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라즈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조달청이 주관한 2020년 혈액제제 입찰에서 ‘에스케이알부민20%주’ 최종 공급자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국내 제약사가 NATO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해 NATO 조달청의 ‘아프간 군 신탁기금(ANATF) 의약품 조달사업’에 입찰해 10개월 만에 최종 결과를 통보받았다.
글로벌 혈액제제 업체 간 경쟁을 뚫고 최종 공급자로 선정된 데는 외교부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외교부는 NATO 회원국만 참여할 수 있는 사업에 국내 기업이 참여하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왔고, 2018년부터 NATO 조달시장 참여 설명회를 개최해 국내 기업 입찰 참여를 지원했다.
SK플라즈마는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NATO에 알부민을 공급할 예정이다. 수주 금액은 약 90만달러(약 11억원) 규모다. 국제기구 대상 첫 사업성과로는 적잖은 성적이라는 평가다.
NATO 조달청은 우방국의 물류 및 시스템 지원 등의 구매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2012년 설립됐다. 알부민은 오랜 내전으로 절대적인 필수의약품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군·경찰에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SK플라즈마의 알부민은 상실(화상, 신증후군 등) 및 알부민 합성저하(간경변증 등)에 의한 저알부민혈증, 출혈성 쇼크(shock) 등 적응증을 가지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혈액제제다. SK플라즈마는 1984년부터 알부민을 생산해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
김윤호 SK플라즈마 대표는 “NATO 등 국제기구 입찰은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한 선정기준”이라며 “이번 공급으로 SK플라즈마 혈액제제의 우수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NATO 등 국제기구 입찰 품목을 확대하고 UN 산하기관 국제조달에도 참여해 혈액제제 공급을 통한 국제사회 보건의료 증진에도 힘을 보탤 방침이다.
SK플라즈마는 2015년 SK케미칼에서 분사한 혈액제제 전문회사로 지난해 9월 브라질 국가 입찰에서 면역글로불린 ‘리브감마에스앤주’(Intravenous Immnunoglobulin, IVIG-SN)를 통해 최종 공급자로 선정되는 등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경북 안동 바이오산업단지에 위치한 SK플라즈마 안동공장은 연간 60만ℓ규모 혈액제제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8년 10월부터 가동 중인 이 공장은 전 공정에 중앙원격제어시스템과 자동세척장치 등을 도입해 동급 공장 대비 우수한 안전성과 생산 효율성을 갖춘 국내 대표 혈액제제 생산기지다. 원료 보관, 분획, 정제, 가공, 포장, 품질관리 등 전 공정 일원화를 확립하고 유럽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EU-GMP) 규격 설비를 통해 수출용 혈액제제를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