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 가려움증이 느껴지면 두꺼운 딱지가 지고 흉터가 크게 남는 이유의 하나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김혜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TRPV3 작용제(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물질)로 처리한 피부섬유아세포가 TRPV3/TSLP/Smad2/3(가려움 기전 경로)를 통해 피부 섬유증을 유도한다’는 논문을 통해 상처 후 가려움증 있으면 콜라겐이 발현되면서 세포에 칼슘이온이 주입돼 피부에 두비대성(두꺼운) 흉터를 남길 수 있다고 17일 소개했다.
상처는 회복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흉터는 염증반응과 섬유화반응으로 인해 발생한다. 일반 흉터는 새로운 콜라겐 섬유가 적정량 생성될 때 생기지만, 비대성 흉터는 콜라겐 섬유가 과도하게 생성될 경우 크고 두껍게 생긴다. 비대성 흉터는 가렵고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일반 흉터보다 더 크고 단단하다.
TRP(Transient receptor potential) 채널은 뉴런·피부·심장·호흡기·신장 등에서 다양한 수준으로 발현된 이온 채널이다. 주로 열감이나 통증을 매개한다고 알려져 왔는데, 최근 가려움증을 전달하는 매개체로도 확인됐다.
김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화상을 입고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로부터 TRPV3의 발현 증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TRPV3가 피부 섬유증과도 관련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며 가려움 채널과 수용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면 두껍게 생기는 흉터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TRPV3의 기능적 역할을 알아봤다.
연구팀은 화상환자 20명을 대상으로 피부섬유아세포에 TPRV3 작용제를 바르고 TRPV3/TSLP/Smad2/3 경로에서 콜라겐이 생성되는지 각각 확인했다. 콜라겐이 발현하면 세포 내 칼슘이온이 유입되는데, 상피세포의 상처 치유 과정에 필수적이다.
연구 결과, TRPV3 작용제를 바른 피부섬유아세포가 가려움 기전 채널에서 콜라겐의 발현량을 유의하게 증가시켰으며 칼슘이온 유입량도 늘어났다. 피부를 구성하는 단백질인 콜라겐이 상처 부위에서 증가해 흉터 생성을 촉진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즉 피부섬유아세포가 각 채널의 표면을 자극해 피부 섬유화를 초래했음을 시사했다.
이와 반대로 유전자침묵(RNA Silencing) 기술을 활용해 TRPV3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 경우 TSLP와 Smad2/3 채널에서 콜라겐의 발현이 감소했다. 이는 가려움 물질이 차단되면 상처 부위에 콜라겐이 증식하지 않아 흉터 생성을 억제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해당 채널과 수용체를 차단하면 두껍게 생기는 흉터를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TRPV3 작용제가 처리된 피부섬유아세포가 TRPV3/TSLP/Smad2/3 경로를 통해 콜라겐 생산을 증가시켜 피부 섬유증을 유도한다는 결론을 냈다.
김혜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두껍게 생기는 흉터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이 연구 논문은 피부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 2020년 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