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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수도권 집단감염 릴레이, 노령환자 급증 … 곳곳에서 적신호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6-15 18:04:55
  • 수정 2020-06-18 19: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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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치웨이발(發) 집단감염 총 169명 … 성심데이케어센터‧인천 가족 등 경로불명 감염사례 증가
수도권에서 코로나19의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15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2주간 발생한 감염자의 약 40%가 60대 이상 노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15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의 추가 확진자 수는 37명으로 이틀 연속 3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증가세는 줄어들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산발적 집단감염이 계속 꼬리를 물고 있는데다 중증 위험이 높은 노인층 감염과 경로 확인이 안 되는 깜깜이 감염이 늘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5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 환자 수가 총 1만2121명이라고 밝혔다. 추가 확진자 37명으로 이 중 지역감염 사례는 24명, 해외 입국 확진자는 13명이다. 해외 유입 사례 13명은 입국 검역 과정에서 절반이 넘는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검역 통과 이후 경남에서 3명, 경기에서 2명, 서울에서 1명 등이 확진됐다. 지금까지 누적 해외 유입 사례는 1346명이며 내국인 비율은 85.4%다.
 
지역사례 감염환자 24명 중 22명은 수도권에서 확진된 환자로 경기에서 8명, 인천에서 8명, 서울에서 6명이 확인됐다. 나머지 2명은 충남에서 확진됐다.
 
수도권에서만 신규 감염자 97%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집단감염
 

추가 확진자는 주로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5월 발생한 이태원클럽 발 집단감염, 부천·송파 물류센터 집단감염이 잠잠해지기도 전에, 6월 서울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모양새다. 수도권 감염의 주축인 리치웨이 발 감염은 중국동포교회 쉼터, 콜센터, 사업장 등 수도권에서만 최소 8곳으로 전파돼 동시다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15일 낮 12시 기준으로 리치웨이 발 집단감염 누적 확진자 수는 169명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자재 판매업소인 명성하우징에서 3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경기 성남시의 방문판매업체인 엔비에스(NBS)파트너스에서도 16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뒤이어 서울 강남구 프린서플어학원 14명, 서울 강서구 SJ투자회사 콜센터 11명, 서울 금천구 예수비전교회 9명, 경기도 성남시 하나님의교회 7명, 인천 남동구 예수말씀실천교회 9명, 서울 구로구 중국동포교회 쉼터 8명 등 감염자가 발생했다.
 
리치웨이와 함께 수도권 감염 사태 이끌고 있는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5일 12시 기준 관련 확진자는 총 110명으로 이중 교회 관련자는 34명, 접촉자 관련자는 76명이다. 지역별로는 인천 57명, 서울 31명, 경기 22명 순으로 많았다.
 
이밖에 지난 12일 발생한 서울시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와 관련해서 이용자 14명, 직원 2명, 가족 및 기타 3명 등 총 19명의 누적 확진자가 확인됐다. 인천 계양구에서도 지난 13일 초등학생과 가족의 감염이 확인돼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또 서울 중앙지방법원 중부등기소에서도 한 직원이 양성 반응이 나와 등기소가 15일 하루 폐쇄됐다.
 
집단감염이 수도권에서 계속 이어지는 것은 매우 나쁜 신호다.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고 유동량도 많아 확산이 빠르게 이뤄지고 소리 없는 전파가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집단감염이 이를 시사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5월 이후 발생한 주요 집단감염 27건 중 26건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면서 “수도권의 감염이 다른 지역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도 같은 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의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꼬리를 물고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접촉자 추적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빠른 전파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집한제한조치 연장·전자출입명부 작성 등 방역조치 강화 발표… 수도권 지자체 확산 저지에 안간힘
 

수도권에서 이어지는 집단감염의 꼬리를 끊기 위해 방역당국은 15일부터 수도권에 강화된 방역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장관은 15일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가용한 모든 자원을 활용해 수도권 감염 확산을 막고 있다”면서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등 8개 고위험시설에 집합 제한 조치 연장과 전자출입명부 작성을 의무화했다”며 “학원과 관련해서는 전자출입명부 세부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각 지자체들도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어학원·대형학원 1100여개소의 점검을 마치고, 중소학원 700개소를 점검 중이다. 기숙사 학생, 교직원, 유아 대상 영어학원 강사 7000여명을 대상으로 선제적 진단검사를 완료했으며 일반시민 중에서도 매주 1000여명을 공개 모집해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소규모 종교시설 신도 779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완료했고 8개 고위험시설과 학원, PC방 등에 대한 방역수칙 준수를 지도점검 중이다.
 
경기도는 관내 물류창고업, 콜센터, 장례식장 등 1600여개 사업장에 대해 방역수칙 준수를 명령하고 어린이집 휴원 기간을 연장했다. 앞으로도 종교시설과 문화·체육·관광시설에 대한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흥주점 등 다중이용시설 8376곳 대상 집합 금지를 21일까지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수도권의 산발적인 집단감염의 꼬리를 어떻게 차단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선제적 진단검사, 수도권 역학조사관 확대 배치, 전자출입명부 적용 등 행정 조치를 통해 추적속도를 높이는 게 최선의 방책”이라고 강조했다.
 
중증율 높은 노인층 감염 전체 40% … 중증율·사망률 증가
 

노인 감염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과 경로 미확인 확진자가 늘고 있는 점도 보건당국을 긴장시키는 적신호다. 박능후 장관은 15일 “기저질환이 있는 중·고령층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증가로 치명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이 약 40%로, 어르신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 등을 통해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3째 주(17∼23일) 60세 이상 신규확진자는 13명이었다. 이태원클럽 발 감염 확산은 학원 등으로 국한돼 감염자의 대부분이 젊은층이었다. 하지만 5월 4째 주에는 60대 이상 확진자가 46명으로 늘었고, 6월 첫째 주 103명, 6월 둘째주 134명으로 고령 확진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5월 넷째주와 6월 둘째주의 확진자 수를 단순 비교하면 한달새 10배 정도 늘어난 셈이다.
 
감염사례별로 살펴보면 리치웨이 발 확진자의 절반이 넘는 86명이 60세 이상 노인이다.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체였기 때문. 서울 도봉구의 요양시설인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도 80대 여성이 최초로 확진된 이후 16명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기 지역 노인 시설인 안양 재가나눔센터, 이천 한나그린힐요양원 등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랐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13일 브리핑에서 “고령 확진자의 비율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중증 환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5월 이후 수도권의 청년층, 클럽·주점 등에서 시작된 유행이 사업장이나 종교시설, 탁구장 등의 모임을 거쳐 결국엔 최근 들어 요양원 등으로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고령층 확진자는 중증도로 발전하기 쉽고 그만큼 사망 위험이 높다.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고령층일수록 급속히 높아져 60대 2.59%, 70대 10.16%, 80세 이상은 25.61%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위중·중증 환자는 5일 11명에서 14일 22명으로 늘었다. 이 중 15명은 60대 이상으로 80대 이상이 4명, 70대 5명, 60대 6명이다. 이달 발생한 사망자 6명도 모두 60대 이상이었다.
 
감염경로 불명 환자 7.4%→ 10.2% … 조용한 전파 진행 가능성 높아
 

감염경로 미확인 환자의 발생이 지속되는 점도 방역 당국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일이다. 지난 5월 17~31일 신규 확진자 중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7.4%였으나 6월 1~14일 기간에는 10.2%로 상승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2주간 확진된 618명 가운데 ‘감염경로 조사 중’인 사례가 63명으로 10.2%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감염경로가 미확인된 사례의 80% 이상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조용한 전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처럼 높은 경로 미확인자 수도권 편중은 방역망에 걸리지 않은 감염원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뜻이다.
 
방역 당국은 일면 ‘깜깜이 확진자’로 불리는 무증상 감염자의 존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는 자신이 감염자인 줄 모르고 일상생활을 하며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 있다. 5월초 ‘생활 속 거리두기’ 방역체계로 전환한 이후 예상치 못한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는 데에는 이런 깜깜이 감염자의 활동이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12일 서울시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 첫 확진자의 아내, 인천 계양구 초등학생 가족, 서울중앙지방법원 중부등기소 직원 감염, 성남시 버스기사 감염 등이 모두 감염경로가 규명되지 않았다.
 
이들 경로 불명 감염에 대해 보건당국 관계자는 “일단 최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방문판매업체나 종교시설 등과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지만 아직 특별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조용한 전파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예의 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희비 엇갈리는 국가들 … 강력봉쇄 뉴질랜드 0명, 집단면역 스웨덴 울쌍
 

한편 해외에서는 코로나19 방역의 성적표이 드러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코로나19와 첫전투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며 카페·식당 영업 전면 허용했다. 그는 “팬데믹과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도 “코로나19와 첫 번째 승리에 행복하다”며 이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프랑스 확진자는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7578명이 나와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승리를 발표한 당일에도 신규확진자 407명, 사망자 9명이 발생해 ‘경제만을 생각한 억지 승리 선언’이라는 빈축을 사고있다.
 
초기 국경봉쇄를 비롯해 강력한 거리두기 정책을 추진했던 뉴질랜드는 지난 8일 마지막 환자의 퇴원을 끝으로 공식적으로 코로나 확진자 수가 0이 됐고 이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코로나19 청정국이 됐다. 뉴질랜드 정부는 9일 국경 봉쇄를 제외한 모든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해제했으며 곧 종식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나라와 반대로 집단면역을 추진했던 스웨덴은 지난 6일 집단면역의 실패를 공식 인정하는 뼈아픈 선언을 해야 했다. 스웨덴은 100만명 당 450명이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인구 당 사망자 수를 기록했으며, 사망자의 90%는 70대 이상 고령층이다.
 
일찍이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던 중국에서는 14일 기준 49명의 신규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지속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베이징에서만 36명이 발생해 당국은 긴장시키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11일 1명, 12일에는 6명, 13일과 14일에는 각각 36명씩 발생해 나흘간 79명이 확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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