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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도 코로나19에 항생제 처방 관행은 여전 … 72%나 투여, 8%만 적정대상
  • 홍세정 기자
  • 등록 2020-05-13 20:33:29
  • 수정 2020-05-14 18: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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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사망률은 낮지만 입원 환자 중 68.8%는 위중 … 83.3%는 합병증 동반, 1기에서 급사한 사례도
어린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할 확률이 낮지만, 입원 환자 중에는 중증도가 높고 여러 합병을 가진 경우가 많아 집중치료가 요구된다.
신종코로나바이로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관련 새로운 의학정보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그 중엔 정설로 받아들여지진 않지만 귀기울일 만한 중대한 정보도 있다. 코로나19의 감염 공포 속에서도 미국 병원들은 다음 단계에 대비해 환자들이 안전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최근 업데이트된 코로나19 관련 정보들을 정리했다.

코로나19 사망률 높이는 항생제 남용 … 데이터 불확실하고 제한도 어려워

전문가들은 많은 코로나19 환자들이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은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이는 질병을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와 곰팡이는 매년 전국적으로 280만명의 감염자와 3만5000건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2013년 대비 항생제 내성 사망자는 18% 감소하긴 했지만 예상 밖으로 심각하다. 그러나 CDC는 2년간의 수행평가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적절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미네소타대(University of Minnesota)의 엘리자베스 허쉬(Elizabeth Hirsch) 박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환자가 세균성 폐렴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확실한 진단을 받을 때까지 항생제를 자주 투여한다. 
 
임상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 온라인 저널 지난 5월 2일자 게재된 코로나바이러스 연구 결과, 2010명의 코로나19 환자 중 72%가 병원에서 항생제를 투여받았으나 8%만이 세균·곰팡이 공동감염에 걸렸다. 불필요한 환자에게 과다 투여된 것이다. 이처럼 항생제 자제 노력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는 코로나19 시대에 항생제 사용에 관한 확실한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 보건부 산하 헬스케어 리서치 기관인 의료연구품질관리원(AHRQ, Agency for Healthcare Research and Quality, AHRQ) 대변인은 “항생제 안전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증 기간에는 많은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급증하는 코로나19 환자를 살피느라 바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른 전문가들도 “코로나19 기간 동안 항생제 사용 추세에 대한 국가 데이터 분석은 불가능하고, 불완전하고 드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항생제 투여를 제한하는 것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네브래스카대(University of Nebraska)의 항균 관리 프로그램의 의료책임자인 밴 슈네벨드(Van Schooneveld)는 “코로나 19에 대한 상세한 임상지침을 개발하고 보급함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줄어들고 있지만, 과거 방식의 치료 행태를 답습하는 집중치료실(ICU) 소속 의사 등은 항생제 사용을 중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환자의 입원 기간 동안 부적절한 항생제를 조기에 중단하는 게 최선일 뿐이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티모시 로슨(Timothy Rawson)은 “임상의는 코로나19로 입원한 모든 환자에게 적절한 진단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항생제 처방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세균성 공동 감염의 증거가 거의 없을 때 이를 중단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허쉬 박사는 “우리는 이미 항생제 내성의 팬데믹에 직면해 있다”며 “항생제 내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염려했다.
 
아이들도 중증 코로나19 가능하다 … 입원 48명 중 33명 중환자 

미국 CDC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입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최고령 연령대에 속한다. 5월 2일 현재 코로나19 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은 인구 10만명당 162.2명, 50~64세는 10만명당 79명이다. 이에 비해 0~4세는 10만명당 2.4명의 비율로 입원하고 있으며, 5~17세의 경우 10만명당 1명에 불과하다.

드문 경우지만 아이들도 코로나19로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뉴욕에서는 93명의 어린이 환자가 코로나19 관련 유소아 염증성 다계통 증후군(pediatric inflammatory multisystem syndrome)에 걸렸다. 앤드루 쿠오모(Andrew Cuomo) 뉴욕주 주지사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3명의 어린이가 이 증후군으로 사망했으며, 별도의 2명의 사망자에 대해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텍사스주 휴스턴 베일러대 의대 의사인 라라 셰커데미안(Lara Shekerdemian)과 동료 연구진이 지난 3월 14일~4월 10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입원한 21세 미만 48명(대부분 4~16세, 중앙값은 13세, 남녀 동수) 중 33명이 위중한 또는 중증 환자였다. 35명은 호흡기증상을 갖고 있었다. 39명은 별도의 호흡지지 치료가 필요했는데 21명은 비침습적 관리로 충분했지만(이 중 18명은 인공호흡기), 나머지 18명은 기관내삽관(endotracheal ventilation, 일명 기도삽관) 또는 기관절개술(tracheostomy ventilation) 등 침습적인 처치가 필요했다. 17명은 위독해서 입원 당시부터 호흡기장애,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심각한 염증 증상, 다기관장애 등과 이와 관련한 합병증을 갖고 있었다. 

37명은 호흡기에만 문제가 있었지만 나머지 11명은 호흡기 외에 다른 기관에도 합병증이 유발됐다. 이 때문에 혈관활성제(강심제)를 필요로 하는 환자는 12명이었다. 전체 환자 중 환자 2명이 지난 4월 10일 숨지고 15명이 여전히 입원 중이다. 아직도 3명은 인공호흡기 지원이 필요하고 1명은 체외에서 산소를 공급받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5월 11일자 미국의사협회지 소아과학(JAMA Pediatrics)에 실렸다. 

병기별로 1기는 24명, 2기는 8명, 3기는 9명, 3기 이상은 7명인데 연구자들은 1기 24명의 환자 중 1명이 갑자기 혼수상태를 보여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40명이 다른 질환을 동반하고 있었는데 19명은 ‘중증적 복합체‘(발달지연이나 유전적 이상), 11명은 면역억제, 7명은 비만, 4명은 당뇨병으로 분류됐다.

28명의 환자가 적극적인 치료를 받았는데, 이중 11명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8명에게 렘데시비르가 투여됐다. 저자들은 사망한 두 명의 환자는 12살과 17살로 둘 다 이미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다발성 장기 기능장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3명은 당뇨병으로 인한 케톤산혈증, 1명의 어린 아기는 겸상적혈구질환과 골통을 동반한 혈관확장 위기를 겪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가 지원한 ‘Human Epidemiology and Response to SARS-CoV-2, HEROS) 연구는 2000명의 미국 가정에서 6000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어린이들의 감염 정도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아동 집단에서 5% 미만의 코로나19 사망률은 50~62%에 이르는 중환자실 성인 환자의 사망률보다 훨씬 낮다. 이 연구는 어린이의 기도세포에서 ACE2 유전자가 적게 발현될수록 COVID-19 발병률이 낮아지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지난 3월 ACE2는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과정에서 출입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ACE2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일부 고혈압약이나 이부프로펜(소염진통제) 성분 등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촉발할 수 있다는 논란이 있었다. 

어린이들은 코로나19 감염 후 4~6주 후에 발생하는 여러 증후군에 노출될 수 있다.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증후군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증후군의 증상은 지속적인 고열, 저혈압, 복통 등이다. 이는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독성쇼크신드롬이나 가와사키병 등 어린이질환의 염증 상태와 비슷해 보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병원 내 사회적 거리두기 … ‘원스톱 의료서비스’ 개발 중

의료시스템은 코로나 19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감기 증후가 있는 환자들을 진단하기 위한 클리닉을 운영해 실제 코로나 19환자와 분리시키고, 병원내 코로나19 노출 위험 직원이나 무증상 고위험 의료 종사자에 대한 진단을 강화하고 있다. 환자 집단과 함께 일하며 항체가 발현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지난 모든 직원들을 위해 검사를 하고 있다.

문제는 기저질환자다. 고혈압, 당뇨병, 천식, 낮은 요통, 불안증, 우울증, 폐기종, 갑상선기능저하증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코로나19 감염증에 대한 두려움이 누구보다 높다. 이 때문에 그들은 병원 방문을 피하거나 치료를 미뤄왔다.  
 
이제까지 그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원격진료였다. 병원은 전화, 화상방문,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약국 방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의약품을 3개월 동안 공급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병원 방문이 꼭 필요한 경우가 있다. 전화가 안 되거나 화상으로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진단할 수 없는 경우다. 사람들을 돌볼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을 구축하기 위해 환자와 직원의 모든 관련자들의 피드백과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 중이다. 

미국 병원 관계자들은 고위험 취약 환자들을 재빨리 식별하고 환자들의 요구를 더 잘 예측하기 위한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또 직접 진료가 필요한 이들을 안전하게 병원으로 오가게 하는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병원은 진료 체크인, 환자 대기, 혈액소변검사, 방사선촬영, 영양상담, 후속조치 등을 한꺼번에 하는 ‘원스톱’ 의료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환자들끼리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게 하기 위해 병원 바닥에 6피트 간격으로 스티커들을 붙이고, 전화나 온라인 방문 전에 노터치로 등록·심사·설문지관리 등을 처리하는 방법을 테스트하고 있다. 환자들이 등록 후 즉시 검사실로 이동하고, 여러 검사실에서 퍼져 있던 모든 검사를 단번에 받을 수 있도록 기획 중이다. 환자가 아닌 의료진을 움직이게 하는 방식이다.  

약물상담을 할 때는 의료진을 비롯해 환자도 개인보호 장비를 적절하게 착용하게끔 유도하는 중이다. 영양사, 사회복지사, 금연팀, 당뇨병 교육자, 약사와의 대면접촉은 중단되고 화상접촉으로 대체되는 중이다. 환자를 직접 보지 않고도 전자시스템으로 진료의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진행 중이다. 

병원은 통역 서비스가 필요하거나, 인지능력이 부족하거나, 다른 이유로 추가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팀을 운영하고 있다. 긴급하게 X-레이나 초음파 촬영을 해야 할 때 환자가 안전하게 대기하고, 직원이 환자를 돌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도 마련했다. 어쩌면 한국의 대형병원에서 이미 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이제 막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본격화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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