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제 관리활동 비율은 69.9% … 상급종합병원은 두 항목 모두 100%, 역량 차이 확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1차 마취 적정성 평가에서 중증질환 치료에 전문 역량을 지닌 상급종합병원과 일반 종합병원의 역량 편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종합병원의 절반가량이 회복실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고, 3곳 중 1곳에서는 마취 약물관련 관리 활동이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4일 1차 마취 적정성 평가결과 및 결과가 우수한 병원을 홈페이지(www.hira.or.kr)와 건강정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공개했다. 마취 적정성 평가는 마취 영역의 전반적인 관리 실태를 파악해 환자안전 기반을 마련하고 의료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실시됐다.
평가 대상은 종합병원 이상의 의료기관 344곳으로 이중 상급종합병원 42곳, 종합병원 302곳이다. 2018년 10월~12월 3개월 동안 입원해 마취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했다. 평가는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시설·인력 등 구조부분, 안전관리 활동을 평가하는 과정부분, 마취 중·후 환자 상태를 평가하는 결과부분으로 나눠 진행됐다.
구체적 구조평가지표로 △회복실 운영 여부 △마취통증의학과 특수장비(7종) 보유 종류 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1인당 월평균 마취시간을, 과정평가지표로 △마취약물관련 관리활동 여부 △마취 전 환자평가 실시율 △회복실에서 오심 및 구토와 통증 점수 측정 비율을, 결과평가 지표로 △마취 중‧후 정상체온 유지 환자 비율 등을 설정했다. .
상급종합병원은 대다수 지표에서 만점을 기록했으나 종합병원은 지표별 평균 점수에서 이에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아 간극이 벌어졌다. 상급종합병원 42곳은 모두 마취통증의학과 특수장비 7종을 다 보유하고 있었으나, 종합병원은 평균 4.3종에 그쳤다.
마취약물 관리활동을 시행하는 비율은 상급종합병원은 100%, 종합병원은 69.9%이었으며, 수술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마취 중·후 정상 체온 유지 환자 비율'에서 상급종합병원 98%, 종합병원 82.8%를 기록했다. 또 마취 환자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회복실을 상급종합병원은 모두 적정 인력과 장비를 갖춰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종합병원은 그 비율이 55.3%에 그쳤다.
다만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1인당 월평균 마취 시간은 상급종합병원이 183.2시간으로 종합병원 133.5시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은 각 지표를 100점으로 가중치를 적용해 환산해 종합점수를 내고 이에 따라 평가 대상기관을 1~5등급으로 구분했다. 종합점수 평균은 82.2점으로 95점 이상인 1등급 의료기관은 152개소로 전체 기관의 44.3%를 차지했으며 종합병원은 118곳, 상급종합병원은 34곳이었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려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 가톨릭대 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 한림대의료원 산하 4개 병원, 가천대 길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한양대 구리병원, 삼육서울병원, 백병원, 대전을지대병원, 경북대병원 등이 만점으로 1등급을 받았다.
2등급(85~95점)은 57개 기관으로 이중 상급종합병원은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부산 고신대 복음병원, 동아대병원, 부산대병원, 충남 단국대부속병원, 서울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대구 영남대병원, 전남 화순전남대병원 등 총 8곳이었다. 수도권 소재 상급종합병원으로 유일하게 2등급을 받은 연세대 강남세브란스 병원은 대부분의 항목에서 100%를 기록했으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1인당 월평균 마취시간이 240.7시간으로 전체 평균인 155.5시간이나 동일 규모 기관 평균 183.2시간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밖에 3등급 37곳(10.8%), 4등급 31곳(9.0%), 5등급 66곳(19.2%) 등의 분포를 보였다.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마취와 관련된 의료사고나 합병증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나 현재 마취 관련 의료서비스의 질과 환자안전 관리 수준에 대한 실태 파악은 미흡한 실정”이라며 “이번 평가로 마취 영역의 전반적인 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이 필요한 기관은 맞춤형 질 향상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