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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
“국립보건연구원 질본에 남는다” 질병관리청 승격 개정안 의결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6-16 14:01:26
  • 수정 2020-06-18 15: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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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일 당정청 협의, 16일 국무회의 의결 … 복지부와 공동 재난관리 주관기관
16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차관급 외청인 질병관리청으로 커지고, 감염병 재난관리주관기관으로 추가 지정돼 독자적 권한을 갖게 됐다.
연구기능이 사라지고 인원과 예산까지 줄어 ‘무늬만 승격’이란 비판이 일었던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 방안이 원래 취지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논란이 됐던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하려던 행정안전부 및 보건복지부의 추진안을 변경, 전문가들과 여론이 지지하는 방향과 맞게 질병관리청 소속 기관으로 두기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질병관리청 개편방안 당정협의’를 진행 한 후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방안을 확정해 국무회의에 넘겼다. 

지난 3일 행정안전부가 입법예고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되 질병관리본부 산하에 있는 국립보건연구원을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해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복지부가 질병관리본부의 연구 기능을 빼앗아 ‘무늬만 승격’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더욱이 질병관리청 승격 후 인력과 예산까지 줄어들어 신종 감염병 대응 역량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질병관리청이 아니라 ‘방역청’으로 명명해야 한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밥그릇 뺏기기 싫은 보건복지부가 미리 질본의 힘을 빼려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같은 여론에 밀려 결국 국립보건연구원 이관은 전면 백지화됐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국립보건연구원을 질병관리본부에 존속시키고 감염병연구센터도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한다고 적시했다. 이로써 질병관리청 개편을 둘러싼 잡음은 일단락됐다. 

청 승격과 관련, 잡음이 커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질병관리본부 소속 연구기관을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하는 조직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 등 당·정·청은 협의체를 구성해 15일 오전 개편안 조율을 마무리했다.

같은 날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협의 후 기자 브리핑에서 “현재 복지부 소속기관인 질본은 독립해서 차관급 외청인 질병관리청으로 신설하고 복지부에 보건의료를 전담하는 복수 차관을 두기로 했다”며 “질병관리청은 복지부와 함께 감염병 재난관리기관으로 예산 수립 및 집행, 인사 등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고 감염병 관련 정책수립에서도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고 기본 골자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 소속인 질병관리본부는 차관급 외청인 질병관리청으로 커지고, 감염병 재난관리 주관기관으로 추가 지정돼 독자적 권한을 갖게 됐다. 복수 차관제 도입으로 1차관이 복지, 신설되는 2차관은 보건·의료를 각각 담당하게 됐다. 다만 재난관리 주관 기관은 복지부와 공동으로 맡는다. 

조 의장은 “국립보건연구원은 현행대로 질본 소속 기관으로 존치함으로써 감염병 대응역량 시너지를 극대화하기로 했다”며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를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개편해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상용화 지원까지 전 과정을 질본이 주관해 대응하는 체계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확대에 발맞춰 인력·예산이 보강된다. 조 의장은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관련 기능이 대폭 확대되고 권한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 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보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24시간 상황관리를 통한 감염병 위기 대응을 상시화하고, 감염병 관련 정보 수집 및 빅데이터 구축을 통한 전략연구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방자치단체 방역과 지역 단위 질병관리 기능을 지원하는 권역별 질병대응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현장 중심의 감염병 대응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분야 연구·개발(R&D) 수행 체계도 개선된다. 조 의장은 “보건 연구·개발 거버넌스를 강화해 복지부·질본·국립보건연구원·보건산업진흥원 등 관련 기관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며 “복지부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간 상호 인적교류 및 협업을 지원하고 상시적인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했다.
 
조 의장은 “당은 6월 국회에서 질병관리청 신설 등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자 하며 정부도 이와 관련한 필요한 시행령 개편 등을 빨리 마련해주기 바란다”며 “정부는 오늘 마련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금명간 국무회의를 거쳐 금주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6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정부는 조만간 이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질본관리청 승격이 이토록 신속하게 진행되는 배경에는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감염병연구센터를 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하고, 국립보건연구원의 기능 강화로 전문성을 높이면서 지역별 대응 체계를 갖추는 데에도 차질이 없어야 한다”며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조직 개편과 인력 충원이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충분한 사전 준비를 당부한다”며 또한번 신속 처리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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