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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공기청정기가 바이러스 확산? … 코로나19 속설 검증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5-07 15:21:29
  • 수정 2020-05-07 20: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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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아청소년 감염률 낮다 확신 못해 … 전문가들 ‘가을에 2차 유행 온다’
신종 코로나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공기청정기가 도리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흘 째 지역감염자 0명을 기록하면 소강돼가는 듯했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영증(COVID-19)가 다시 지역감염자를 발생시켰다. 지난 3월 중순 한 수학과 교수가 통계적 추세로 볼 때 오는 6월 15일경이면 잦아들 것이라고 내놓은 희망적 전망도 지금으로선 맞을 공산이 희박해졌다. 여전히 들끓는 신종 코로나 관련 최근 주장들의 진위를 OX로 점검해 본다.

공기청정기가 신종 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X)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온라인 키워드를 분석하는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올해 1월 공기청정기 키워드 정보량은 10만9008건으로 지난해 동월 8만9천232건보다 22.16% 늘었고 확산세가 급증한 2월에는 16만7247건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139.87%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공기청정기는 오히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공기 중에 확산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이 지난달 국제학술지‘전염병과 건강(Epidemiology and Health)’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공기청정기를 바닥에 설치했다고 가정할 때 배출구 주변에서 기침하거나 비말이 발생한 경우 상승 기류를 타고 사무실 전체에 폭넓게 퍼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공기청정기는 대부분 오염물질이 포함된 공기를 기계 아래쪽에서 빨아들여 필터로 정화해 배출하는데, 이 때 정화된 공기를 가급적 멀리 보내기 위해 배출구의 풍속이 강하게 설계돼 있다. 때문에 공기청정기 배출구 주변에 오염원이 발생하면 배출구의 강한 바람을 타고 넓게 확산된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기청정기의 흡입기 내 필터를 거친다 하더라도 필터가 바이러스를 제대로 걸러낼 수 없어 감염 확산 위험은 비슷할 것으로 추정했다. 함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잘 알려진 바 없는 고위험 생물학적 유해요인으로 유해물질 농도를 낮추는 '희석환기'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 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행복드림 포털의 ‘코로나19 팩트체크 코너’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거르는 공기청정기 기술이 아직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달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공기청정기로 막을 수 있다고 과장 광고한 54개 사업자를 적발해 처벌했다.
 
모유로 신종 코로나를 이길 수 있다? (△)
 

얼마 전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생후 27일 신생아가 모유(母乳) 수유만으로 입원 19일 만에 회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모유에 신종 코로나를 이기는 특별한 힘이 있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표했다.
 
지난 3월 8일 서울시보라매병원에 생후 27일 된 신생아가 엄마와 함게 확진 판정을 받아 나란히 입원했다. 아기의 입원 이틀 차에 열이 38.4도까지 오르고 구토를 반복하며 한 대 바이러스가 엄마의 100배가 검출되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특별한 약물 투여 없이 모유만 먹고 자연치유해 같은 달 26일 퇴원했다.
 
하지만 모유가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다는 근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신생아 완치 사례는 모유가 신생아의 면역력을 강하게 만들어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나희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운영이사(한의사)는 자신의 칼럼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면역세포(T 림프구)에도 침입할 수 있는 데, 모유가 아기의 면역기능을 발달시키고 도와주기 때문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는 모유수유를 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임신 중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폐렴이 생긴 임신부가 낳은 신생아에서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으나 항체는 검출돼, 임신 중 태아에게 바이러스는 전달되지 않지만 면역은 전달됐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이들의 모유에서도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어린이 환자, 신종 코로나 감염 위험성 낮다?(X)
 
오는 13일부터 순차적 개학이 시행된다. 스위스·프랑스·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들도 11~12일부터 개학을 점진적으로 허용한다. 아이들의 학습권을 더 이상 뺏을 수 없다는 호소에 더해 소아청소년의 경우 감염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증상도 경미하다는 보고가 학교의 문을 여는 데 힘을 실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지난 4일 아동보건 전문가 국제 네트워크가 80여개 관련 연구를 검토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에서 무증상 혹은 경미한 증상이 나타났고, 사망도 드물다고 보도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도 네덜란드와 아이슬란드에서 어린이가 가족에 신종 코로나를 전염시킨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며 아동 대 성인 전파는 드문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학교가 폐쇄된 상태에서의 통계로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보고에 따르면 학교 개학 시 어린이들은 평균적으로 성인보다 접촉자 숫자가 약 3배 많았다. 어린이들이 감염될 확률 자체가 성인보다 낮다고 해도, 접촉자 수가 많기 때문에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는 의미다.
 
또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돌고 있는 어린이 괴질이 신종 코로나와 연관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어 소아청소년 환자의 신종 코로나 증상이 경미하다는 주장도 힘을 잃고 있다. 6일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주에 독성쇼크증후군이나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특징을 보이는 어린이 괴질 환자 64명이 입원해 있으며 뉴욕 주 전역에서 이런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 괴질은 앞서 이탈리아‧스페인‧영국‧호주 등에서도 발생했다.

사이언스는 지난 4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어린이들이 어떤 특이점을 갖는지는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지금까지의 연구들이 내놓은 증거는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 가을에 다시 유행할 수 있다?(O)
 
신종 코로나의 국내 신규 감염자가 한자리 수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확산세의 정점을 찍고 추가 감염자 수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올 가을에 다시 신종 코로나가 찾아와 2차 유행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28일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가을에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의 2차 유행이 발생할 것으로 거의 확신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날 화상 회의로 진행된 미 워싱턴DC의 '이코노믹 클럽' 행사에서 올해 미국에서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나는 그것(코로나19)이 돌아올 것이라고 거의 확신한다"고 답했다.
 
그는 “남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퍼져있으며, 지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대응 조정관도 같은 날 폭스 방송에 출연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여름에 어떻게 활동하느냐가 미국이 가을에 어떻게 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북반구의 호흡기질환은 여름 동안 남반구로 옮겨간다”며 “여름 동안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호주‧뉴질랜드‧남아프리카공화국‧칠레‧아르헨티나 등이 어떻게 활동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한국에서 높은 확률로 2차 유행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6일 대한병원협회가 주관한 '감염병 시대의 뉴노멀: 포스트 코로나,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컨퍼런스에서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은 포스트(post) 코로나가 아니고, 인(in) 코로나 상황"이라며 "올 가을과 겨울에 대유행이 다시 올 수 있는만큼 우리도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 Contingency Plan)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에 더 약한 혈액형 있다? (O)
 
혈액형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틀리다고 간주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는 혈액형에 따라 취약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중국 남방과기대와 상하이교통대 등 8개 기관 공동연구팀이 우한의 진인탄(金銀潭) 병원의 확진자 1775명을 조사한 결과 O형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A형은 감염 위험이 높았다.
 
우한시의 비감염자 3694명의 혈액형 비율은 A형 32.16%, B형 24.90%, AB형 9.10%, O형 33.84%였다. 병원 입원한 감염자의 혈액형 비율은 A형 37.75%, B형 26.42%, AB형 10.03%, O형 25.80%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혈액형과 신종 코로나와 관련된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통계상으로는 A형이 신종 코로나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A형은 감염 예방을 위해 보다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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