 유행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야 할까?
한국은 확진자 조기 발견과 격리, 밀접 접촉자에 대한 검역 격리를 통해 바이러스 전파를 늦추는 한편, 감염예방캠페인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방역에 성공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수도권에서 50여명의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7차 감염까지 진행되어 추적이 쉽지 않은 상황이 야기됐다.
이로 인해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생활방역의 전환 기준은 2주 동안 일일 50명 미만, 역학적 연관성을 찾지 못하는 비율 5% 미만이다.
이종구 교수는 “이런 기준에 매달리기보다 현재의 대책을 재점검하고 관련 인력과 시설을 보완하여 향후 유행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단면역(군집면역)이 2차 유행을 막을 수 있을까?
재유행을 막을 수 있는 방안으로 집단면역 방법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유행이 매우 심각했던 지역의 항체 양성율은 보고 시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뉴욕시 19.9%, 스톡홀롬 7.3%, 런던 17%, 영국 전체는 5%였다. 최근 스웨덴 일부 지역과 이탈리아 일부 지역은 각기 40%와 57%까지 항체양성을 보였다고 보고됐다.
하지만 군집 면역이 방역 능력을 획득하려면 그 나라 인구의 2/3가 감염되어야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취약계층의 많은 희생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이 교수는 “만약 군집 면역 체계를 선택한다면 75세 이상 노인 및 만성질환자 보호‧병원시설 감염예방관리‧취약계층 방문보건 및 재택의료 사업 등 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집면역은 궁극적 목표라기보다는 부산물로써 획득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목표”라고 설명했다.
무증상 확진자는 전파능력이 낮을까?
세계보건기구(WHO)의 COVID-19 담당자 마리아 반 케르코브 박사는 지난 22일 유증상 확진자와 이들의 밀접촉자에 대한 철저한 추적‧격리를 강조하면서 “무증상자의 대한 감염율은 낮아서 공중보건학적 의미가 낮다”고 발언했다. 이는 무증상자 혹은 감염초기 확진자의 사회적 격리(social distance)가 의미없다는 말로 받아들여져 논란을 불러왔다. 다른 전문가들은 ‘틀린 발언’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결국 WHO는 더 관찰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미국, 유럽, 일본의 16개국의 코호트 연구를 검토한 결과 약 40~50%의 코로나 19 확진자가 검사 당시 증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개 코호트에서는 무증상환자 중 0~10%가 나중에 증상이 발현됐다고 확인됐다. 한 요양기관에서는 처음에는 무증상이었던 확진자의 89%가 나중에 증상을 나타냈다고 보고했다.
이 교수는 “확진자들의 다수가 무증상인 점은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무증상 환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검사와 격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아의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코로나19 때문일까?
관상동맥에 영향을 미치는 급성 열성 전신혈관염인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기관염증증후군이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나타났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 질환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국내 연구 결과 국내 5세 미만 소아에서 가와사키병의 발생률은 10만명 당 217명으로 북미나 유럽보다 10~30배 많았다. 지난달 18일 기준으로 소아청소년 코로나19확진자는 국내 전체 확진자의 6.9%(768명)이었다. 반면 올 2~4월 2곳의 상급종합병원에서 가와사키병으로 입원한 환자는 총 429명으로 2015년부터 2020년 4월까지의 소아과 총 입원환자 수는 변화가 없었다.
이 교수는 “북미와 유럽 다기관염증증후군 환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가 검출되었다는 사실은 코로나19와의 관련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코로나19가 다기관염증증후군의 원인이라고 결론지을 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